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는 지난 20일자로 금천구 가산동 273번지와 독산동 303번지 일대 준공업지역을 개발행위제한지역에서 해제한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2월 금천구가 발표한 '가산동 준공업지역 도시환경정비구역 지정 및 정비계획(안)'에 대한 주민공람 결과 토지 등 소유자의 34.6%가 반대의견을 제출한데 따른 것이다.
앞서 시는 2009년 발표한 '준공업지역 종합개발계획'에 따라 가산동 준공업지역을 우선정비구역으로 결정했고 2010년 4월엔 건축행위제한지역으로 묶었다. 금천구는 자체 용역을 통해 올 2월 가산 준공업지역 도시환경정비계획(안)을 마련, 주민공람을 진행했다.
금천구가 마련한 정비계획은 총 19만1271㎡ 규모의 가산동 준공업지역을 지역중심형 1곳과 산업정비형 3곳 등 총 4개 구역으로 분리개발하는 게 핵심이다. 용적률을 기존 250%에서 400%로 완화하고 확대된 용적률의 절반에 해당하는 비율의 토지를 공공목적의 임대산업시설 부지로 기부채납하도록 했다.
지역중심형 구역엔 전시장, 컨벤션, 문화시설, 주거시설 등을 조성하고 나머지 3곳의 산업정비형구역엔 아파트형공장, 근린생활시설, 판매시설 등이 들어설 계획이었다.
가산동 A공인중개소 사장은 "겉으로는 멀쩡한 단독주택처럼 보여도 내부는 리모델링 등을 통해 6.6㎡(2평) 남짓한 쪽방이 한 건물에 20~30개씩 들어가 있다"며 "애초에 주민동의 없이 일방적으로 추진한 것 자체가 문제"라고 지적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임대수익이 소득의 대부분인 토지 등 소유주들은 개발에 상당히 부정적이다. 이곳에서 34년간 거주한 김창주씨(가명·58)는 "방 1개당 15만~30만원, 월세로만 매달 200만원 이상 받는데 개발되면 임대수익을 포기해야 한다"며 "추가부담금을 낼 형편도 안되는데 개발을 취소할 수 있는 길이 열려 잘됐다"고 말했다.
금천구는 일단 주민들의 의견을 추가로 수렴, 소규모 가로정비사업 등 대안을 모색할 방침이다. 금천구 도시계획과 관계자는 "여전히 소방도로 등 정비사업의 필요성이 있는 만큼 주민들이 원한다면 마을공동체사업 등을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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