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주 앞둔 아파트앞 도로서 방사능 검출 '날벼락'

머니투데이 전병윤 기자 | 2012.10.18 06:04

[부동산X파일]의왕시 도로에 방사선 검출 논란…"인체 무해 발표 못믿어 울상"

ⓒ임종철
 지난 16일 회사원 김씨(39)는 출근하자마자 날벼락을 맞았다. 다음달 2일 입주를 앞둔 경기 의왕시 내손동에 위치한 A아파트단지 앞 도로에서 높은 양의 방사능이 검출됐다는 소식을 접해서다.

 최근 의왕시의 한 도로에 연구용 원자로를 해체한 폐기물이 도로자재로 쓰였는데 해당 도로에서 일반 수준보다 2배인 시간당 0.27마이크로시버트의 방사능이 검출됐다는 것이다.

 김씨는 "지금 살고 있는 30년 된 낡은 과천 주공아파트를 떠나 곧 새집으로 이사간다는 기대에 부풀었는데 지금은 계약을 취소하고 싶은 마음 뿐"이라며 "정부는 검출된 방사선 양이 인체에 무해한 수준이라고 주장하지만 꺼림칙해서 살고 싶은 마음이 뚝 떨어졌다"고 하소연했다.

 그는 "과천에서 그냥 살고 분양받은 의왕아파트를 팔려고 해도 이런 상황이라면 매수자가 없을 것 같아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해 답답하기만 하다"며 "주민들은 억울해하는데 누구도 책임지려고 하지 않는다"고 질타했다.

 청천벽력 같은 소식을 들은 인근 아파트 주민들은 해당 도로를 속히 재시공해줄 것을 요구했다. 일부 주민은 정부 해명을 믿을 수 없고 특히 아이들에게 유해할 수 있는 만큼 아파트 시공사를 대상으로 계약 취소를 주장했다.


 아파트를 시공한 D건설은 "도로를 시공한 업체는 재건축조합이 별도로 선정해 아파트 시공사와는 무관하다"며 "특정 도로 문제가 아니라 의왕시 다른 도로에서도 원자재 폐기물을 도로자재로 사용하도록 허용한 정부와 의왕시가 파악할 사안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난해 서울 노원구 월계동 아스팔트에서 방사능이 검출된 데 이어 최근 경북 구미시 불산 유출사고 등으로 인해 주민들의 불안감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의왕시는 김성제 시장 주재로 대책회의를 열고 부시장을 위원장으로 한 '방사능 폐기물 도로 재활용 대책위'를 구성, 원인 규명과 대책 마련에 나섰다.

 의왕시청 관계자는 "전날 원자력안전위원회에서 도로 26곳의 방사능을 측정했는데 자연 상태 수준인 0.1마이크로시버트로 나왔다"며 "인체에 무해하다는 결과와 관계없이 원자로 폐자재가 언제, 얼마나, 어떤 경로로 도로자재로 쓰였는지를 조사하고 조금이라도 포함됐다면 재시공을 요청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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