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폰테스]위험자산의 시대

머니투데이 한상완 현대경제연구원 상무 | 2012.10.16 06:55
주식의 시대가 도래 하고 있다.

유럽 재정위기가 터지면서 세계 주요국들이 모두 팽창적 통화정책을 구사하고 있다. 위기의 진원인 유럽은 말할 것도 없이 돈으로 모든 것을 틀어막고 있다. 지속되는 재정적자 뿐만 아니라 구제금융까지 돈이 돈이 아닌 세상이다. 경기 회복세가 주춤하고 실업률도 마의 8% 벽을 뚫지 못하자 미국 연준은 드디어 3차 양적 완화에 나섰다. 매월 사용하는 금액은 정해졌지만 기간에 제한이 없어서, 경기가 살아날 때까지 무제한적으로 돈을 살포하겠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미국이 양적 완화에 나서면서 일본 당국도 다급해졌다. 엔화 강세로 수출이 타격을 받으면 가뜩이나 바닥을 기고 있는 내수 때문에 고통을 받고 있는 일본 경제에 어려움이 가중될 터이기 때문이다. 결국 일본도 양적 완화에 나섰다. 확장적 통화정책의 대열에 합류하기는 우리나라도 마찬가지다. 이번 금리 인하로 기준금리가 다시 2%대로 하락하게 되었고, 앞으로 몇 번 더 금리인하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통화 증발은 단기에는 케인즈의 화폐환각 현상이 나타나면서 성장률을 높인다.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결국 고전학파의 화폐수량설이 작동한다. 통화가 풀린 만큼 물가가 상승한다. 통화 증발은 물가만 상승시키는 것은 아니다. 자산 가격도 따라서 상승 압력을 받기는 마찬가지이다.

당장은 유통속도가 떨어져서 자산시장으로 유입될 통화가 많지 않을 것이다. 특히 저축은행 사태, 웅진그룹 법정관리 신청 등 원본 손실 발생 가능성이 높아진 상태에서 위험자산이 인기가 있을 리가 만무하다. 안전자산은 지금 물가를 방어해내지 못하고 있다. 은행의 예금상품이나 국채와 같은 안전자산들은 하나 같이 실질금리가 마이너스인 상태이다. 그럼에도 불구하도 시중 자금은 한 결 같이 안전자산 주변에서만 맴돌고 있다. 실질구매력을 조금씩 깎아먹더라도 원본을 보전해주는 상품이 더 매력적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언제까지 수익률이 마이너스인 자산에만 돈을 묶어놓을 수 있을까. 경기가 회복세로 돌아서면 위험자산의 위험도가 낮아질 것이고, 투자자들의 눈에는 물가방어도 못하는 안전자산의 수익률이 가시처럼 보이게 될 터이다.


위험 자산 중에서 어떤 상품이 가장 인기가 있을까. 위험자산을 크게 부동산, 주식으로 구분해서 보자. 물론 금, 원유, 곡물 등과 같은 상품(commodity)도 포함되기는 하지만 이들은 워낙 등락이 심해서 논외로 할 경우 남는 것은 위의 두 가지이다.

부동산과 주식 중에서 부동산은 쉽게 회복세로 돌아서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많은 애널리스트들이 앵무새처럼 똑같은 목소리로 장기하락세를 떠들어 대고 있는 것도 한 원인이다. 그러나 보다 더 중요한 것은 과거의 경험이다. 서브 프라임 사태의 직접적인 원인이 되었던 부동산 거품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한데 부동산으로 돈이 몰려갈 수는 없다. 부동산이 아니라면 대안은 주식이다.

더구나 우리 기업들의 경쟁력은 사상 최고의 수준으로 올라서 있다. 대기업뿐만 아니라 중소기업들까지도 경쟁력 수준이 세계 최고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것은 경기가 돌아서면 우리 기업들의 실적부터 돌아선다는 것을 의미한다. 국가 신용등급도 최고 안전 등급인 AA를 받아 놨다. 지구상에 이보다 더 좋은 투자처는 없다.

지금 금융시장에서는 원본 보장형 상품이 아니면 팔리지 않는다. 원본 보장이 되지 않는 상품은 거들떠보지도 않는다. 투자 우선순위의 1순위가 원금이 보장되느냐에 있다. 그만큼 위험자산에 대한 사람들의 불안심리가 높아져 있는 상태이다. 자산 가격이 한없이 내려갈 것만 같은 환상, 그래서 위험자산에 넣으면 손해를 감수할 수밖에 없을 것 같은 기분. 이런 심리 상태에서 안전자산으로의 과도한 쏠림 현상이 발생해 있다.

경제학의 수급을 바탕으로 볼 때, 지금은 은행 예금은 과도하게 비싸고 주식은 헐값이 되어버린 상태다. 지금보다 더 싸게 주식을 사들일 기회는 없다. 조금만 길게 보면 주식의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는 것에는 이론의 여지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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