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소속 서상기 국회 정보위원장이 30일 '2007 남북정상회담 대화록' 열람을 공식 요청한 데 이어 31일 MBC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관련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청취자들은 서 의원이 손 교수의 질문에 동문서답하고 같은 말을 반복하는 등 한마디로 "짜증이 났다"는 분위기다.
서 의원은 남북정상회담 대화록을 열람을 요청하며 내용을 공개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손 교수가 "의혹 해소를 위해 열람한다는 것은 공개하지 않으면 불가능한 것 아닌가요?"라고 묻자 "공개를 안 하더라도 열람은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저 뿐만 아니라 여야 의원님들은 최소한 열람을 하고 이 진실을 알고 국정을 논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서 의원의 답변을 정리하면 대화록 공개는 하지 않지만 열람은 하고, 그 내용은 의원들만 알겠다는 것이다. 서 의원은 "정치생명을 걸고라도 공개를 안 할테니까 일단 국회 정보위원장으로서 열람을 꼭 해야 되겠다"고 재차 강조했다.
손 교수가 "혼자만 알고 계실 수 있겠습니까. 문재인 대통령 후보는 (NLL 포기 발언이) 사실이라면 책임지겠다고 했습니다"라고 묻자 서 의원은 "그런데 그 책임도 막연하게 책임지겠다고 이야기할 게 아니라 구체적으로 어떤 책임을 질지 그걸 이야기해야 책임 있는 정치인이지 대통령 되겠다는 분이 그렇게 책임지겠다, 지나가는 이야기를 해서 될 것도 아니고 그냥 대통령 되려고 하신 분도 아니고 당사자입니다. 그때 준비위원장이고 지금 아까 말씀드린 대로 북한에서는 그 남북공동선언의 경위와 내용조차 모르는 무지한 표현이다, 그랬는데 그게 잘못됐으면 아니라고 본인이 항의를 해야 되고 맞으면 국민들한테 사과해야 되고 둘 중에 하나를 빨리 해야 됩니다. 이거."라고 답했다. 열람 내용은 혼자만 알고, 야당에 책임은 묻겠다는 의미인지 궁금해지는 대목이다.
또한 남북정상회담 대화록이 대통령지정기록물이라 국회의원 3분의 2이상 찬성이 있을 때에 열람이 허용되는 것과 관련해 서 의원은 "남북정상회담 대화록은 대통령기록물이 아니라 공공기록물이기 때문에 국정원장이 판단해 열람을 허락하면 된다"고 말했다.
손 교수가 "국정원 측에서 이것이 공공기록물이라고 얘기하던가요?"라고 확인 질문했지만 서 의원은 "아니, 국정원뿐만 아니고 이건 공공기록물로 이미 확인됐기 때문에 거기에 대해선 논란할 필요가 없다"고 질문의 핵심을 비껴갔다.
서 의원은 또한 "열람 신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법적인 조치를 해서라도 관철하겠다"는 입장이다. 어떤 법적 조치를 취할 것인지, 그에 대한 근거는 무엇인지를 묻는 손 교수의 질문에 서 의원은 "안타깝게도 구체적인 내용이 없습니다만 상식적으로 판단해서" 라고 하다가 "지금 이 문제는 말이죠. 북한에서 지난 29일 날 어떤 발표를 했느냐 하면 지금 우리 대한민국에서 진행되고 있는 NLL을 고수하겠다는 주장은 북남 공동선언의 경위와 내용조차 모르는 무지한 표현이다, 이런 식으로 얘기하고 있습니다. 이게 뭐냐 하면 이미 북측에서는 이 남북이 합의해서 NLL에 대해선 이미 법적으로 무력화 됐다는 것을 강조하는 겁니다."라고 동문서답 했다.
새누리당 정문헌 의원이 주장한 단독 비밀회담과 북한에서 전달받은 녹취록은 없다고 원세훈 국정원장이 공식적으로 확인한 가운데 서 의원은 "단독 비밀회담이건 배석자가 있는 회담이건 그게 중요한 게 아니고 두 정상 사이에 있었던 내용, 그 중에서 NLL과 관련된 것만 알려달라는 것이다"고 말했다.
이 날 서 의원의 인터뷰를 들은 누리꾼들은 "이런 인터뷰 난생 처음 본다. 자기 얘기만 주절주절", "제발 국회의원은 인터뷰할 때 최소한 기본소양 좀 갖추세요. 짜증나서 라디오 꺼버렸다", "시선집중 듣다가 웃겨 죽는 줄 알았네요. 만취해서 말하는 줄 알았어요", "논점도 없고 근거도 없고 이건 다시듣기를 해봐도 못 알아 들을 듯" 등 의 싸늘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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