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득세 감면 한달…"은마, 한건도 거래안됐다"

머니투데이 민동훈 기자 | 2012.10.30 05:19

이사철따라 표면적으로만 20~40% 거래 늘어…실제론 급매물 사라지며 거래도 '뚝'

 9·10대책에 따라 지난달 24일부터 주택 취득세 한시감면 조치가 시행됐지만 정작 거래 증가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표면적으론 주택 거래가 늘어난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론 대책 시행 이전에 비해 크게 못 미친다는 것이다.

 특히 4400가구로 구성된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의 경우 단 1건의 거래도 이뤄지지 않는 등 주요 재건축단지들의 거래가 대폭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9.10대책 전후 주택거래량 추이. / 국토해양부 제공

 30일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지난달 24일 이후 이달 12일까지 3주간 신고된 전국 주택거래량은 총 3만6050건으로 잠정집계됐다.

 주간단위로 보면 9·10대책 시행 직후 추석연휴가 겹치면서 8709건에 불과하던 주택거래량은 추석 이후인 이달 첫째주 1만2936건으로 증가한 데 이어 둘째주에는 1만4410건으로 늘었다. 9·10대책 발표일 이전 주간거래량이 1만건 수준에 그쳤던 것에 비하면 20~40%가량 늘어난 셈이다.

 이와 관련, 권도엽 국토부 장관도 지난 15일 열린 출입기자 간담회에서 "9월24일(9·10대책 시행기준일) 이후 시장이 다소 달라진 분위기"라며 "침체된 주택시장이 바닥을 탈출할 때가 됐다"고 말했다.

 이같은 기대감 탓인지 매매호가(팔려는 사람이 제시한 가격)도 다소 조정되는 모습이다.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114에 따르면 세제특례 시행 이전 매주 -0.06 ~ -0.07% 수준을 기록한 서울 아파트 주간변동률은 지난달 24일 이후인 9월 마지막주 -0.02%를 기록한 후 10월들어 -0.04 ~ -0.05%로 하락폭이 소폭 둔화됐다.

↑9.10대책 전후 서울아파트 주간 변동률. / 부동산114 제공

 하지만 부동산 중개업계는 이사가 몰리는 가을철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거래가 크게 늘었다고 보긴 어렵다고 분석했다. 급매물이 사라지면서 시세가 조정됐을 뿐 여전히 수요심리가 풀리지 않은데다 추가 상승을 기대한 집주인의 변심으로 그나마 진행되던 거래마저 중단되는 사례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강북구 정릉동 A공인중개사 대표는 "단순히 세제혜택 때문에 계획에도 없던 주택 구입에 나설 수요자들이 몇이나 되겠냐"며 "취득세 감면에 따른 금전적 이득보다 호가 상승폭이 큰데다 수요자들도 가격이 싼 물건에만 관심이 있어 실거래가 잘 이뤄지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부동산시장의 파급력이 큰 강남3구(강남·서초·송파)의 경우 오히려 지난달 24일 이후 거래가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10월 들어 이날까지 실거래 신고를 마친 강남3구 아파트는 총 161가구로, 전달 신고된 424가구에 비해 62% 급감했다.

 자치구별로는 강남구가 지난 9월엔 122가구가 거래됐지만 이달 들어선 56.6% 줄어든 53가구에 머물렀다. 서초구는 지난달 72가구에서 36가구로 50%, 송파구는 230가구에서 72가구로 67.7%씩 급감했다.

 특히 강남의 대표적 재건축단지인 대치동 은마아파트의 경우 이달들어 단 1건의 거래도 이뤄지지 않았다. 최근 재건축 심의 통과 등 호재가 많았던 개포동 개포주공1~4단지와 시영 등 저층 재건축단지도 지난달엔 29가구가 거래됐지만 이달엔 5가구에 불과한 것으로 집계됐다.

 강동구 역시 이달 거래건수는 지난달(123가구)보다 75.6% 급감한 30가구에 그쳤다. 실거래 신고기간이 60일 이내라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취득세 감면 조치 이전에 비해 거래가 줄었다는 부동산 중개업계의 지적이다.

 강동구 고덕동 B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이사철이어서 거래가 있긴 하지만 예년만 못하다"며 "세제혜택이 시행되면서 조금이라도 집값을 더 받을 수 있게 해달라며 일단 내놨던 급매물을 거둬들이고 호가 조정을 요구하고 있어 거래가 더 어려운 것같다"고 말했다.

 임병철 부동산114 팀장은 "세제감면 효과로 저가매물 거래가 이뤄진 매매시장은 연내 처분을 원하는 매물이 추가로 나오지만 추격매수세가 없어 실거래는 쉽지 않은 모습"이라며 "본격 거래 확산과 호가 상승이 어려운 상황이어서 저가매물 거래와 관망세가 반복되는 양상이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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