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팡'이 벌써 만 3살이라니…

머니투데이 양정민 기자 | 2012.11.03 18:04

'애니팡' 개발사 선데이토즈 허양일 경영전략팀장이 풀어놓은 성공 뒷얘기

선데이토즈 허양일 경영전략팀장이 3일 서울 광진구 건국대학교 산학협동관에서 열린 '제1회 스릉흔드 인터넷 페스티벌'에서 애니팡의 성공 비화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저희 회사는 '주식회사 애니팡'이 아닙니다. 저희 회사 이름은 선데이토즈입니다."

일일 이용자수(DAU) 1000만명을 돌파한 '국민 게임' 애니팡. 제작사 선데이토즈 허양일 경영전략팀장의 말에 청중들의 웃음이 터졌다. 3일 서울 광진구 건국대학교 산학협력관에서 열린 '제1회 스릉흔드 인터넷 페스티벌'에 발표자로 참석한 허 팀장은 약 1시간여 동안 애니팡의 탄생 비화를 털어놓았다.

◆ 애니팡 첫 출시는 지난 2009년… PC에서 모바일로 선회해 '대박'

애니팡의 출발은 PC버전이었다. 지난 2009년 선데이토즈 설립 후 싸이월드에서 서비스를 시작한 애니팡은 출시 1개월만에 가입자 1만 명을 돌파했다. 이듬해 내놓은 '아쿠아 스토리'는 싸이월드에서 하루만에 가입자 1만 명을 넘어섰다. 당시 가장 강력한 SNS였던 싸이월드에 기반 해 회사는 성장을 거듭했고 소프트뱅크와 코오롱으로부터 30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 하지만 허 팀장은 '위기'가 머지 않았음을 감지했다.

"사람들이 얼마나 게임을 하는지, 다시 접속하는 비율은 얼마나 되는지 이런 데이터들을 분석해보니 2011년부터 기대치를 밑돌기 시작하는 경향이 나타났습니다. 원인을 분석해보니 사람들이 PC를 끄고 스마트폰을 쓰기 시작한 것으로 나타났어요. PC 기반의 프로젝트를 전부 멈추고 모바일로 전향했습니다."

이후 스마트폰이 빠르게 보급되면서 올해 1월 출시한 스마트폰용 아쿠아스토리는 한달 동안 30만명이 가입했다. 그리고 지난 7월 내놓은 애니팡은 선데이토즈를 '주식회사 애니팡'으로 불리게 만들었다. 허 팀장은 애니팡 출시 첫 날의 폭발적인 반응을 이렇게 기억한다.

"서버 관리를 담당하는 직원에게 '서버 2대를 더 사야겠다'고 말하자 직원이 '당장 필요한 건 2대지만 6대 정도 미리 사 두죠'라고 하더군요. 그리고 그날 저녁에 6대를 전부 투입해야 했어요. 다음날은 서버 20대를 들여놓았고요."

모바일게임 애니팡 캡쳐화면 /뉴스1(news1.kr)=서영진 기자
◆ "소셜 게임의 핵심은 '친구'…게임 하지 않던 사람들 사로잡아
오는 5일로 출시 100일을 맞는 애니팡이 단기간에 '국민 게임'으로 발돋움한 비결로 허 팀장은 '친구'를 꼽았다. '비주얼드' 등 애니팡과 유사하게 같은 모양 3개를 맞춰 없애는 게임은 이전부터 있어왔다는 것이다. 또 SNS에 기반하되 주로 모르는 사람들과 게임을 즐겼던 초창기 소셜게임과 달리, 애니팡은 카카오톡이라는 메신저 서비스를 통해 실제 친구의 소식을 계속해서 알리는 것(notification)에 중점을 두었다는 것이 허 팀장의 설명이다.


"소셜게임의 핵심은 '친구'입니다. 오프라인에 있는 진짜 나의 '친구'에게 SNS를 통해 초대하고, 도전하고, 랭킹을 공유하는 것이죠. 폭발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소수의 사용자가 장시간 즐길 수 있는 게임보다는 저변을 늘려 보다 많은 사람들이 소셜게임을 하도록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봤습니다. '스마트폰에서 이런 게 가능할까' 싶을 정도로 화려한 그래픽을 자랑하는 게임도 많지만 지금 사람들은 애니팡을 하고 있습니다. 저희는 그동안 게임을 하지 않던 사람들은 사로잡은 것이죠."

대한민국 스마트폰 사용자 3000만명, 애니팡의 동시접속자 수는 최대 300만명에 이른다. 스마트폰 사용자 10명 중 한 명은 '지금 이 순간' 애니팡을 즐기고 있는 셈이다. 300만명의 동시 접속자를 관리하는 것은 30명의 개발자들이다. 허 팀장은 선데이토즈의 유일한 비개발자 출신 직원이다.

2003년 NHN에 입사해 네이버 카페, 블로그 디자인을 맡았던 허 팀장. 걸음마를 막 시작한 선데이토즈에 합류하는 데 주저함은 없었을까. 허 팀장은 "로켓에 자리가 나면 그 자리가 어디 위치했는지 따지지 말고 우선 올라타라"는 에릭 슈미트 구글 CEO의 말로 답변을 대신했다.

허 팀장은 자신 역시 10대 시절 PC통신에 빠져 수십 만원의 전화비가 나와 꾸지람을 듣고, 286컴퓨터를 껴안고 잤던 '인터넷 키드'였다며 "인터넷이 없었다면 저도, 선데이토즈도 이 자리에 없었을 것"이라고 말하며 강연을 끝맺었다.

제 1회 스릉흔드 인터넷 페스티벌 포스터
이날 열린 '제1회 스릉흔드 인터넷 페스티벌'은 인터넷을 통해 의미있는 활동을 하는 이들이 서로의 활동을 알리고 공감하자는 취지에서 네티즌들이 자발적으로 개최한 행사다.

"사랑한다"를 어금니를 악 문 상태에서 발음한 "스릉흔드"라는 행사 이름대로 인터넷에 대한 애정과 우려를 동시에 담았다. 망중립성이용자포럼, 생활코딩, 인터넷주인찾기, 크리에이티브커먼스코리아 등의 단체가 주축이 되어 움직였고 다음커뮤니케이션, 구글코리아, NHN이 후원했다.

이날 행사에는 허 팀장 외에도 한국 위키백과 커뮤니티의 류철 박사, 슬로우뉴스 편집장이자 파워블로거인 '민노씨', 목포에서 부모님이 만든 닭강정을 SNS를 통해 판매하고 있는 김나은씨(홍보회사 미디컴 재직중) 등이 발표자로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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