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수천억' 날리게 된 연비 오기, 어쩌다?

머니투데이 안정준 기자 | 2012.11.03 14:42

현지 도로사정 반영못한 테스트로 문제 발생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가 북미지역에서 판매한 차량의 연비 오기는 인증연비를 측정한 현대·기아차 남양연구소의 의도치 않은 실수 때문인 것으로 드러났다.

테스트 과정에서 연비에 영향을 미치는 각종 저항값을 현지 상황에 맞게 설정하지 않아 일부 차종의 연비가 실제보다 좋게 나왔던 것이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3일 "북미 판매 차량의 연비 테스트는 현지 출시 전 모두 남양연구소에서 실행한다"며 "실제 주행에 영향을 미칠만한 저항 수치들을 가상으로 입력해서 테스트를 하는데 몇개 차종에서 현지 상황을 반영하지 못한 수치가 들어갔다"고 말했다.

현대·기아차 남양연구소는 테스트 차량을 '섀시 다이나모 매트'라는 실험 기구 위에 올려 놓고 고속과 저속주행, 가다 서다를 반복하는 주행 등을 거듭 거치면서 평균 연비를 측정한다.

실제 도로위에서의 실험이 아니기 때문에 실제 주행에서 나타날 수 있는 공기 저항과 타이어 구름 저항, 구동 계통 마찰 저항 등의 가상 수치를 반영해 최종 연비를 산출하는 방식이다.

이렇게 자체 테스트한 연비 측정값을 미국 고속도로안전관리국(NHTSA) 산하 단체에서 최종 인증하면 차량 유리창에 연비 인증 스티커를 붙인 뒤 현지에서 판매를 하게 된다.

현대·기아차뿐만 아니라 토요타와 닛산, 혼다, 폭스바겐 등 모든 글로벌 자동차 브랜드들도 이와 같은 과정을 통해 북미 판매 차량의 연비를 인증받는다.


하지만 이번에 유독 현대·기아차 판매 차량에서 연비 문제가 불거진 것은 미국 현지 도로주행 상황을 고려한 저항계수를 남양연구소에서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 탓이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현지의 기온도 테스트 과정에서 제대로 감안하지 못할 경우밀한 연비측정값이 나오기 힘들 만큼 저항값 산출은 어려운 부분"이라며 "다양한 저항계수값을 반영하는 과정에서 오차가 발생했고 이 때문에 인증연비에 차이가 발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이번 연비측정 오류가 '의도한 실수'는 아니라는 것이 현대·기아차의 입장이다.

미국 시장에 판매되는 전체 차량에서 동일한 문제가 발생한 것도 아니고 평균 오차 값도 기존의 27MPG(Miles Per Gallon)에서 26MPG로 약간 낮아진 수준이란 게 현대차의 설명이다.

하지만 이미 글로벌 시장에서 5위로 발돋움한 현대기아차에서 이 같은 실수를 했다는 점은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라는 것이 업계 관계자와 자동차 전문가들의 공통된 시각이다.

한 자동차 업계 전문가는 "남양연구소는 글로벌 기업 현대·기아차 기술력의 핵심"이라며 "이번 일을 계기로 테스트 품질을 더욱 높여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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