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가장 후회스런 일, 靑 비서실장 한 것"

머니투데이 김성휘 기자 | 2012.11.20 16:04

(상보)"安 측이 언론플레이" 직접 거론… "단일화 협상내용 공개하자"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는 20일 방송기자클럽 초청토론회에서 '인생에서 가장 후회스런 일 한 가지'로 "참여정부 (청와대) 비서실장을 받아들인 것"을 꼽았다. 정치에 뛰어든 복잡한 심경을 한 마디에 담은 것으로 풀이된다.

가장 잘한 일로는 "사법연수원을 수료한 뒤 부산에 가서 서민들을 돕는 변호사의 길을 선택한 것"을 꼽았다. 잘한 일과 아쉬운 일 모두 노무현 전 대통령과 관련돼 있다.

ⓒ사진= 뉴스1 제공
문 후보는 참여정부 마지막 청와대 비서실장을 맡아 노 대통령 퇴임과 귀향, 정권 이양 작업을 도맡았다. 청와대를 나온 뒤에도 봉하마을과 가까운 경남 양산에 집을 얻는 등 인연은 계속됐다. 끝내 노 전 대통령 일가에 대한 검찰 수사와 그의 서거를 가장 가까이서 지켜봐야 했고 장례도 치렀다.

청와대 비서실장이 영광스런 자리만은 아니었던 셈이다. 넓게 보면 그보다 앞서 맡았던 민정수석, 시민사회수석 등 청와대의 다른 직책도 마찬가지다.

문 후보가 2003년 참여정부 첫해에 '대통령을 당선시켰으면 끝까지 책임지라'는 노 대통령의 설득에 못이겨 청와대 민정수석을 맡았고 "그대신 저에게 정치하라고 하지 마십시오"라고 조건을 걸었다는 일화는 꽤 알려져 있다.

그는 오전 11시부터 1시간가량 63빌딩 2층 회의장에서 개최된 토론에서 "인간적 관계를 말한다면 제가 가장 '친노'일 것이지만 우리와 노 대통령 시기의 시대적 과제는 다르다"며 "저는 참여정부와는 전혀 다른 새로운 세상을 열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부인 김정숙씨와 1남1녀에 대해선 "사실 저는 정치보다 (가족이) 중요하다. 가정은 꼭 지키고 싶었다"고 말했다. 또 "정치에 나서면서 제가 어려움을 겪는 것은 감당할 수 있지만 가족들까지 검증이라는 이름으로 공격 대상이 되기도 하는 게 안타깝다"고 말했다. '검증이라는 이름의 공격'은 아들 준용씨의 2006년 고용정보원 취업을 두고 논란이 벌어진 것을 말한다.

문 후보는 후보단일화와 관련 "두 후보 측이 단일화 협상에서 (각자) 주장하는 내용을 국민에게 알리고, 밀실에서가 아니고 투명하게 단일화 협상을 전개해가자고 제안한다"고 밝혔다.


그는 "안 후보 측에서 여론조사와 함께 공론조사를 제안해 저희는 흔쾌하게 수용했다"며 "남은 것은 공론조사의 경우 패널들을 모집하는 방식, 여론조사의 경우 문항"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민이 '양 쪽이 한발씩 물러나 객관적 방안 마련했구나, 그 방식으로 하면 진 쪽에서도 수용하겠구나'라고 동의할 수 있는 여론조사 문항과 공론조사 패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자신의 선대위 우상호 공보단장이 안 후보 측을 향해 단일화 협상 내용을 흘리고 있다며 사과와 재발방지를 요구한 데 대해 "국민들께 감동을 주는 단일화를 위해 모여 앉았을 때 (결정되지 않은) 단일화 협의 내용을 언론에 공개하지 않는다는 사전 약속을 했다"며 "그 약속을 안 후보 쪽에서 깨고 언론에 알린 점을 항의한 것"이라고 부연했다.

문 후보는 "다 아시는 바와 같이 민주당의 인적쇄신을 그쪽에서 새정치공동선언의 조건으로 요구해 왔다. 말하자면 이박(이해찬-박지원) 퇴진"이라고 밝혔다. 이어 "민주당은 깊은 고뇌 끝에 여러 어려움에도 그분들이 크게 결단을 내리고 희생을 했는데 그랬더니 (안 후보 측이) '우리가 요구했던 것이 아니다' 이렇게 말한다"며 "어떻게 받아들이겠느냐"고 지적했다.

그는 다만 "저와 안 후보간의 신뢰와 존중은 잘 이뤄지고 있다"며 "(단일화 협상이 어려워도) 끝내 두 후보간 신뢰존중을 통해 풀어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하루하루가 조마조마하다"며 "24일 밤까지 (단일후보를) 결정하려면 시간이 많이 남지 않았는데 오늘 중에라도 하루종일 협상해서라도 타결되길 바라는 마음이 간절하다"고 말했다.

그는 안 후보에 대해 "우리 정치에 새로운 발전 가능성도 보여주고, 그런 힘을 불어넣어준 것은 정말 좋은 역할을 하셨다고 생각한다"며 "그러나 그런 새 정치의 간절함, 염원들을 현실정치 속에서 제대로 이뤄내는 것은 제가 좀 더 잘할 수 있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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