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관이 명관? 'PC방' 창업 재부상 왜?

머니위크 강동완 기자 | 2012.10.29 11:50

[머니위크 커버]5년 재테크: 5년 후에도 유망한 창업 업종은?

'소상공인 57% 이상이 평균 순수익 월 100만원 이하' '창업 2년 안에 50% 폐업'. 굳이 이런 자료를 예로 들지 않더라도 소상공인 창업시장은 끝없이 추락하고 있다. 장기간의 경기불황과 얼어붙은 소비심리는 이를 더욱 부추기고 있다.

이들 자영업자의 추락은 은퇴 후 고용시장에 내몰린 베이비붐 세대들이 자영업시장에 대거 진입하면서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 50대 이상 자영업자가 300만명을 넘어선 것도 이 같은 상황을 방증한다. 심각한 취업난으로 인한 청년세대 역시 자영업 예비군으로 고려해야 한다.

최근 통계청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취업자 중 40% 정도가 자영업자로 분류됐다. 자영업시장의 유입속도는 갈수록 가속화되고 있지만 안타깝게도 그들의 미래가 장밋빛인 것은 아니다.

소상공인컨설팅협회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자영업자들의 3년 내 생존율은 30%에 불과하다. 자영업 매장 10곳 중 7곳은 3년 뒤에 사라지는 것이다.

이 같은 상황에 따라 5년 이상을 바라볼 수 있는 장기적인 아이템이 창업시장의 핵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자영업자의 대부분이 생계형 자영업자인 것을 고려했을 때 장기적인 아이템에 대한 논의는 더욱 활발해질 전망이다.

이를 위해선 지속가능한 아이템, 아이템에 맞는 상권전략, 그리고 체계적인 반복습득교육을 통한 전문가로 거듭나야 5년 후 미래를 볼 수 있다.

ⓒ 사진=류승희 기자
◆질리지 않는, 지속가능한 아이템을 찾아라

인천 청천동에서 꼬치요리 전문점 '꼬챙이'를 운영하고 있는 임재경씨(57)는 2006년부터 지금까지 약 6년간 별 다른 어려움 없이 안정적인 매출을 올리고 있다. 임씨는 "질리지 않는 꼬치와 모든 계절을 공략할 수 있는 다양한 메뉴가 장기 운영의 비결"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장기 아이템의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가 바로 질리지 않는, 지속가능한 아이템이다. 이 같은 특징은 특히 외식업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일식이나 양식같은 아이템은 유행에 민감하기 때문에 급변하는 고객 취향을 따라잡기 위해서는 신메뉴 개발과 인테리어 변경 등 추가 투자비용이 많이 드는 단점이 있다.

하지만 한국인에게 익숙한 아이템은 고정고객 확보와 신규고객 유입에 유리하므로 장기 아이템으로 매우 적합하다.

고연령이나 남성들의 전유물이라고 여겨졌던 전통 보양식 매장 역시 지속가능한 아이템으로 꼽힌다. 음식의 맛보다는 건강을 중시하는 선진국형 소비형태가 정착되면서 전통 보양식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통 보양식에 대한 선입견 때문에 젊은 고객이나 가족 고객을 공략하기 힘들 것이라 생각한다면 큰 오산이다. 추어탕 전문프랜차이즈 '춘향골 남원추어탕'의 경우는 추어만두, 추어돈까스 등 젊은 세대들의 입맛에 맞는 신개념 보양 메뉴를 개발해 젊은 세대에게도 인기를 끌고 있다.

춘향골 남원추어탕 서용교 대표는 "전체 고객의 60% 이상이 젊은 여성이다"며 "전통 보양식의 효능이 널리 퍼지면서 가족단위 고객도 급증하고 있다"고 자랑했다.



◆'밀리언셀러' 창업아이템, 인기 이유 있다

'구관이 명관'이라는 말처럼 전통적으로 인기 있었던 고전 창업아이템들이 안정적인 수익성을 무기로 장기 아이템의 축으로 재부상하고 있다. PC방, 교육사업으로 대표되는 고전 창업 아이템은 타 업종에 비해 노동에 대한 부담이 적고, 아르바이트나 직원을 고용해 자유롭게 시간을 관리할 수 있다.

또 입지 선정이 비교적 자유로워 거주지역 내에서 운영할 수 있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이 같은 아이템은 비교적 경기를 타지 않아 장기적인 운영이 가능하고 고정고객을 확보하기가 용이해 향후 5년 뒤를 내다보는 장기 아이템으로 손색이 없다.

PC방은 최근 들어 카페를 연상시키는 세련된 인테리어와 높은 품질의 서비스를 제공해 예비창업자들의 시선을 받고 있다. 10년 이상의 오랜 운영과 고객들의 만족도를 더욱 높이기 위해 끊임없이 연구하고 새로운 전략을 시도하는 모습은 리딩 브랜드라는 이미지를 확실히 부각시키고 있다.

