짙어지는 불황의 그늘, '죄악주'가 살아난다

머니투데이 김희정 기자 | 2012.11.04 15:37

술, 담배, 대부업체, 게임, 콘돔 등… 저가형 화장품도 '강세'

계속되는 저성장으로 불황의 징후가 짙어지면서 증시에선 일명 '죄악주'(Sin Stock)가 고개를 들고 있다.

죄악주는 사람의 육체나 정신건강 등에 영향을 미치는 술, 도박, 담배사업을 영위하는 기업을 지칭하는 기업을 통칭한다. 대부업체를 비롯해 방위산업체, 게임업체들이 대표적인 죄악주로 분류된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국내증시가 약세를 보이는 가운데 죄악주를 비롯한 불황형 주식들은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이고 있다.

죄악주의 대표격인 술 관련주 가운데 하이트진로는 10월 한 달간 주가가 12.8% 올라 지난 2일 종가 기준 3만1450원을 기록하고 있다. 무학과 보해양조도 같은기간 각각 5%, 2%대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대부업체인 리드코프도 한 달 새 17.2%나 급등했다. 8월 연중 최저가를 기록한 후 지금까지 상승률은 27.8%에 달한다.

리드코프는 지난 3분기 영업이익이 92억원을 기록해 전년동기 대비 15.3% 증가했다. 취업난과 고물가로 인해 서민생활이 위축되고, 전·월세값이 폭등하면서 전월세 대출자금 신규수요가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 모기지 대출 판매업체인 SBI모기지도 같은 기간 19.78% 급등했다. 한국 법인의 경우 설립 초기라 당장 실적을 기대하긴 어렵지만 일본에서 프랜차이즈 점포 중심으로 채널을 확대해 시장지배력을 높인데다, 엔화 강세로 수익성이 더 높아지고 있다.


불황에는 취직이 녹록치 않아 젊은이들의 게임 이용시간이 길어진다는 속설이 있는데, 최근 게임주들의 강세가 속설을 뒷받침하고 있다. 게임빌은 9월 말 이후 12.9% 급등했으며, 엔씨소프트, 네오위즈게임즈, 위메이드엔터테인먼트 등 주요 게임업체들은 같은 기간 주가가 하락했지만 이는 상반기부터 이미 주가에 불황에 대한 기대가 선 반영된 탓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대우 교보증권 연구원은 "경기불황은 게임산업에겐 친구와 같다"며 "스마트폰 및 태블릿PC 등 스마트디바이스의 확산으로 온라인게임 산업의 진입장벽이 높아졌지만 여전히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고 밝혔다.

콘돔생산업체 유니더스도 불황에 판매량이 늘어나는 죄악주로 꼽힌다. 육아비용에 대한 부담감으로 가족계획이 보수적으로 바뀔 수밖에 없다는 것. 유니더스 주가는 한 달 새 6.5% 상승했다.

죄악주는 아니지만 경기부진으로 중저가 화장품 수요가 높아지자 브랜드샵 화장품 '미샤'를 운영하는 에이블씨엔씨도 같은 기간 3%대 올랐다.

이에 따라 미샤 같은 브랜드샵 화장품업체들에게 ODM(제조자개발생산) 방식으로 제품을 공급하는 코스맥스는 25.3%나 급등했다. 한국콜마도 지난달 19일 재상장 이후 26.9% 뛰어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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