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민주화' 우려하던 기업인들, 文 만났는데…

머니투데이 정지은 기자 | 2012.10.15 17:45

"경제 성장 저해 우려 풀린다"부터 "판단하기엔 이르다"까지 반응 다양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가 15일 서울 상의회관에서 열린 초청 간담회에 손경식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왼쪽)과 함께 입장하며 기업인들과 악수하고 있다. ⓒ뉴스1
"요즘 대선 주자들이 경제민주화 주장을 펼치는 것을 보면 기업관련 정책이 변할 것 같습니다. 하지만 기업 규제가 강화되면 경제 성장과 일자리 창출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지 않을까요?"

이세용 이랜텍 대표이사는 15일 서울 상의회관에서 열린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 초청 간담회에 참석해 경제민주화 정책에 대한 우려를 드러냈다. 대기업과 거래하는 중소 및 중견기업 입장에선 기업 투자가 축소되면 일감이 줄어들 위험도 따르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문 후보는 "경제민주화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공정한 경쟁을 펼쳐 공생의 경제를 만들자는 새로운 발전 전략"이라며 "재벌개혁으로 대기업의 반칙과 특권을 없애고 중소기업 확대 이익 공유제를 통해 상생관계를 만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제서야 이 대표이사는 안도의 웃음을 지었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이날 서울 상의회관에서 문 후보를 초청해 '지속가능한 성장과 일자리 창출을 위한 전국 상공인과의 대화'를 주제로 간담회를 개최했다. 제18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대선후보가 경제단체를 찾아 경제관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간담회는 서민석 동일방직 회장과 신박제 NXP반도체 회장, 전순표 세스코 회장(강동구 상공회장), 김진형 남영비비안 대표이사 등 기업인 400여 명이 참석했다. 이들은 문 후보에게 경제민주화와 일자리 창출방안 등 경제현안에 대한 질문을 던졌다.

민종기 경기 화성상공회의소 회장은 "기업 규제 강화보다 기업 경쟁력을 강화해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문 후보의 일자리 창출 방안이 궁금하다"고 질문했다.

이에 대해 문 후보는 "지속가능한 성장은 기업의 수익과 노동자 삶의 질이 향상될 때 이뤄진다고 생각한다"며 "공격적인 재정정책을 통해 중소기업 일자리 창출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대답했다.

일부 기업인들은 문 후보의 발언에 공감한다며 고개를 끄덕이면서도 우려를 표했다. 문 후보는 기업인들의 우려를 의식한 듯 "경제민주화는 경제 성장을 저해하려는 것이 결코 아니다"라고 거듭 밝혔다.


백남홍 을지전기 회장은 "국내 중소기업이 중견기업으로 성장한 사례가 많지 않다"며 "중소기업이 중견기업으로 성장하면 그 동안 지원받던 혜택이 끊긴다는 점 때문에 부담이 크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백 회장은 "우리 경제가 지속적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중소기업이 중견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촉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의견을 전달했다. 백 회장의 건의사항이 끝나자 기업인들의 박수가 쏟아졌다.

이외에도 서비스 산업 활성화에 대한 지원을 정책에 반영해 달라는 등 총 7차례에 걸쳐 문 후보와 기업인들의 대화가 오갔다. 기업인들이 기업 정책에 대해 궁금한 점이나 우려하는 부분을 제시하면 문 후보가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이날 손경식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문 후보에게 "간담회에서 나온 기업인들의 의견과 건의사항이 문 후보의 대선공약과 정책에 많이 반영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간담회가 끝난 뒤 현장을 빠져나가는 일부 기업인들은 만족감을 표시했다. "경제 성장을 저해하는 정책일까봐 걱정했는데 직접 설명을 들어보니 속이 풀린다" "중소기업 지원이 강화될 것 같아 기대된다"는 등의 의견이 오갔다.

에스테틱 중소기업 (주)유알지 대표로 간담회에 참석한 신대원 사원은 "경제민주화 정책에 대한 궁금증과 우려를 해소할 수 있는 기회였다"며 "소상공인 입장에선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함께 성장할 수 있는 경제 전략이 마련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또 다른 기업인은 "이번 간담회 한 번만으로 경제민주화 정책을 판단하기는 이르다고 생각한다"며 "기업인들의 목소리를 귀기울여 듣고 실제 정책에 반영해 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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