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CEO "오바마 찍지마" 협박 쇄도

머니투데이 김지민 기자 | 2012.10.16 10:10

기업 CEO들, 연료 가격·세금 인상 등으로 인한 경영난 우려...공화당 롬니 지지

미국 대선 시즌이 막바지를 향해 치닫고 있는 가운데 굴지의 기업 수장들이 직원들에게 특정 후보를 직지 말라는 압력을 가하고 있다는 소식이 하루가 멀다 하고 들린다. 이들의 주장은 한마디로 민주당 대선 후보인 "버락 오바마 대통령을 찍지 말라"는 것.

↑코크 인더스트리즈 소유주인 데이비드 코크.
15일(현지시간) 미국 정치전문 잡지 인디즈타임스에 따르면 코크 인더스트리즈 소유주인 코크 형제(챨스·데이비드 코크)는 최근 4만5000명 직원들에게 오바마를 지지하지 말라는 서한을 보내 냈다. 코크 인더스트리즈는 미국 비상장회사로는 두 번째로 큰 기업이다.

이들은 서한에서 "회사가 지지하지 않는 후보에게 표를 준다면 높은 휘발유 가격과 끝없는 인플레이션 등으로 인한 고통을 받게 될 것"이라고 사실상 경고했다. 이들이 후원하고 있는 대선 후보는 공화당의 밋 롬니다.

코크 인더스트리즈 대표 겸 최고운영자(COO)를 맡고 있는 데이비드 코크는 "빌린 돈 수백억 달러를 새로운 보조금 정책에 사용하거나 기업에 유례없는 규제정책을 적용하며 중요한 건설 프로젝트를 지연시키고 자유무역을 방해하려는 후보에게 투표한다면 5만 명 이상의 직원들이 고통을 받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이것은 어느 정당을 지지하느냐와 관계없이 일어날 수 있는 진실"이라고 강조했다.

코크 형제는 오바마가 재선되어서는 안 된다고 공공연하게 주장하는 기업인들로 이미 유명한 인물들로 이번 선거 기간 동안만 4500만 달러를 기부했다.

앞서도 웨스트게이트 리조트의 최고경영자(CEO)인 데이빗 시겔 오바마 대통령이 재선될 경우 감원에 착수하고 심지어 회사 문을 닫을 수도 있을 것이라는 내용을 담은 서한을 직원들에게 보낸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었다.

시겔은 메일을 통해 "오바마 대통령의 계획에 따라 새로운 나에게 혹은 내 회사에 부과된다면 나는 회사 규모를 줄이는 것 외에 어떠한 선택도 할 수 없을 것"이라며 "회사의 규모를 키우는 대신 줄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바마 행정부가 펼치는 세금정책이 회사 경영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란 설명이다. 이어 그는 "이것은 일자리를 줄이고 모두에게 확실히 이전보다 기회와 이익이 적게 돌아갈 것이라는 의미"라고 부연했다.

ASG소프트웨어솔루션즈의 아더 앨런 CEO도 "오바마 대통령이 재선되면 독립적으로 살아남을 수 있는 기회들이 박탈될 것"이라며 오바마에 대한 반대의사를 분명히 했다.

사회적으로 상당한 영향력을 갖고 있는 기업 수장들의 특정 후보 비난 발언을 바라보는 시각은 곱지 않다.

컨설팅 업체인 HR임팩트의 이지 커쉬너 대표는 "자유로운 의사표현으로서 직접적으로 직원들에게 누구를 찍으라고 협박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것은 일종의 강요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 같은 메시지를 보낸다는 것은 기업 문화의 측면에서 대단히 충격적인 것"이라며 "직원들은 자신의 입지에 대해 불편함을 느낄 것"이라고 말했다.

정치에 선을 대야하다는 생각이 강한 기업들이 미리 입장표명을 확실히 하려는 차원에서 이 같은 발언이 나오는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F&H 솔루션스 그룹의 제리 글라스 대표는 "이유가 무엇이든 오늘날 더 많은 기업들이 정치 과정에 관여 돼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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