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일해?" 세종시 공무원 140명 내일…

머니투데이 세종시=송학주 기자, 전병윤 기자 | 2012.09.13 06:00

[르포]세종시에 들어설 새청사, 첫마을 직접 가보니···"현재는 시행착오중"

↑오는 14일 세종특별자치시로의 중앙 정부부처 이전이 본격화된다. 아직 건설중인 정부청사 모습. ⓒ송학주 기자
 서울에서 자동차로 2시간가량 달리자 '여기서부터는 행정중심복합도시 건축현장입니다'란 이정표가 눈에 들어왔다. 1분 남짓 후 속살을 드러낸 땅은 마치 흙 봉분을 만들어놓은 듯했다. 그 사이로 흙을 실은 덤프트럭과 건설장비들이 분주히 움직였고 양팔을 뻗은 듯 육중한 수많은 타워크레인은 이곳이 건설현장임을 말해줬다.

 지난 11일 세종특별자치시. 정부청사 이전을 앞두고 중앙부처가 들어설 건물과 공무원들이 입주할 아파트공사가 한창 진행되고 있었다. 당장 14일부터 세종시로의 중앙정부부처 이전이 본격 시작된다. 가장 먼저 정부부처 1단계 이전대상 중 국무총리실 1그룹이 이삿짐을 꾸린다. 하지만 세종시는 공무원들을 맞을 준비가 아직 덜돼 있었다.

 세종시 정부청사 이전은 서울시 면적의 77%에 달하는 46만5000㎡를 '행정중심복합도시'로 탈바꿈시키고 2014년까지 16개 중앙행정기관과 20개 소속기관, 16개 국책연구기관이 순차적으로 입주하는 말 그대로 '대역사'다.

 하지만 지금 상황은 걱정이 앞선다. 새 청사는 국무총리실을 제외하곤 대부분 건설 중이어서 주변 근무여건이 열악하고 첫 입주단지인 '첫마을'에는 아직 병원이나 마트 같은 생활편의시설들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아 불편했다.

↑오는 14일 세종특별자치시로의 중앙 정부부처 이전이 본격화된다. 세종정부청사내 국무총리실 모습. ⓒ송학주 기자

◇정부 "예정대로 건설중"…공무원들 "여기서 어떻게 근무하나"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행복청) 관계자는 국무총리실 등 1단계 1구역은 100% 완공됐고 입주만 남은 상태라고 설명했다. 올 연말 이전하는 국토해양부, 기획재정부 등 5개부처 청사도 현재 80%가량 공사가 진행돼 이전에는 문제가 없다고 했다.

 하지만 올 4월 준공 예정이었던 국무총리실도 아직 주변 정리작업이 한창이었다. 한 고위공무원은 "총리실 1그룹은 사실상 모르모트(실험용동물) 그룹"이라며 "2그룹이 내려오는 11월까지 3개월간 보고·지시 등 공무는 물론 사생활에서도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총리실은 1그룹(140명)과 2그룹(448명)에 이어 12월 3그룹(104명)이 이전한다. 이 기간에 업무 공백은 피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오는 14일 세종특별자치시로의 중앙 정부부처 이전이 본격화된다. 국무총리실에서 바라본 정부청사 부지. 청사 건설이 한창이다. ⓒ송학주 기자
 주변 근무여건도 최악이다. 덤프트럭, 공사인부 차량 등이 도로를 점거했고 수시로 드나드는 공사차량으로 흙먼지가 날려 이동에 불편함이 있었다. 주변에 건설 중인 청사 건물과 자재 등도 그대로 노출돼 있어 당분간은 공사장 가운데 홀로 떨어진 섬처럼 지내야 한다.

 행복청 관계자는 "본격적으로 업무가 시작되는 오는 17일부터는 총리실 주변 도로를 정비해 불편함이 없도록 하겠다"며 "공사차량은 총리실 주변을 피해 운행토록 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올 이전 공무원들은 당분간 문화·복지·체육시설 등의 이용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세종시 내 공공편익시설을 복합적으로 조성하는 '복합커뮤니티센터' 건립이 추진되지 않고 있어서다.

↑오는 14일 세종특별자치시로의 중앙 정부부처 이전이 본격화된다. 오송~정부청사를 운행하게 될 BRT(간선급행버스). ⓒ송학주 기자

◇수도권-세종시 셔틀버스 운행 안해, 출퇴근 염두에 둔 공무원 '발등에 불'
 세종시는 공무원들의 교통 편의를 위해 국내 최고급 버스(1대당 12억5000만원)인 '바이모달트램' BRT(간선급행버스)를 시범운행 중이다. KTX(고속철도) 오송역-첫마을-정부청사-세종터미널을 운행하며 내년 3월까지는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행복청 관계자는 "BRT는 정부청사돥오송역을 잇는 자동차 전용도로가 개통되는 18일 이후 운행되지만 일반인은 19일부터 승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자동차 전용도로가 개통되면 오송역에서 청사까지 15분 내로 도착할 수 있다.

↑오는 14일 세종특별자치시로의 중앙 정부부처 이전이 본격화된다. 세종시 첫 입주 아파트인 '첫마을' 단지 모습. ⓒ송학주 기자

 다만 당초 공무원들의 기대와 달리 수도권돥세종시간 셔틀버스는 운행하지 않게 됐다. 정부는 지난달 세종시 청사에서 오송역까지만 셔틀버스를 운행하겠다고 부처별로 공지했다.

 수도권에서 출퇴근하는 공무원이 많을 경우 '균형발전'이란 세종시 조성 취지에 어긋난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따라 맞벌이를 하거나 2013~2014년 입주 예정 아파트를 분양받은 공무원들은 당장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이 때문에 당장 세종시로 내려가야 하는 공무원들의 출퇴근과 출장으로 인한 행정비효율을 우려하는 지적도 있다. 정부가 지난해 조사한 중앙행정기관 회의와 출장실태 결과에 따르면 22개 부처 공무원의 1년간 출장은 4만여 차례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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