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천 부동산시장에 서울 '강남아줌마'들의 치맛바람이 거세지고 있다. 과천은 '준강남'으로 불리며 집값이 고공행진을 했지만 부동산경기 침체와 정부부처의 '세종시 이전 쇼크'로 아파트값이 최고가 대비 35% 이상 급락했다.
하지만 최근 바닥론이 거론되면서 매수세가 조금씩 살아나고 있다. 이들 매수세의 절반가량이 서울 강남 거주자들이라는 게 현지 중개업계의 분석이다.
13일 과천 부동산 중개업계에 따르면 추석을 전후로 중앙동 '래미안 에코팰리스', 원문동 '래미안 슈르' 등의 재건축아파트 시세를 문의하는 전화가 늘고 있다. 급매물을 중심으로 거래건수도 다소 증가한 분위기다.
중앙동 인근 H공인 관계자는 "지난달까지만 해도 과천 전체 거래가 30건도 되지 않았지만 추석 직전부터 거래문의가 늘고 계약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아졌다"며 "문의자 가운데 40%가량이 강남 거주민들"이라고 귀띔했다.
아파트값 바닥론이 번지면서 호가도 오르는 추세다. 최고가 11억원을 기록한 과천 재건축 1호단지 중앙동 '래미안 에코팰리스' 84.94㎡는 9월 초 급매물이 7억원에 나왔지만 최근 최저가 매물이 7억4000만원까지 올랐다.
원문동 주공3단지를 재건축한 '래미안슈르' 84.96㎡도 6억원에 형성돼 있던 시세가 소폭 상승, 급매물이 6억2000만~6억5000만원선을 보인다. 도로 옆에 위치해 소음 등 입지조건이 좋지 않은 단지는 아직도 6억원에 매물이 나온다.
인근 S공인 관계자는 "다시 오를 것이란 소문에 매물을 거둬들이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다"며 "연말 전에 계약하면 취득세 감면 혜택을 볼 수 있는 만큼 더 오르기 전에 계약하는 게 낫다"고 말했다.
이처럼 과천 아파트시장이 회복조짐을 보이는 이유는 바닥론과 함께 쾌적한 주거환경, 우수한 학군 때문이란 게 지역 중개업계의 설명이다.
중앙동 N공인 관계자는 "서울 강남에 아파트를 가진 사람들이 정년퇴임 후 노후생활을 위해 주거환경이 좋은 과천으로 옮기는 경우가 많다"며 "노인복지센터 등 노년층을 위한 시설이 잘 갖춰져 있고 아파트 차액만큼 노후자금도 마련돼 일거양득의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과천 지식정보타운' 사업도 급물살을 타면서 가격상승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분석이다. 원문동 B공인 관계자는 "지식정보타운이 들어서면 앞으로 3만명 이상 근로자가 과천 인근에서 집을 구해야 한다"며 "보금자리주택지구도 조성되지만 공사기간과 전매제한이 있어 최소 10년은 과천 아파트값이 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과천 아파트값 상승폭이 제한적인 만큼 무리한 투자는 주의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조민이 에이플러스리얼티 팀장은 "과천은 주거환경과 입지 등이 좋지만 재건축 예정단지의 사업 정상 추진 여부가 관건"이라며 "가격하락으로 재건축단지들이 사업성을 확보할 수 없어 일반인들이 투자하기엔 아직 시기상조"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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