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불쾌 "朴, 경제민주화 약해졌다"

머니투데이 변휘 기자 | 2012.11.09 18:08

"기존순환출자 의결권 제한, 이미 朴과 얘기··· 40일 남기고 신중히 행동"

김종인 새누리당 국민행복추진위원장은 9일 경제민주화 공약을 둘러싼 박근혜 후보와의 갈등 논란과 관련, "(박 후보의) 당초 경제민주화를 하겠다던 얘기가 조금 약세로 돌아섰다는 우려, 그런 느낌을 받는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오후 한 종합편성채널에 출연, 박 후보가 부산 방문길에서 경제민주화 '초안'을 "개인의견"이라며 사실상 거부한 것에 대해 "박 후보가 우리 사회가 당면한 경제·사회의 상황에 대해 올바르게 인식하면서 경제민주화를 얘기하는지 상당히 회의적"이라며 이 같이 밝혔다.

김 위원장은 "내가 생각하는 박 후보의 강점은 비교적 재계와 이익집단으로부터 자유롭고, 확고한 신념을 갖고 임하면 현재 우리 사회·경제적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이 있다는 것이었다"며 "그러나 많은 주변 사람들로부터 영향을 받고, 크게 활동하는 로비의 영향을 받지 않았나 싶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또 "처음부터 경제민주화가 달갑지 않았다면 왜 굳이 경제민주화를 굳이 앞세웠는지 묻고 싶다"며 "경제민주화는 말로만 해선 안 된다. 이번 초안을 거부하겠다면 박 후보가 자신이 아는 경제민주화는 무엇인지 발표하지 않겠나"라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특히 김 위원장은 "기존 순환출자 해소에는 엄청난 비용이 들기 때문에 이번 안에서 거론하지 않았다. 그러나 의결권의 제한은 비용과 관계없다"며 "박 후보에게 이미 기존 순환출자의 의결권 제한 방안을 얘기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런데 경제5단체를 만나 '신규 순환출자만 금지할 뿐, 그 외의 것은 자율로 하겠다'고 말한 것"이라며 "그런 식으로 얘기하면 경제민주화를 실질적으로 어떻게 추진할 것인지 생각이 제대로 정리되지 않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경제민주화의 제반 조치 중 하나인데 왜 하필 순환출자만 얘기하는지 모르겠다"며 "박 후보가 (초안에 대해) 싫고 다른 방향으로 가겠다면 후보자 임의대로 갈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지난주 토요일 박 후보에게 경제민주화 공약과 관련해 협의하자고 제안했는데, 박 후보가 '시간의 제약이 있다'고 해 지나쳤다"며 "나름대로 초안을 검토하겠다고 해놓고 거부했다면 그것으로 끝난 것이다. 더 이상 얘기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박 후보가) 내부 조율을 거치지도 않았는데 어느 한 항목의 거부 의사를 밝힌 것 아니냐"며 "새누리당과 같은 분위기에서 경제민주화를 강하게 관철시키는 게 쉽지 않다는 것을 나 스스로 잘 알고, 그래서 과연 진정성 있게 실천될 수 있을지 회의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자신의 공약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거취를 묻는 질문에는 "선거가 40여일 밖에 남지 않았는데, 그런 과정을 앞에 두고 내가 그렇게 신중하지 못하게 행동할 순 없다"며 자리를 지킬 것이라는 의사를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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