'아이비스PC방'은 고객들의 니즈를 만족시키는 카페형 매장 인테리어를 도입해 PC방시장의 수준을 한층 더 높였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아이비스PC방'은 기업부설연구소를 통해 '아이비스PC방'만의 가맹점 관리프로그램, 네트워크 관리 솔루션, 독창적인 디자인 등을 개발해 소상공인진흥원·중소기업청에서 올바른 창업정보를 제공키 위한 제도인 '프랜차이즈 수준평가'에서 우수브랜드로 인증받았다.

가정마다 자녀수가 줄어들어 '소가족' 현상이 심화되면서 면서 아이들에 대한 교육사업은 영원한 블루오션이라고 봐도 될 정도의 아이템이다. 지난해 기준으로 이미 64개의 교육관련 영어·수학 브랜드들이 가맹점 100개를 넘어설 정도로 늘고 있다.

'GnB영어전문교육'은 시대를 앞서가는 실질적 교수법과 혁신적 소프트웨어 개발로 자리잡은 영어교육 전문프랜차이즈 기업이다. 말하기·쓰기 등 표현력 위주 영어교육 콘텐츠로 그동안 쌓은 교육 노하우가 주목받고 있다.

GnB영어전문교육은 영어를 처음 접하는 어린이(5~7세)에게 알파벳을 인지시키고 소리의 음가를 가르치며, 이 과정을 마친 아이들은 혼자서도 스토리북을 읽을 수 있게 된다.


사진_머니투데이
 
◆상권에 어울리는 아이템을 선택하라

유동인구가 아무리 많은 상권이라도 파리 날리는 매장은 반드시 존재한다. 이는 사업 아이템이 해당 상권과 궁합이 좋지 않기 때문이다. 부산에 거주하는 강문구씨(44·가명)는 최근 회사를 퇴직하고 거금을 들여 대학상권에 아웃도어 매장을 열었다. 아웃도어 열풍에 편승해보자는 것이 강씨의 생각이었다.

하지만 그의 예상은 빗나갔다. 대학상권에 거주하는 젊은 고객들은 고가의 아웃도어용품을 소비할 경제적 여건이 부족했다. 결국 강씨는 1년도 채 되지 않아 폐업을 고심하고 있다.

강씨의 사례에서 확인할 수 있듯 상권에 따라 '팔리는' 아이템은 이미 정해져 있다. 이는 해당 상권의 업종 분석, 인구 동선, 소비 심리, 거주민의 경제적 여건 등 다양한 요소를 종합적으로 분석해보면 비로소 확인할 수 있다.


일례로 아파트 상가에 위치한 치킨전문점의 매출을 비교 분석해보자. 같은 브랜드의 치킨전문점이라 할지라도 아파트에 따라서 월 매출액이 3000만원 이상 차이 난다. 그 이유는 아파트에 거주하고 있는 고객의 성향이 다르기 때문이다.

예컨대 고연령층이 주로 거주하는 아파트에서는 높은 매출을 기대하기 힘들다. 하지만 중·고등학생 자녀를 부양하는 3~4인 가정이 주로 거주하는 아파트에서는 높은 매출을 올릴 수 있다.

이 같은 매출의 차이는 해당 상권에 거주하는 고객들의 치킨 수요에서 결정된다. 치킨전문프랜차이즈 '티바두마리치킨'의 유상부 대표는 "아주 사소한 상권의 특징 차이가 매출을 좌우한다"며 "장기적인 매장 운영이 목표라면 아이템 선정과 상권 선택을 함께 계획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젊은 고객이 밀집해 있는 대학상권이라면 고정고객을 다량 확보해 비수기를 대비할 수 있는 아이템을 선택해야 한다. 대학상권은 학생들이 몰리는 학기 중에는 매출을 늘리기 비교적 용이하나 학생들이 뜸해지는 방학시즌에는 매출이 급하락하기 때문이다. 대학상권이 가지고 있는 이 같은 특징은 많은 매장이 빨리 폐업하는 주요한 원인이기도 하다.

이처럼 오랜 시간동안 안정적인 매출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철저한 분석으로 해당 상권과 궁합이 잘 맞는 아이템을 선정해 고정고객층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정보력이 부족한 소상공인의 경우 이 같은 체계적인 분석을 하기가 쉽지 않다. 이때는 전문컨설턴트의 도움을 받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모든 프로모션의 시작은 고객서비스

홍영표 경희대학교 사회교육원 경영학과 교수는 "모든 프로모션의 시작은 고객서비스에서 출발한다"며 "매장을 장기간 동안 운영하기 위해서는 아이템이나 상권도 중요하지만 가장 먼저 만족스러운 서비스 수준을 갖추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이 같은 홍 교수의 조언은 예비창업자들이 절대 놓쳐서는 안 될 중요한 명제다. 아이템의 퀄리티를 떠나서 고객에게 친절한 매장은 장기 운영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충성도 높은 고정고객이 존재할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이다.

