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나가는 '아우' 둔 덕, 평화정공 "매출 1조 간다"

머니투데이 배준희 기자 | 2012.10.03 07:00

해외 자회사 매출 본사 추월 "글로벌 부품업체 위상 다진다"

평화정공 내부 모습
지난 9월25일, 차량 도어무빙시스템(Door Moving System) 전문업체인 평화정공 본사는 추석 연휴를 앞둔 설렘과는 거리가 멀었다.

점심시간이 가까웠지만 대구 성서공단 본사(3066평·10137㎡) 공장은 로봇 기계와 작업차량이 부품을 조립하고 출고 대기 물량들을 옮기느라 분주했다.

첨단 로봇기기를 거쳐 완성된 랫치(Latch·차량 잠금장치) 등의 부품은 자동화된 이동레일을 지나 묵직한 케이스에 담겼다. 이곳에서 생산한 부품은 미국으로 수출하는 현대·기아자동차에 들어간다.

올 여름, 계절적 비수기에 완성차업체들의 파업으로 침체됐던 분위기가 완연한 활기를 되찾은 것이다. 장원근 재무관리실장 상무는 "완성차업체들의 파업이 종료되면서 생산라인도 100% 이상 풀가동되고 있다"며 "추석연휴가 없는 해외 출고물량까지 맞추느라 비지땀을 흘리고 있다"고 전했다.

◇"형 보다 아우가 더 잘 나가"=1985년 설립된 평화정공은 자동차 도어, 후드, 트렁크 등에 사용되는 부품을 전문으로 생산한다. 주력제품은 차량 잠금 및 유리창 승·하강 기능을 갖춘 도어모듈(Door Module), 차체와 도어를 연결하는 힌지(Hinge), 차량 잠금장치 랫치 등이다.

평화정공은 특히 현대차 주력차종의 부품을 독점 공급한다. 자체 집계에 따르면 평화정공은 2011년 현대차 도어모듈 시장의 57%를 점유하고 있다. 랫치와 힌지는 각각 88%와 85%에 달한다.

매출구조의 특징은 본사보다 해외 자회사 비중이 높다는 것이다. 평화정공은 1997년 인도 첸나이에 첫 현지법인을 설립한 뒤 지난해 9월 미국 자동차 산업의 본고장 디트로이트까지 총 8곳의 현지법인을 뒀다.

평화정공이 지난해 중국, 인도, 체코, 북미 등 8곳 해외 자회사를 통해 올린 매출은 5401억2200만원으로 전체 매출액(9577억5900만원)의 56.4%에 달한다.

평화정공 전경 ⓒ평화정공 제공
해외 자회사 성공스토리의 비결은 철저한 현지화에 있다. 8곳 모두 지분율이 100%로 현지에서 주도적으로 사업 판로를 개척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했다.

법인장 1명을 제외한 상주 직원들은 모두 현지에서 채용했다. 현지 언어와 문화 이해도가 높은 직원들을 전면에 배치, 글로벌 유수업체들을 상대로 직접 영업할 수 있게 한 것이다.


장원근 상무는 "본사에서는 자회사의 니즈에 신속히 대응하기 위해 수시로 현지법인과 화상회의를 연다"며 "현대차 위주의 수익구조를 다변화해 글로벌 부품업체로써의 위상을 다져갈 것"이라고 말했다.

◇신제품 기대감, 내년 매출 1조 예상=증권가에서는 평화정공이 2013년 연결 기준 매출액 1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고 있다.

김용수 SK증권 연구원은 "2012년~2013년 전년대비 20% 내외의 높은 매출액 증가가 예상된다"며 "물량증가 외에 슬로바키아 및 미국 알라바마공장의 연결대상 신규편입이 외형증가에 기여할 것"으로 봤다.

장원근 평화정공 재무관리실장 상무 ⓒ평화정공 제공
평화정공 주가는 지난해 10월 2만1400원으로 최고가를 경신했지만 올 여름 완성차업체 파업이슈로 단기 조정을 받아 1만7000원까지 내려왔다. 3분기 실적도 파업 여파로 다소 부진할 수 있지만 4분기부터는 회복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시장은 보고 있다.

내년부터는 신제품의 매출 인식도 본격화할 전망이다. 임은영 동부증권 연구원은 "내년 신기술(액티브 후드시스템·클린칭 도어 랫치)의 제네시스 납품으로 매출확대가 예상된다"며 "8월 말 해외수주 금액은 400억원 수준으로 연간 목표의 50%를 달성했다"고 말했다.

장 상무는 "글로벌 경제위기가 부각되면서 대외 경영환경이 녹록치 않은 것이 현실이지만 현지 맞춤 경영과 신제품 개발로 위기를 정면 돌파 해나가겠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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