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영 삼성화재 RC(Risk Consultant)는 지난 4일 충남대 정심화홀에서 2000여명의 대학생들 앞에서 월급 30만원 도시락 배달원에서 억대 연봉의 보험 컨설턴트로 성공하기까지의 과정을 담담하게 털어놨다. 그녀는 삼성그룹의 '열정樂서' 시즌3에서 새롭게 시작한 삼성 직원 강사 두 번째 주인공이다.
부모와 남편에 의지해 편하게 살아온 그녀에게 첫 시련은 11년 전 찾아왔다. 갑작스럽게 가족의 생계를 책임 져야 하는 상황에 내몰린 것. 바깥물정 모르는 주부로 살아온 그녀가 할 수 있는 일은 많지 않았다. 사람들 시선이 부끄러워 밤에 할 수 있는 일을 찾은 끝에 한 달 30만원을 버는 도시락 배달에 나섰다. 집에 있을 두 아이만 떠올리며 닥치는 대로 일했지만 형편은 좀처럼 나아지지 않았다.
그러던 중 김은영 RC의 인생에 반전의 계기가 생겼다. 당시 일하던 1000원 매장의 점장으로 승격된 것. '임시' 직함이었지만 처음으로 자신의 가치를 인정받은 것 같았고 승부욕도 생겼다. 매일같이 매장 오픈 3시간 전에 출근해 창고정리부터 시작했고 특유의 열정과 성실함으로 조금씩 매출을 올려 나가기 시작했다.
잘 나가는 점장으로 자신감이 붙을 무렵 또 하나의 기회가 찾아왔다. 좀처럼 팔리지 않는 화병을 본사에 반품을 하려다 본사 상품구매담당자로부터 "진짜 프로는 잘 팔리는 물건만 파는 게 아니라 어떤 물건이라도 잘 파는 것이다"며 쓴소리를 들은 것.
처음에는 당황했지만 오기가 발동했다. 고심 끝에 화병에 색 모래를 넣고 조화나 분재를 꽂아 가장 잘 보이는 곳에 진열했다. '미운 오리' 화병은 단숨에 손님들의 관심을 끄는 '백조'로 탈바꿈했고 화병은 순식간에 '매진'됐다.
김은영 RC는 "이 일을 계기로 영업이 단순히 물건을 파는 것이 아니라 고객에게 필요한 가치를 찾아내는 것이라는 걸 깨달았다"고 말했다. 이후 타임세일, 세트판매 등 자신만의 영업노하우를 발휘, 매장매출을 월 2000만원에서 1억원으로 끌어올렸다.
몇 년 후 그녀는 삼성화재 RC로 새출발하게 됐다. 어떤 일이든 해낼 수 있다는 1000원 매장의 경험이 보험 문외한이었던 그녀의 유일한 무기였다.
하지만 보헙업에서도 이 '무기'는 통했다. 고객의 니즈를 읽는 노하우에 영업에 필요한 사소한 것까지 빼곡히 적는 꼼꼼함까지 더해 승승장구 지금은 월 수천만원의 수입을 올리는 보험업계의 신데렐라가 됐다.
김은영 RC는 "꿈을 이루기 위해 머리로만 생각하지 말고 몸소 부딪치며 배워야 한다"는 말로 강연을 마무리, 학생들로부터 공감의 박수를 받았다.
이날 '열정樂서'에서는 원기찬 삼성전자 부사장(인사팀장)과 연세대 신동엽 교수, 방송인 황정민도 강연자로 나서 자신의 열정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나갔다.
신동엽 교수는 비전의 4가지 요건에 대해 "미래지향적이고, 구체적이며 다른 누구의 것이 아닌 나의 것이어야 하고, 이익이 아닌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것"을 꼽았다. 이어 "비전부터 세운 뒤 전략에 대해 고민하라"고 조언했다.
황정민 아나운서는 “자신 만의 꽃을 피우는 것이 의미 있다”고 강조하며 "남들보다 잘하는 것을 찾기보다 자신이 정말 재미있고 좋아하는 것을 찾아 헌신하고 노력하는 태도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원기찬 부사장은 '스토리텔링'을 키워드로 강연을 펼쳤다. 29년간 삼성전자의 인사를 담당한 원 부사장은 오랜 경험을 바탕으로 대학생에게 "기억에 남는 사람과 기업에는 '스토리'가 있다"며 "자신만의 색을 찾아 자신만의 이야기를 만들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원 부사장은 '평범함을 비범함'을 만드는 노하우에 대해 "주인의식을 갖고, 위기를 기회로 여기는 긍정적인 생각을 하며, 균형감각과 판단력을 키워야 한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자신에 대한 믿음으로 당당하게 앞으로 나아가라"는 말로 강연을 마무리했다.
다음 '열정樂서'는 오는 12일 제주시 한라체육관에서 열린다. 이 날은 삼성 BP화학 이동휘 사장(제주 출신), 다음 커뮤니케이션 최정훈 부사장, 가수 윤종신이 강연자로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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