웅진그룹 "돈 더 없어"…극동건설 1차 부도

머니투데이 박재범 기자, 박종진 기자 | 2012.09.26 11:04

금융당국·채권단 "연락 없었다"… 웅진, 자금투입 난색에 협력업체 줄도산 '위기'

1차 부도를 맞은 극동건설의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행이 유력한 가운데 웅진그룹이 추가 자금 투입을 최소화하기 위한 '꼬리 자르기'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당국과 신한은행 등 채권단은 전날까지 웅진 측과 극동건설 자금지원 문제를 협의해왔다. 지주사인 웅진홀딩스가 이달 말 MBK파트너스로부터 웅진코웨이 매각대금을 입금 받으면 다음 달 초쯤 극동건설에 신규자금을 지원하는 쪽으로 양쪽의 논의가 진행됐다.

그러나 전날 극동건설이 150억원의 어음을 결제하지 못해 1차 부도를 맞으면서 상황은 돌변했다.

당장 금융당국과 채권단은 당황했다. 채권단 관계자는 "웅진 측에서 아무런 연락이 없었다"며 "그룹 차원에서 극동건설을 사실상 버리기로 결론 내렸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현재 주채권은행인 신한은행은 웅진홀딩스와 협의를 진행하려고 시도하는 중이지만 연락이 닿지 않아 애를 태우고 있다.

채권단과 그룹 전체 재무구조개선을 논의해온 웅진그룹은 결국 극동건설을 포기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극동건설에 더 이상 돈을 붓기 어렵다는 판단이다.

웅진그룹은 웅진코웨이를 매각해 확보하는 1조600억원 중 5690억원을 차입금으로 바로 갚아야 한다. 웅진코웨이 지분을 담보로 빌린 돈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웅진홀딩스의 단기 차입금도 4800억원에 달한다. 알짜 자회사를 매각했지만 빚 갚기에 급급하다는 얘기다.


극동건설은 프로젝트 파이낸스(PF) 대출과 단기 차입금 등을 감안하면 당장 3000억원 이상의 자금이 필요하다. 이와 관련 웅진홀딩스는 신한은행에 4100억원 규모의 지급보증 확약을 해준 상태다.

문제는 글로벌 경기불황과 부동산 경기침체가 언제까지 이어질지 모르는 상황에서 극동건설에 얼마를 더 투입해야할지 알 수 없다는 점이다. 채권단 관계자는 "웅진 측이 '4100억원에서 막자'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웅진그룹은 법정관리를 선택해도 지급보증을 약속한 4100억원은 책임져야 한다. 대신 추가자금 투입을 막을 수 있다.

하지만 피해는 고스란히 협력업체로 돌아간다. 상거래채권이 동결되면서 중소 협력업체들의 연쇄부도도 우려된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전형적인 대기업의 '꼬리 자르기'가 될 수 있다"며 "웅진 측의 대응을 면밀히 살피는 중"이라고 밝혔다.

한편 송인회 극동건설 회장을 비롯해 해외사업 강화를 위해 지난 5월 영입됐던 강의철 사장까지 최근 잇따라 일신상의 이유로 사임하자 업계에서는 그룹이 극동건설을 포기하는 징후가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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