한국에선 지난 2007년부터 판매되기 시작했는데 5년만에 '국민 슬리퍼' 대열에 올랐습니다. 특히 초등학생 이하 자녀가 있는 가정에는 크록스가 한 두 켤레쯤 있을 정도로 '머스트 해브 아이템'(필수품)으로 꼽힙니다. 추운 겨울 대세 아이템이 '어그 부츠'라면, 무더운 여름에는 '크록스 슬리퍼'라고나 할까요.
크록스가 인기를 끄는 이유는 가볍고 편안하기 때문입니다. 얼핏 보기에는 고무처럼 보이지만 밀폐기포 합성수지 소재인 '크로슬라이트' 재질이 적용돼 부드럽고 미끄럽지 않습니다. 회사측 설명에 따르면 인체공학 설계로 특허를 받아 맨발로 서 있을 때보다 근육 피로가 60% 이상 줄어드는 효과도 있다고 하네요.
크록스의 제품을 얘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아이템이 있습니다. 바로 '지비츠' 입니다. 지비츠는 크록스 신발 구멍에 꼽는 아기자기한 액세서리입니다. 자칫 밋밋할 수 있는 구멍 뚫린 신발에 지비츠를 달면 나만의 개성을 살린 튜닝 신발로 연출이 가능합니다. 누구나 쉽게 떼었다 붙일 수 있도록 제작된데다 각종 만화, 영화 등 캐릭터를 적용한 제품이 많아 어린이들에게 인기 만점 입니다.
하지만 지비츠는 원래 크록스 본사의 작품이 아니었습니다. '신발 구멍에 액세서리를 달아 멋을 낸다'는 기발한 아이디어의 주인공은 미국의 평범한 가정주부 셰리 슈멜저. 셰리는 집안에서 굴러다니는 단추, 리본, 매듭 등 자잘한 액세서리로 자녀 3명의 크록스 신발을 장식하는게 취미였습니다.
크록스 본사는 2006년 지비츠사를 1000만달러에 인수했습니다. 크록스 신발 한 켤레에 지비츠 7∼8개를 달고 다니는 꼬마 손님들의 영향력이 컸다는 분석입니다. '실제로 신발 값보다 지비츠 값이 더 든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로 인기가 좋습니다. 생활속 작은 관심이 세계를 강타한 패션 아이템을 만들어 낸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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