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나 디스카운트와 일본의 몰락, 한국의 …

머니투데이 베이징=홍찬선 특파원 | 2012.10.15 14:33

[홍찬선 칼럼]21세기 한국의 좌표와 목표는?

중국의 상하이종합지수가 ‘3분의 1 토막’이란 굴욕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2007년 10월15일, 6124.04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뒤 하락세로 돌아서 5년이 지난 요즘 65%나 폭락한 2100선에서 맴돌고 있다.

중국의 올 상반기 성장률이 7.8%였지만 여전히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다. 경제(GDP, 국내총생산)규모도 일본을 제치고 세계2위(G2)로 뛰어올랐고, 우주선의 유인 도킹도 성공했다. 항공모함을 취항해 미국의 제해권(制海權)에 도전하고, 올해는 노벨문학상 수상자(모옌, 莫言)도 배출했다.

앞으로 5~10년 안에는 미국도 따돌리고 G1이 될 것이란 전망이다. 덩샤오핑(鄧小平)의 도광양회(韜光養晦) 전략을 폐기하고 대국굴기(大國?起)를 외치는데, 주가는 곤두박질치며 ‘차이나 디스카운트(China Discount; 중국 저평가)’에 빠져 있다. 경제의 체온계인 주가의 폭락은 ‘중국 수수께끼’의 하나가 되고 있다. 왜 그럴까?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국유화로 중국과 분쟁을 벌이고 있는 일본은 23년 째 불황의 구렁텅이에 빠져 있다. 닛케이225주가평균은 1989년12월말 3만8915엔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뒤 곤두박질 쳐 현재 8500엔대에서 오르내리고 있다. 무려 78%나 폭락하며 ‘잃어버린 10년’을 한참 지나 ‘잃어버린 30년’을 향해가고 있다.

1980년대까지만 해도 ‘세계 제일’이란 극찬을 받던 일본, 욱일승천(旭日昇天)할 것이란 희망을 잃고, 허무맹랑한 ‘우익’이 판치며 침몰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독도와 이어도로 중국 및 일본과 엉켜있는 한국은 외견상 상대적으로 양호하다. S&P 등 3대 신용평가회사들이 한국의 신용등급을 잇따라 상향조정했다. 피치는 한국을 AA-로 올려 사상 처음으로 일본을 앞지르게 했다. 오는 10월말, 만기인 한일 통화스와프 계약 570억달러를 연장하지 않기로 결정할 정도로 ‘자신감’도 생겼다.


하지만 잠재성장률이 3.8% 수준으로 떨어졌고(김중수 한국은행 총재), 올해 성장률도 2.4(한은)~2.7%(IMF)로 떨어질 전망이다. 한때 2100을 넘보던 코스피도 1920대로 주저앉았다. 한국은 과연 1인당 GDP가 3만, 4만달러를 넘는 선진국으로 올라설 수 있을까?

차이나 디스카운트와 일본 침몰의 원인 중 하나는 리더십 부재에 따른 불확실성 증가라고 할 수 있다. 중국은 지도부 교체가 이뤄지는 중국공산당 18차 전국대표대회(당대회) 개최(11월8일)를 앞두고 권력투쟁에 도끼자루 썩는 줄 모르고 있다. 경제와 정치 개혁을 함께 빠르고, 과감하게 추진해야 한다는 세력과 중국식 사회주의 범위 안에서 단계적으로 해야 한다는 세력이 조화를 찾기 어렵다는 소식이다. 하부구조(경제)가 상부구조(정치와 문화)를 결정한다는 게 마르크스주의지만, 중국에서는 정치가 경제를 좌우하는 모순이 디스카운트를 키우고 있다.

일본은 고도성장을 이끌었던 ‘55년 체제’(1955년에 만들어진 자민당 장기집권 내각제)가 무너진 뒤, 미래 목표를 제시하지 못하는 리더십 부재로 재생의 희망이 사라지고 있다.

한국도 리더십 위기에 몰리고 있다. 대통령 선거가 60여일 앞으로 다가왔지만, 한국의 미래상과 구체적 실행계획을 제시하는 리더는 찾기 어렵다. 대신 과거에 집착하고, 현재에 대해 끊임없이 불만을 터뜨리며, 미래에 대해 한탄하는 허무주의가 강해지고 있다.

리더(대통령 후보)가 대중인기에 영합하고, 국민은 무관심과 냉소주의에 빠질 때 국가는 위험에 빠진다는 것은 역사의 필연법칙이다. 한국은 지금 어디에 있고, 어디를 향해 가고 있을까, 중국 디스카운트와 일본 침몰, 그리고 한국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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