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답]박근혜 "경제민주화 의지, 약해지지 않았다"

머니투데이 김익태 기자, 변휘 기자 | 2012.11.20 19:32

[경제지 합동인터뷰]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가 20일 여의도 당사에서 경제지 기자들과 만나 대화를 하고 있다. 사진=이기범 기자
박근혜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는 20일 '경제민주화 의지가 약해졌다'는 평가에 "전혀 그렇지 않았다. 왜 그렇게 말하는지 이해가 안 된다"고 강하게 반박했다.

박 후보는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머니투데이를 비롯한 경제신문 기자들과 합동 인터뷰를 갖고 "지난 2009년 미 스탠포드 대학에서 연설할 때 그 동안의 생각을 담아 공정한 시장을 강조한 이후 지금까지 입장에 조금의 변화도 없다"고 강조했다.

또 "경제성장을 위해 중장기 대책도 중요하지만 경제위기로 어려움이 많기 때문에 단기적으로 취득세 감면 연장 등을 통해 부동산 거래를 활성화시킬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추가경정예산 편성을 통한 선제적 대응과 관련해선, "필요하면 언제든 쓸 수 있다"고 밝혔다. 다음은 박 후보와의 일문일답이다.

-경제민주화 공약이 약화된 것 아니냐는 평가가 나온다. 최근 대기업에 대한 시각이 바뀐 건가.
▶전혀 변한 게 없다. 왜 그렇게 말하는지 이해가 안 된다. 2009년 스탠포드대학에서 연설할 때 공정시장을 강조했다. 지금도 그런 입장에서 조금도 변함이 없다. 이번에 발표한 내용을 꼼꼼히 보면 대기업의 잘못된 행위를 바로 잡기 위한 강력한 방안이 담겼다.

- 경제민주화 공약을 빠른 시일 내에 법제화 할 의향은 없나.
▶지금도 관련 법안이 (국회에) 많이 올라와 있다. 올해 초 비상대책위원회 때부터 총선 공약으로 약속한 것이다. 꼭 해야 하는 것이어서 약속했는데, 앞으로 국회에서 처리하면 된다. 대통령 사면권 법제화도 가능한 빠른 시일 내에 하겠다.

- 김종인 국민행복추진위원장이 회의에도 불참하는 등 박 후보와 불화설이 나온다.
▶경제민주화 방안이 실질적으로 일자리를 만들기 위해 (기업들이) 투자하는 쪽으로 가는 게 좋겠다는 생각에 (김 위원장의 제안 중) 몇 가지를 받아들이지 못했다. 그전에도 김 위원장이 (회의에) 꼭 나오시던 것은 아니었다.

- 문재인-안철수 후보의 경제민주화 정책을 어떻게 평가하나.
▶우리 쪽에서 추구하는 것과 다르다. (그쪽은)출자총액제한제도 도입, 강제계열분리를 통한 지배구조 변화에 집중한다. 결국 재벌해체가 최종목표다. 소상공인, 중소기업, 대기업, 소비자 등 우리 사회 주체들이 공정하고 투명한 시장 속에서 조화롭게 같이 성장하고 온기를 누리며 발전해나가자는 게 우리의 목적이다.

- 집권 후 경제성장 청사진을 밝혀 달라. 선제적 경기부양책 필요성도 제기되고 있는데.
▶ 우리 경제를 어떻게 성장시킬 것인가에 대한 중장기적인 플랜과 함께 경제위기로 어려움이 많기 때문에 단기적 대책도 필요하다고 본다. 중장기적으로 경제를 성장시키려면 무엇보다 인적자본과 사회적 자본에 대한 투자 확대가 필요하다. 수출 위주에서 내수도 함께 '쌍끌이'로 갈 수 있어야 한다. 단기적으로는 부동산 거래를 활성화 시킬 필요가 있다. 올해 말로 끝나는 취득세 감면 부분을 연장시켜야 하고, 보금자리 주택을 분양형에서 임대형으로 많이 바꿔야 한다.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대출 회수도 가능한 늦춰야 한다.

- 선제적으로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할 생각은 없나.
▶ 추경은 언제든 필요하면 쓸 수 있는 카드다. 전 세계적 경제위기가 언제 끝날지 모르는데 그 카드를 쓴다고 해서 우리 경제가 살아난다는 확신도 없다. 아껴두고 다른 노력을 기울인 후, 급할 때 쓰는 것이 좋지 않겠나.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가 20일 여의도 당사에서 경제지 기자들과 만나 대화를 하고 있다. 사진=이기범 기자
-일자리 창출 방안으로 어떤 방안을 구상하고 있나.
▶창조경제론을 통해 새로운 일자리를 많이 만들겠다. 경기침체 시기에는 지금 있는 일자리를 지키는 것도 중요하다. 정년을 60세로 연장하고 해고요건을 강화해야 한다. 사회적 대타협 기구를 통해 대량해고와 구조조정 피해를 최소화 시킬 필요가 있다. 상시적이고 지속적인 업무에도 비정규직이 많은데, 정부부터 정규직 전환에 솔선수범해야 한다. 대기업은 (경영이) 잘되고 있는데 중소기업은 어렵다. 중소기업 근로자에게 직업능력 향상기회를 많이 지원해 일의 질을 높여줘야 한다.

