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것'이 당기는데... 헉, 심하면 '자살'한다고?

머니투데이 이지현 기자 | 2012.10.13 08:10

[이지현의 헬스&웰빙] 우울증의 모든 것... 한국인 이유없이 생기기도

가을이 되면 유독 우울증을 호소하는 사람이 늘어난다. 원인은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일조량과 관련 있을 것으로 추측된다.

우리의 뇌에는 '생물학적 시계'가 존재해 생활리듬을 조절한다. 특히 뇌에서 세로토닌이라는 신경전달물질을 분비해 감정 등 정서에 영향을 미치는 데 일조량이 줄면 세로토닌 분비도 줄어든다.

가을이 되면 여름과 달리 해가 짧아지기 시작한다. 자연히 해를 쬘 수 있는 시간이 줄면서 세로토닌 분비는 물론 활동량도 줄게 되고 슬픔 등의 감정이 커질 수 있다.

이를 계절성 우울증이라고 부른다. 계절성 우울증에 걸리면 일반적 우울증 환자와 달리 식사량이 급격히 늘고 단 음식과 당분을 찾는다. 탄수화물 섭취가 늘면서 겨울철 살이 찌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더욱이 일반적인 우울증 환자의 경우 밤에 잠이 오지 않는 불면증 증상을 겪는 경우가 많지만 계절성 우울증 환자는 잠이 오히려 많아진다.

이 때문에 하루 종일 무기력하게 누워 지내는 경우도 많다. 잠에 관여하는 멜라토닌이 증가하기 때문이다.

한 연구에 따르면 일반인 중 15%정도가 가을, 겨울철에 울적해짐을 경험하고 2~3%는 계절성 우울증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우울증 환자 증가세=스트레스 많은 현대인에게 우울증은 더 이상 낯선 질환이 아니다. 실제 우울증은 '정신과의 감기'라고 불릴 정도로 환자가 많은 질환이다.

통계적으로 여성은 5명 중 1명이 남성은 10명 중 1명이 평생에 한번은 우울증을 앓는다.

우울증은 연령과 성별에 관계없이 호소할 수 있다. 보통 10대 후반, 20대 초반, 40대, 60대에 쉽게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최근 청소년, 노인층 환자가 늘고 있다.

과거엔 정신과 방문을 꺼려 병원을 찾는 사람이 많지 않았지만 최근엔 질환에 대한 인식이 바뀌어 가면서 병원을 찾는 환자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이목희 의원(민주통합당·서울 금천구)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요양기관이 우울증으로 진단해 청구한 건수는 2007년 248만건에서 지난해 344만건으로 38.9% 증가했다.

같은 기간 진료비는 1631억원에서 1986억원으로 354억원 늘었다. 특히 여성이 남성보다 2배 정도 많이 우울증을 호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생리, 임신, 폐경, 출산 등 인체적 특성과 관련될 것으로 추측된다.

◇우울감, 무기력감 지속되면 우울증 의심="살아도 사는게 아니야. 내 이 고통을 어느 누가 이해할 수 있겠어" 한 유명 연예인이 자살 직전 쓴 메모 구절이다. 이처럼 우울증은 고통스러운 질환이다.

조맹제 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우울증은 단순히 기분이 우울한 것을 일컫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우울한 상태가 오랫동안 지속되면서 의욕이 떨어지고 만사가 귀찮아진다면 우울증 초기 증상을 의심할 수 있다.


우울증이 있으면 사는 게 재미없고 심한 육체적 피로를 느끼며 성욕감퇴, 불안, 안절부절 못함, 무기력감, 죄책감 등을 호소하게 된다. 급격한 체중변화나 불면 또는 과수면 상태가 계속되기도 한다.

자존감도 떨어져 스스로의 존재에 대한 회의가 들고 이 같은 감정이 행동으로 발현돼 자살로 이어지기도 한다.

우울증이 발생하는 원인은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각종 생물학적, 심리적, 사회 환경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우울증이 나타날 것으로 추측된다.

◇한국인의 경우 이유 없이 아픈 증상이 나타나기도=우울증은 절대 의지가 나약하거나 개인적 단점 때문에 생기는 병이 아니다.

주변 사람의 사망, 실연, 폭력 등 정서적으로 큰 충격을 받을 만한 사건을 경험한 후 채 회복하지 못한 상태로 추가적인 충격을 받을 경우 우울한 기분이 병으로 발전하기 쉽다.

또 오랜 시간 스트레스가 계속되거나 갑작스런 생활의 변화 등에 적응하지 못할 때 뇌 속의 각종 신경호르몬이나 세로토닌, 노에피네프린 등 신경전달물질 분비에 이상이 생겨 발생할 수 있다.

한국인의 경우 특히 우울증이 신체 증상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이유를 모를 통증 등을 호소하며 내과나 신경과를 방문해 검사를 받지만 딱히 특별한 원인을 찾지 못하는 경우다.

조 교수는 "모든 수치는 정상으로 나타나지만 두통, 가슴 두근거림, 가슴통증, 소화불량, 변비, 무기력감, 식욕감퇴 등을 지속적으로 호소할 경우 우울증을 의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우울증 증상 의심된다면 주변 사람에게 마음 털어놔야=많은 이들이 우울증은 잘 낫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우울증 환자의 70~80%는 적절한 치료를 통해 충분히 완치될 수 있다. 다양한 치료법을 동원해 치료할 경우 완치율이 90%까지 올라가기도 한다.

우울증의 경우 치료를 막는 편견들이 많다. 아직도 많은 우울증 환자가 우울증은 스스로 감정을 조절하며 치료해야 한다거나 남의 도움을 받고 낫는 것은 수치스럽다고 여기는 경우가 많다.

시간이 지나면 저절로 해결된다는 믿음도 치료를 가로막는 장벽으로 작용한다. 우울증을 방치할 경우 자살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자살한 사람 10명 중 7명이 우울증 혹은 그와 유사한 증상을 보일 정도다.

따라서 우울증은 빨리 발견해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스스로 우울증에 걸렸다는 생각이 든다면 가족, 친구, 존경하는 사람 등을 통해 마음을 털어 놓는 것이 좋다.

주변에서는 우울증이 의심되는 당사자를 질책하고 공격하는 것보다는 처지를 공감하고 이해하도록 노력하는 것이 좋다.

이와 함께 정신과 전문의를 찾아 상담을 받는 것이 좋다. 우울증 환자로 진단되면 필요에 따라서는 약물치료를 진행하기도 한다.

이때 조금 증상이 나아졌다고 치료를 중단하면 안 된다. 재발 위험이 높기 때문이다. 꾸준히 끝까지 치료하는 것이 우울증에서 탈출하는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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