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당 부분이 사실관계와 맞지 않는데도 BBK 의혹은 2012년 현재도 세상을 활보하고 있다.(중략) 때만 되면 반복되는 BBK 의혹의 시계추는 도대체 언제쯤 멎을까" -본문 중에서
2007년 대선 직전 불거진 이 대통령의 BBK 실소유 의혹에서 시작된 각종 폭로와 고소·고발, 검찰 특별수사팀의 수사에 이은 특별검사팀의 재수사.
이듬해 특검팀의 수사결과 발표 이후에도 의혹의 당사자 김경준씨에 대한 회유·협박설, 기획입국설과 가짜편지논란 등 5년이 지난 지금도 BBK라는 이름의 불꽃은 꺼질 줄 모른다. 심지어 지난달 치러진 국정감사에서도 BBK라는 단어가 다시 흘러나올 정도다.
'BBK 의혹이 지배한 정부'라 해도 과언이 아닌 현 정권 말. 고참급 현직 법조기자 두 명이 5년 동안 끈질기게 추적해 온 BBK사건을 담은 수첩을 책으로 펴냈다.
머니투데이 법조팀장 김만배 기자와 한국일보 법조팀장 김영화 기자가 함께 써 지난 1일 내놓은 'BBK취재파일'은 마치 한편의 소설보다 더 소설 같았던 BBK 사건의 시작과 끝을 생생하게 독자 앞에 그려냈다.
이 사건에서 가장 극적인 장면으로 꼽히는 2007년 김경준씨의 귀국 현장을 생생하게 서술하는 것으로 시작하는 이 책은 김경준-에리카김 남매의 미국 생활 성공기, 이명박 대통령과 김경준씨의 동업과 결별과정, 검찰 특수팀과 특검팀의 BBK사건 수사 과정과 결론, 사법부의 재판결과 및 정치권의 반응 등을 다각도로 조망했다.
이 책은 BBK사건에서 불거진 의혹들과 그에 대한 실체를 객관적으로 서술한다. 이를 위해 검찰과 특검의 수사자료, 김경준씨의 재판 기록, 판결문 등 방대한 양의 자료를 검토하고 본문에 담아냈다.
또 BBK 사건을 수사한 당시 최재경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현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장)을 비롯한 특수팀 검사 등 관계자들을 끈질기게 설득한 끝에 사건에 대한 회고담을 곳곳에 배치했다. 이 대통령에게 유리한 사실만을 모아서 사건의 실체를 왜곡했다는, 정치검사로 불려 탄핵까지 받았던 이들이 겪어야했던 고충을 고스란히 담아냈다.
이밖에 수사과정에서 불거진 에피소드와 'BBK저격수'로 불렸던 정봉주 전 민주당 의원 처벌의 전말, 미국에서의 BBK관련 민사소송 등 관련 논란까지 객관적으로 서술했다.
책은 검찰과 특검팀의 수사결과가 실체적 진실에 가깝다는 데 무게를 두고 있으며 BBK를 둘러싼 논란을 이제는 끝내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각종 서류 위조 등을 통해 투자금 384억원을 빼돌린 뒤 미국으로 도주한 김경준씨가 한국에서의 처벌을 면하기 위해 대선 정국을 이용하려했다는 결론이다. 그는 이명박 대통령이 BBK의 실소유주란 주장만 했을 뿐 증거를 제시하지 못했고 형량 협박 및 회유가 담긴 거짓 메모를 공개하는 등 수사팀을 흔들었다고 책은 전했다.
저자들은 서문을 통해 "법조출입기자로서 'BBK 의혹'이 다시 우리 사회 속 갈등의 진원지가 되는 것을 보고 안타까움이 컸다"며 "'태산을 요동치게 하고 겨우 쥐 한 마리를 잡았다'는 사법부의 결론에도 범죄자가 다시 큰소리를 치는 상황에서 BBK의혹의 객관적 실체를 조망하려했다"고 집필계기를 밝혔다.
[저작권자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