철판요리 전문점 '오코노미 벙커21'은 홍 교수가 말한 서비스 개념을 매장에 적극 반영한 사례라고 할 수 있다. 기존 철판요리 전문점의 경우 단순히 일본식 요리방식을 흉내내는 것에 그쳤다면 오코노미 벙커21은 일본 기업과 업무협조 계약을 체결해 요리사를 일본에 파견, 현지의 철판요리 노하우를 배우도록 한다.

또 매장 테이블에 '닷찌'(철판)을 설치해 전문요리사가 철판요리를 만드는 과정을 고객이 직접 보면서 즐길 수 있도록 했다. 따라서 고객은 미각은 물론 시각, 후각적 즐거움을 동시에 느낄 수 있다. 고객 만족도가 증가되는 것은 물론이다.

이 같은 서비스의 개념은 즐거움을 극대화시켜야 하는 주점 창업에서 더 중요하게 부각된다.

맥주 전문점 '펀 비어킹'은 고객 만족도 분야에서 높은 점수를 받고 있다. '바이킹'을 콘셉트로 설계된 펀 비어킹은 매장 인테리어는 물론 직원 유니폼까지 바이킹을 연상시키는 디자인으로 제작해 시각적 즐거움을 높였다. 또 영화·포토·SNS 이벤트 등 매주 다양한 이벤트를 준비해 고객에게 즐거움을 선사한다.
 
김갑용 이타창업연구소장에게 듣는 창업 5년 뒤 생존전략
 
1. 일에 대한 자부심을 가져라!
창업자의 자부심은 창업에서 가장 기본이 되는 명제다. 자기가 하는 일에 대한 자부심이 없으면 미래는 보장받을 수 없다. 단순히 돈을 많이 버는 것만을 목표로 창업하는 것은 위험하다. 소자본으로 창업해 돈을 벌 수 있는 방법은 한가지다. 장기운영을 통해 발생되는 수익이 쌓여야만 가능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창업자는 자신이 선택한 일에 대한 자부심을 가져야 한다. 자부심을 가지면 일에 관심을 가지게 되고, 관심을 가지면 애정이 생기고, 애정이 생겨야 인내할 수 있고 인내하면 성공의 에너지인 열정이 생겨난다. 단순히 돈을 벌겠다는 목적 하나로 창업하기 때문에 성공의 문턱에서 포기하게 되는 것이다.

2. 내게 맞는 아이템으로 하라!
일에 대한 자부심을 가지려면 먼저 창업자와 아이템의 적합성 즉, 내게 맞는 아이템으로 창업해야 한다. 대부분의 창업자들은 돈만 되면 무슨 일이든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는 분명한 착각이다. 자기가 즐기면서 할 수 없는 일은 결코 오래하기 어렵다.

오래하지 못하면 목표를 달성할 수도 없다. 오래하기 위해서는 자기가 진정 하고 싶은 일이나 잘 할 수 있는 일을 선택해야 한다. 일에 나를 맞출 수 있다는 생각은 버려려라. 시작할 때부터 내게 적합한가를 철저히 따져야 한다.

내게 맞는 아이템을 선정하는 것은 성공창업의 전부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외의 창업 요소에 따라 목표 달성에 시간적인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적합성의 조건이 충족되지 않으면 성공은 그저 운에 맞길 수밖에 없다.

3. 기본에 충실하라!
창업자는 분명한 자기인식 즉, 내가 하고 있는 일이 무엇인지에 대한 확실한 답이 있어야 한다. 어디서, 어떻게, 무엇을, 누구에게, 얼마에 팔고 있는지 가장 기본적인 질문에 대한 대답을 할 수 있어야 한다. 이것이 창업의 기본이며, 기본에 충실해야 5년 후 지금의 나를 만날 수 있다.

4. 욕심을 버려라!
잘 나가던 창업자가 갑자기 실패하는 경우도 있다. 그 원인을 분석해보면 창업자의 욕심이 가장 큰 원인이다. 인간이 욕심을 버린다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내가 하고 싶은 일을 즐겁게 애정을 가지고 한다면 결과에 만족할 수 있다. 그렇지 않고 돈을 목적으로 창업한다면 항상 불만족스러울 것이다.

5. 스마트 하라!
멀리 가려면 몸집이 가벼워야 한다. 자신의 몸집을 가볍게 하는 전략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스마트하다는 것은 군더더기가 없는 것과 같다. 창업에 대한 생각, 그리고 장기운영에 필요한 인적·물적 요소들의 무게를 줄여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야 밖을 볼 수 있다. 밖을 봐야 변화하는 세상의 흐름을 따라 갈 수 있으며, 뒤처지지 않을 수 있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252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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