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벨]여신 확대 vs. 여신 축소, 달라진 셈법

더벨 이승우 기자 | 2012.11.13 10:45

[은행경영분석 2012년3Q]①신한銀 신용대출·외환銀 中企 공략…우리銀 부실자산 증가로 여신 축소

더벨|이 기사는 11월09일(11:22) 자본시장 미디어 '머니투데이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경기 침체와 수수료 인하 압박 등으로 은행 이익이 급감하고 있는 가운데 은행별 자산 전략이 차별화되고 있다. 일부 은행은 여신을 줄이며 리스크 관리에 치중하는 반면 또 다른 은행은 조심스럽게나마 여신 확대를 꾀하고 있다. 연체율 추이 등 자산 건정성이 얼마나 받쳐줄지가 관건이다.

◇ 신한·하나금융 '대출수요 적극 발굴' vs. 우리 '중소기업 중심 자산축소'

국민·신한·우리은행 등 국내 5개 시중은행의 3분기 원화대출 잔액은 620조6500억 원이다. 전분기 614조8900억 원에 비해 5조7600억 원 가량 늘었다. 0.9% 성장으로 연간으로 따지면 경제성장률을 소폭 상회할 것으로 추정된다.


5개 시중은행 원화대출 잔액 추이(단위: 조원)

주택담보대출을 비롯한 가계 대출에서는 큰 차이가 없지만, 기업 대출 부문에서는 은행 별로 방향이 갈렸다. 신한·하나·외환은행이 기업 여신을 늘린 반면, 우리·국민은행은 기업 여신을 줄였다.

대부분 은행이 여신 확대에 소극적인 상황에서 신한은행이 치고 나오는 모습이다. 신한은행의 3분기 원화대출잔액은 143조4090억 원으로 전분기 138조6390억 원에 비해 3.4%(4조7700억 원) 늘어났다. 상반기까지는 리스크 관리에 초점을 두면서 여신 성장이 사실상 멈췄다가 3분기 들어 달라졌다. 가계 대출 중 일반자금 대출 증가세가 확연했다. 전분기 20조1040억 원에서 3분기 22조2050억 원으로 10.5% 증가했다. 증가의 대부분은 개인 신용대출이라고 신한은행 측은 설명했다. 신한은행이 전략적으로 성장을 꾀하고 있는 SOHO 대출 역시 3.4% 늘었다. 대기업 대출과 중소기업 대출도 각각 전분기 대비 3~4% 씩 늘었다.


신한은행 여신 종류별 잔액 추이(단위: 조원)

신한은행 관계자는 "신용 위주로 가계 대출 수요가 많았다"며 "다른 은행과 비교해 이 시장을 공략한 점이 유효했다"고 말했다. 이어 "모든 은행이 성장을 고민하고 있는 가운데 수요층을 적극적으로 찾아내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하나은행과 외환은행도 여신을 늘렸다. 외환은행은 론스타 시절 여신전략을 짤 때 위험가중자산(RWA) 평가를 우선시 했다. 배당정책을 중시하던 론스타 입장에서 신용등급이 떨어지는 중소기업 대출이 늘어날 경우,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이 하락해 배당에 제약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이 때문에 중소기업 대출은 늘어날 수가 없었다. 하나금융으로 인수된 이후 이런 전략이 달라졌다. 우량 중소기업 차주를 적극적으로 발굴하면서, 중소기업 대출이 전분기 대비 7000억 원 가량 늘어난 14조2500억 원을 기록했다. 대기업 대출은 6000억 원 정도 늘어난 11조9200억 원. 하나은행의 원화 대출잔액은 99조3300억 원으로 전분기 대비 1조 원가량 늘었다.

반면 우리은행은 건전성 관리에 중점을 두면서 자산을 줄이는 모습이다. 1조 원 가량의 예금보험공사 가지급금 대출 회수도 있었지만 가계대출이 1% 미만 성장에 그쳤고 중소기업 대출은 전분기 대비 줄었다. 중기대출은 전분기 57조1600억 원에서 56조4300억 원으로 소폭 감소했다. 대기업대출은 18조400억 원에서 18조4300 억 원으로 소폭 늘었다.


우리은행 원화대출 및 NIM 추이(단위: 조원, %)


우리은행 관계자는 "상거래채권이 1조 원 가량 축소됐고 중소기업 분류에서 대기업으로 바뀐 기업들이 있어 중기 대출이 줄어드는 효과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익 감소 타개위한 자산 확대 필요"

신한은행 자산 성장의 발판은 리스크 관리에 대한 자신감에 있다. 3분기 크게 늘어난 개인 신용 대출의 경우 리스크 관리가 필수적이어야 한다. 이익률 감소에도 불구하고 주요 건전성 지표가 받쳐주면서 자산 확대를 꾀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돼 있다는 평가다.

신한은행의 3분기 여신 연체율은 0.75%에 그친다. 전분기 대비 0.01%포인트 하락한 것으로 시중은행 중 최저다. 특히 부실채권 상·매각 이전인 실질 연체율도 0.75%로 아주 낮다. 상반기 중 리스크 관리에 치중한 결과물로 해석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최근 수년간 워크아웃이나 법정관리 기업에 대한 신규 지원에 신한은행은 거의 참가하지 않았다"며 "그 결과 연체 자산이 늘지 않았고 아예 부실 채권으로 떨어버리면서 건전성이 좋아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우리은행은 조선사와 건설사 등 부실 기업 지원에 적극적으로 나선 결과, 자산 부실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모습이다. 여신 연체율은 시중은행 중 최고 수준이다. 우리은행의 3분기 명목연체율은 1.29%로 전분기 대비 0.04% 상승했다. 하지만 부실 여신에 대한 상·매각을 제외할 경우 2.3%로 치솟는다. 3분기 중 웅진 관련 연체가 수천억 원 규모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부실 조선사와 건설사 지원으로 연체율 상승이 뒤따랐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마진 축소를 극복하기 위해 규모의 경제를 통한 이익의 절대 규모를 키워야 한다고 진단하고 있다. 단 부실 여신 관리가 필수적으로 뒤따라야 한다고 강조한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순이자마진(NIM) 2% 내외에서 주 수익원인 이자수익이 급감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를 타개하기 위해서는 결과적으로 덩치를 키워 절대적인 수익 크기를 늘릴 수밖에 없는 상황에 처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결국 자산 확대를 위해서는 덩달아 부실여신도 늘어날 것인데 이를 어떻게 관리하느냐를 놓고 은행간 차별화가 진행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3분기 NIM은 외환은행이 2.31%로 은행권 중 최고였다. 우리은행이 2.29%, 하나은행이 2.12%, 국민은행이 2.04%, 신한은행이 2%로 제일 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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