- '하우스푸어'와 '렌트푸어' 대책이 피부에 와 닿지 않는다는 지적이 있다.
▶새로운 방법이라 생소하게 느껴질 것이다. 하지만 힘든 분들에게는 정말 실질적으로 필요한 도움이 되는 정책이 될 것이다. 하우스푸어는 과다한 원리상환금 때문에 고통 받는 분이 많은데, 공공부문에서 일정 지분을 투자하고 그 임대료만 내면 된다. 집주인들이 충분히 상환할 수 있고 부담이 적어진다. 렌트푸어는 집 주인이 세입자를 대신해 대출을 받고 세입자는 이자만 내면 되는 것이다. 다만 그렇게까지 할 집 주인이 어디 있겠나. 인센티브가 약하다는 말을 들었는데, 강력한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방안을 연구 중이다.

- 비정규직 대책을 말해 달라.
▶상대방 입장을 고려해 서로 양보하고 공존·상생하는 정신이 필요하다. 노조 또한 대화 주체로 테이블에 들어오도록 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사회대타협기구를 만들겠다. 지속적이고 상시적인 업무에까지 비정규직을 쓰면 (기업에 돌아가는) 이득이 하나도 없도록 제도가 정착된다면 굳이 비정규직을 쓰지 않을 것이다. 이것이 비정규직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근본 대책이다.


- 단기 해외자본에 세금을 물리는 '토빈세' 도입은 어떻게 생각하나.
▶한국이 국제사회에서 신뢰를 잃을 수도 있고, 국제경제에 대한 우리의 책임이 있다. 외국 자본을 직접 규제하는 것은 우리나라가 독자적으로 도입하기보다 국제적인 공감대를 이뤄 도입하는 게 좋다고 본다.

- 필요한 복지재원 중 60%는 지출 축소로, 40%는 비과세 축소를 통해 마련하겠다고 했는데, 현실성이 없다는 지적이 있다.
▶복지행정, 공공부문, 조세, 세출구조조정 등 4대 재정개혁을 해야 한다. 비과세·감면이 매번 연장되면서 약속이 지켜지지 않은 게 사실이다. 나중에 필요할 때 다시 연장하더라도 일몰제 일정은 지켜야 한다. 연장하는 일은 절대 없을 거다.

- 복지재원 마련을 위한 증세에는 반대하는 건가.
▶이 어려운 시절에 국민에게 부담을 주어선 안 된다. 재정낭비를 없애고 효율성을 높이는데 최선을 다해야 한다. 대선 후보 중 처음으로 공약에 필요한 재원의 수입지출표(나라살림 가계부)를 공개했다. 무조건 내놓는 게 아니라 어떻게 되었느냐 따져가며 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 대선을 앞두고 정부 조직개편 때문에 공무원 사회가 술렁거린다. 어떤 방향을 갖고 있나.
▶(차기 정부에서) 부처를 2개 신설하겠다고 밝혔다. 해양수산부와 미래창조과학부는 꼭 필요하다. (다른 기관은) 아직 구체적으로 말씀드리기 어렵다.

- 야권 단일화 대응 카드로 총리 '러닝메이트' 주장이 나온다. 선진통일당과 합당했는데 이회창 전 총재는 영입하나.
▶당에서 '어떻게 하면 국민지지를 받아 대선에서 승리하느냐'와 관련해 많은 얘기가 나오는 데 종합해서 참고할 것은 하겠다. 다양한 의견을 감안해 할 일이기 때문에 아직 결정된 것은 아니다.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가 20일 여의도 당사에서 경제지 기자들과 만나 대화를 하고 있다. 사진=이기범 기자
- 야권 단일화가 막바지인데 이에 대한 입장은 무엇인가.
▶야권이 단일화를 한다고 하지만 대선이 한 달도 안 남았는데도 아직 후보가 결정되지 않았다. 이 때문에 1987년 대통령 직선제 이후 가장 불확실한 안개정국, 차별화된 정책과 검증이 없는 대선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이것이 정치쇄신인가. 지금 국민들은 전세값, 교육비, 가계부채 등으로 힘들어 하는데 단일화를 이렇게 끌고 가는 게 무슨 의미가 있나. 도대체 누구를 위한 단일화인가 하는 생각이 든다.

- TV토론에서 야권의 공세에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 어떻게 준비하고 있나.
▶나라의 운명과 개인의 운명을 좌우하는 대선이기 때문에 준비를 많이 했다. 그런 과정에서 자연히 드러나지 않을까. 과연 누가, 어떤 나라를 만들어 갈 것인지, 할 수 있는지, 믿을 수 있는지, 지킬 수 있는지를 보고 국민들이 선택하실 것이다.

- '수첩공주'라는 얘기를 듣는다. 메모 습관은 언제부터 생겼나.
▶책임감 때문이다. 민생 현장에서 수많은 얘기를 듣는데, 메모를 하지 않으면 잊어버려도 상관없다는 것 아닌가. 전부 메모해 가능한 책임 있게 답하려 한다. 혼자 듣고 잊어버려도 상관없다고 하겠지만 난 그렇게 할 수 없다.

- 손이 아프다고 하는데 괜찮은가.
▶(국민들이) 반갑다고 손을 꽉 잡으신다. 감사한 일이지만 많은 분들이 그러다 보면 다치기도 한다. 치료를 받고 있는데, 매일 (현장에) 나가게 되니 덧나게 마련이다. 제가 손을 잡히는 것보다는 잡아드리는 게 덜 아프다. 다친 손이 빨리 나아서 덥석 잡아드리고 싶다.

- 선거 막바지인데, 잠이 부족하지 않나.
▶하루에 4시간도 못 잘 때가 있다. 그럴 때 피곤한 게 사실이다. 가능한 잠은 자고 낮에 활동하려고 하는데 잘 안 된다. 그러다보니 차 안에서 졸기도 한다. 차 안에서 먹다가 잘 체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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