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자전거, 헤이리 예술마을 만나다

머니투데이 머니바이크 박정웅 기자 | 2012.09.10 09:47
9월 9일, 노마드자전거여행학교가 가을 들판을 지나 파주 헤이리 예술마을을 다녀왔다.

경기도 양평 용문, 서울 암사동, 성남 분당 등 곳곳에서 모인 회원들은 성산대교 북단을 출발, 창릉천을 넘어 고양시 행주와 일산, 파주 출판단지를 거쳐 최종 목적지인 헤이리 예술마을에 도착했다.

▲ 행주산성으로 향하는 길, 창릉천을 넘고 있다.
자전거도로, 진흙으로 다져진 농로와 오솔길, 일반 도로 등 편도 40여 km를 산악자전거며 사이클, 생활자전거와 전기자전거 총 16대가 한 몸으로 움직였다.

"사이클로크로스(CX) 경기 같아요. 도로만 씽씽 달리다 흙탕물 튀는 이런 길도 재미있네요. 농사짓는 모습이나 마을도 가까이 볼 수 있어서 좋아요."

타고 갈 수 없는 오솔길에서 사이클을 끄는 한 회원은 자전거와 저지, 안전모에 튀인 흙탕물도 대수롭지 않은 모양이다. 다 끌고 나서는 클릿 슈즈 밑창에 박힌 진흙을 툭툭 털뿐이다.

코스가 묘한 일정으로 박주하 노마드자전거여행학교 교장의 리딩만을 따른다. 멀쩡한 도로가 끊기기도 하고, 빗물 고인 굴다리도 몇 지난다. 파와 부추를 다듬는 농부며, 마을 정자마루에서 들판을 지켜보는 촌로와 인사한다.


▲ 남의 입을 즐겁게 해주는 한 회원의 멋진 즉석 볶음밥
가다 쉬고를 반복한 끝에 점심시간을 맞았다. 파주 출판단지 휴게소에 자리를 튼 회원들은 각자 싸온 도시락으로 점심을 펼쳤다. 노마드자전거여행학교의 자타공인 요리사인 한 회원은 즉석에서 달걀 프라이며, 볶음밥, 후식으로 토스트까지 멋지게 내놓는다. 본인 입은 쉬면서도 남의 입을 즐겁게 해주는 젊은 회원의 '이타행(利他行)'에 감복한다.

▲ 헤이리 음악카페를 나와 잔디밭에 앉아 이야기를 나누었다.
헤이리 예술마을에는 음악이 흘렀다. 안전모를 벗고 클래식 음악카페에서 이야기꽃을 피우거나 눈을 살며시 감기도 한다. 여독이 음악과 커피에 녹아내린다. 예술마을 산책길 잔디밭에 둘러 앉아 사과며 과일을 함께 한다. 시베리아 바이칼호를 한 달 이상 다녀온 이용태(74) 회원, 4대강 종주를 마친 회원까지 이야기보따리는 풀어도 끝이 없다.

가을 자전거는 이렇게 유독 더웠던 여름을 서서히 밀어내고 있었다.

관련기사 : 이용태 씨 등 '바이칼 팀' 시베리아 바이칼호 사진전

박정웅 기자 parkj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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