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1월17일 취임한 홍 장관, 1년 간 전력대책을 진두지휘한 수장으로서 결연한 각오를 밝혔다. 하지만 홍 장관의 속은 이미 새까맣게 탔다. 가뜩이나 빠듯한 전력수급이 이달 초 갑작스레 가동 중단한 영광원전 탓에 초비상이 걸렸기 때문.
홍 장관은 최근 기자들에게 "지난 1년을 돌아보면 고리 주민들과의 소통, 지난해 동계와 올해 하계 전력 피크를 무사히 넘긴 것, 절전운동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 시켰는데도 원전이 멈출 때마다 속을 끓인 기억을 잊지 못할 것"이라고 털어놨다.
홍 장관이 취임 1년을 맞았다. 정부 안팎에선 중견기업 육성과 동반성장 정책을 발전시켰다는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최근 상생 화두를 던지며 진통 끝에 유통산업발전협의회를 만든 것도 점수를 땄다. 여기에 IT컨트롤 타워 논쟁 속에서도 IT융합을 공론화하고, 소프트웨어(SW) 진흥법 개정을 통해 중소기업의 경쟁력 향상에 도움을 준 것도 호평을 받았다.
하지만 에너지만 떼어 놓고 보면 평가가 좋지 않다. 대규모 정전사태 등 전력문제 해결을 위해 장관으로 차출된 그에게 여전히 '전력'은 골칫거리다. 홍 장관 스스로 인정했듯이 유독 에너지정책에 있어선 아직까지 쓴 소리를 듣고 있다. 장관이 직접 "정책적 노력을 다 하고 있다"고 했지만 '국민들의 전기절약 동참' 외에는 별다른 묘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거세다.
홍 장관은 지난 16일 동계전력대책을 발표했다. 전력수요관리 대상을 줄이되, 실행력을 강화해 효과를 내는 게 이번 대책의 핵심이다. 공급을 최대한 늘리는 한편 에너지를 아껴 소외계층과 나누는 등 국민들의 절전에 대한 피로도를 줄여줄 방침이다.
그러나 국민들은 여전히 불안하고 불편하다. 네티즌들은 "정부가 절전하라고 하는 걸 보니 또 겨울이 왔나보다. 언제까지 국민들에게 읍소할건가"라고 정부를 비판했다.
홍 장관도 이 같은 지적을 잘 알고 있다. 원전 때문에 속이 타들어가고, 전력 때문에 골치가 아프지만 "국민들의 신뢰가 땅에 떨어졌다는 것"에 신경을 쓰고 있다고 한다.
지경부 고위 관계자는 "홍 장관은 지난 1년간 국민들이 '정부 정책을 믿지 않는다'고 지적하지 않도록 하라고 간부들에게 당부했다"며 "임기 마지막 날까지 전력안정에 전력을 기울이겠다는 게 홍 장관의 각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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