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같은 'BBK사건'을 쫓은 두 기자의 취재수첩

머니투데이 김훈남 기자 | 2012.11.10 10:00

현직 법조기자 2명, BBK사건 전말 파헤친 'BBK취재파일' 출간

"갈등을 조정하고 사회를 통합시켜야 할 정치권은 스스로의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대선판도를 검찰의 손에 쥐어 주었다. 이로써 법률 전문가 집단인 검찰이 타의에 의해 정치의 한복판에 서게 됐으나, 검사들은 사자들이 으르렁 대는 아레나에 끌려들어간 로마의 검투사와 같은 가혹한 운명을 벗어나지 못했다."-서문 중에서

"상당 부분이 사실관계와 맞지 않는데도 BBK 의혹은 2012년 현재도 세상을 활보하고 있다.(중략) 때만 되면 반복되는 BBK 의혹의 시계추는 도대체 언제쯤 멎을까" -본문 중에서

이명박 정부 내내 서초동으로 대표되는 법조계에서 가장 많이 오르내린 단어 중 하나가 바로 'BBK'다.

2007년 대선 직전 불거진 이 대통령의 BBK 실소유 의혹에서 시작된 각종 폭로와 고소·고발, 검찰 특별수사팀의 수사에 이은 특별검사팀의 재수사.

이듬해 특검팀의 수사결과 발표 이후에도 의혹의 당사자 김경준씨에 대한 회유·협박설, 기획입국설과 가짜편지논란 등 5년이 지난 지금도 BBK라는 이름의 불꽃은 꺼질 줄 모른다. 심지어 지난달 치러진 국정감사에서도 BBK라는 단어가 다시 흘러나올 정도다.

'BBK 의혹이 지배한 정부'라 해도 과언이 아닌 현 정권 말. 고참급 현직 법조기자 두 명이 5년 동안 끈질기게 추적해 온 BBK사건을 담은 수첩을 책으로 펴냈다.

머니투데이 법조팀장 김만배 기자와 한국일보 법조팀장 김영화 기자가 함께 써 지난 1일 내놓은 'BBK취재파일'은 마치 한편의 소설보다 더 소설 같았던 BBK 사건의 시작과 끝을 생생하게 독자 앞에 그려냈다.

이 사건에서 가장 극적인 장면으로 꼽히는 2007년 김경준씨의 귀국 현장을 생생하게 서술하는 것으로 시작하는 이 책은 김경준-에리카김 남매의 미국 생활 성공기, 이명박 대통령과 김경준씨의 동업과 결별과정, 검찰 특수팀과 특검팀의 BBK사건 수사 과정과 결론, 사법부의 재판결과 및 정치권의 반응 등을 다각도로 조망했다.


이 책은 BBK사건에서 불거진 의혹들과 그에 대한 실체를 객관적으로 서술한다. 이를 위해 검찰과 특검의 수사자료, 김경준씨의 재판 기록, 판결문 등 방대한 양의 자료를 검토하고 본문에 담아냈다.

또 BBK 사건을 수사한 당시 최재경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현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장)을 비롯한 특수팀 검사 등 관계자들을 끈질기게 설득한 끝에 사건에 대한 회고담을 곳곳에 배치했다. 이 대통령에게 유리한 사실만을 모아서 사건의 실체를 왜곡했다는, 정치검사로 불려 탄핵까지 받았던 이들이 겪어야했던 고충을 고스란히 담아냈다.

이밖에 수사과정에서 불거진 에피소드와 'BBK저격수'로 불렸던 정봉주 전 민주당 의원 처벌의 전말, 미국에서의 BBK관련 민사소송 등 관련 논란까지 객관적으로 서술했다.

책은 검찰과 특검팀의 수사결과가 실체적 진실에 가깝다는 데 무게를 두고 있으며 BBK를 둘러싼 논란을 이제는 끝내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각종 서류 위조 등을 통해 투자금 384억원을 빼돌린 뒤 미국으로 도주한 김경준씨가 한국에서의 처벌을 면하기 위해 대선 정국을 이용하려했다는 결론이다. 그는 이명박 대통령이 BBK의 실소유주란 주장만 했을 뿐 증거를 제시하지 못했고 형량 협박 및 회유가 담긴 거짓 메모를 공개하는 등 수사팀을 흔들었다고 책은 전했다.

저자들은 서문을 통해 "법조출입기자로서 'BBK 의혹'이 다시 우리 사회 속 갈등의 진원지가 되는 것을 보고 안타까움이 컸다"며 "'태산을 요동치게 하고 겨우 쥐 한 마리를 잡았다'는 사법부의 결론에도 범죄자가 다시 큰소리를 치는 상황에서 BBK의혹의 객관적 실체를 조망하려했다"고 집필계기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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