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매출 450억 한성김치 김순자사장, 알고보니…

머니투데이 정진우 기자 | 2012.09.10 17:29

[열린고용 새로운 대한민국 만든다]이채필 고용부 장관, '열린고용' 주인공들 격려

↑ 왼쪽부터 이건희(33세) 단디메카 대표, 김대인(57세) (주)대흥제과제빵기계 대표, 김순자(58세) (주)한성식품 대표ⓒ사진제공: 고용노동부
어렸을 때부터 컴퓨터에 관심을 갖고 엔지니어를 꿈꿨던 이건희(33세) 단디메카 대표. 중학교 시절 "내가 왜 이런 과목들을 배워야하나"란 의문을 가졌던 그는 부모님이 건네준 영어 학원 수강료를 남몰래 컴퓨터 학원 등록에 썼다.

각종 프로그램 제작을 배우면서 컴퓨터 분야에 더욱 흥미를 느낀 그는 반드시 엔지니어로 성공하겠다고 다짐했다. 이를 위해 그가 사고를 친 건 1996년. 부모님 반대를 무릅쓰고 인문계 대신 전문계인 경남공업고등학교에 진학한 것이다.

이 대표는 고교 3년 동안 방과 후를 비롯해 휴일에도 컴퓨터 프로그래밍과 기계분야 기술을 배웠다. 덕분에 1998년 부산 지방기능경기대회에서 메카트로닉스(기계와 전자를 융합한 학문) 직종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고등학교 3학년이 되자 진로에 대해 다시 고민을 하기 시작했다. 대학을 갈 것인지 아니면 바로 취업을 할 것인지 몇 날 며칠을 뜬 눈으로 고민했다. 그는 또 한 번 승부수를 던졌다. "기술로 승부 하겠다"는 굳은 결심으로 대학진학 대신 부산상공회의소에서 운영하는 직업훈련원에 들어갔다.

그곳에선 '국제기능경기대회 우승'이란 목표를 세웠다. 이 대표는 피나는 노력 끝에 '1999년 전국기능경기대회'에서 금상을 수상했고, 국제대회 진출 자격을 얻었다. 2년 후 드디어 꿈에 그리던 '2001년 제26회 국제기능올림픽대회'에 나간 이 대표는 금상을 수상하며 대한민국 대표 기능인이 됐다.

이후 9년간의 회사 생활을 거쳐 지난 2010년 단디메카란 회사를 직접 설립했다. 이 회사는 자동차와 의료기기 등에 필요한 자동화 장비를 개발하는 곳으로 경기도 군포에 있다. 지난해 매출은 7억 원. 신생 중소기업으로선 좋은 실적을 거두고 있다.

이 대표는 "그동안 학력이란 장애가 알게 모르게 있었지만, 기술과 실력만 있으면 반드시 성공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노력했다"며 "앞으로 뛰어난 제품을 만들어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시키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 왼쪽부터 이건희(33세) 단디메카 대표, 김대인(57세) (주)대흥제과제빵기계 대표, 김순자(58세) (주)한성식품 대표ⓒ사진제공: 고용노동부
이채필 고용노동부 장관은 10일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에서 이 대표처럼 기술 하나로 건실한 기업을 일궈낸 '우수 숙련 기술인'들을 만나 격려했다.

이날 행사엔 이 대표 외에 김대인(57세) 대흥제과제빵기계 대표, 김순자(58세) 한성식품 대표도 왔다. 김대인 대표는 부친의 사업 실패로 중학교를 그만두고 열다섯 살이란 어린 나이에 일을 시작했다. 독학으로 제과·제빵 기술을 배웠고, 국내 최초로 디지털 도우컨디셔너(빵을 숙성시키는 기계)를 개발한 그는 40년 넘게 한 분야에서 노력한 공로를 인정받아 대한민국 명장이란 칭호도 받았다.

어린 시절 알러지 증상으로 김치를 편식할 수밖에 없었던 김순자 대표는 끊임없는 연구와 기술개발로 종업원 350여 명, 연매출액 450억 원을 자랑하는 강소기업의 사장이 됐다.

이 장관은 이들과 학력에 상관없이 실력으로 우대받는 '열린 고용사회' 분위기 조성, 숙련기술 전수 필요성 등에 대해 얘기를 나눴다. 이 장관은 앞으로 이들을 '산업현장 속 국민들의 스타'로 키울 방침이다. KBS인기드라마였던 '제빵왕 김탁구'와 같이 산업 명장을 주인공으로 한 드라마 제작이나, 각종 이벤트와 시상식을 비롯해 기회가 있을 때 마다 명장들을 내세워 적극 알릴 계획이다.

이 장관은 "성공할 수 있다는 믿음과 실력만 있다면 학력이 아닌 기술로도 누구나 정상에 설 수 있다"며 "우수 숙련기술인은 우리 사회의 귀중한 자산이다. 각자 쌓아온 훌륭한 기술과 노하우를 후배들에게 전수해주는 문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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