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금산분리 강화, 세계적 흐름"

머니투데이 변휘 기자 | 2012.08.23 16:16

(상보)23일 오찬간담회 "안철수 '룸살롱' 본인이 밝혀야"···쌍용차 문제 답변 없어

박근혜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는 23일 경제민주화 과제로 정치권에서 논의되고 있는 '금산분리(산업자본의 금융회사 소유 규제)'와 관련, "세계적으로 금융위기 후 금산분리를 강화하는 쪽으로 가고 있다"며 "우리도 그런 쪽으로 신경 써야 하지 않을까 생각 한다"고 말했다.

박 후보는 이날 여의도 한 식당에서 열린 기자들과의 오찬 간담회에서 금산분리 방안에 대해 이 같은 견해를 밝혔다.

다만 구체적인 금산분리의 정책적 방안을 제시하진 않았다. 아울러 대기업집단의 지배구조까지 손대면 안 된다는 입장을 강조했다. 그는 "야당은 (기업의) 지배구조 (변화) 를 굉장히 중심에 두고 얘기하는데 그렇게 나가다간 재벌을 다 해체해야 한다"며 "그러면 대기업이 가진 장점을 다 놓치고 경제주체 간 편을 가르게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저와 새누리당은 지배구조 문제가 아니라 경제력 집중에 대해 관심을 갖고 있다"며 "(대기업 집단이) 너무 큰 시장지배력을 갖고 모든 것을 좌지우지 하는 건 안 되며, 집중력의 왜곡을 바로잡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기업의) 지배구조를 바꾸겠다는 것은 해체하겠다는 것인데, 이는 국가적 손해"라고 지적했다.

경제민주화 실천방안을 둘러싼 당내 이견과 관련해서는 "표현은 다를지 몰라도 경제민주화를 통해 이루려는 목적은 우리 당에 계신 분들이 다르지 않다고 믿고 있다"며 "수렴된 의견으로 당론을 만들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복지정책 재원 조달을 위한 '증세' 가능성에 대해서는 "무조건 증세를 말할 게 아니라 씀씀이를 줄여야 한다"며 "줄줄 새고 중복되며 전달체계가 잘못돼 낭비되는 예산만 갖고도 국민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세수마련을 위한 '6대 4' 원칙도 강조했다. "기존 씀씀이를 (60%만큼) 줄이고, 지하경제 활성화와 비과세 감면 조정으로 (40%를) 보태야 한다"는 것. 또 "국민이 원하는 복지수준과 부담해야 하는 (세금) 수준의 차이가 벌어지면 국민 불안이 많아질 수밖에 없는 만큼 국민대타협을 이뤄야 한다"고 강조했다.

가계부채 해소 대책에 대해서는 "(침체된 경기가) 해소될 때까지 기다릴 수 없다. 고통이 크고 발등에 떨어진 불이기 때문"이라며 "단기적으로는 변동금리·일시상환 위주 대출을 고정금리·분할 상환하도록 바꿔주고, 높은 금리에 고통 받는 분들을 위해 금리를 낮춰주는 노력을 해야 하며, 한계에 이른 가계에 대해서는 신용회복위원회를 통한 빚 관리 프로그램으로 도와야 한다"고 제안했다.

야권 유력 대선주자인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룸살롱' 출입 논란에 대해서는 "(안 원장이 룸살롱에) 간 적이 없다고 했는데 같이 갔다는 사람들이 얘기하면서 이렇게 된 것"이라며 "본인이 확실히 밝히면 간단하게 해결될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쪽(안 원장 측)은 언론에서 났으면 '기사의 형식이 안 됐다, 대답할 가치가 없다'고 대응하기보다 본인이 갔으면 '갔다', 아니면 '아니다'라고 밝히는 게 다"며 "간단히 해결되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최근 '안철수 룸살롱'에 이어 '박근혜 콘돔'이 포털사이트 인기검색어에 오른 것에 대해서는 "'검색어를 쳐 보니까 내용이 없다'고 하더라. 계속 (그런 단어를) 올려서 숫자를 늘리는 것 아닌가"라며 "황당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박 후보는 또 "얼마 전 한참 기사가 나고 퍼 나르고 그랬지만 (내게) 애가 있어서 서른살이고 어쩌고 이런 것도 그냥 그렇게 무책임하게 돼서는…"이라며 "우리사회가 병을 앓을 것 같다"며 언론 보도에 불만을 내비쳤다.

향후 대선캠프 계획과 관련해서는 "선거대책위원회 발족 전 (대선)기획단이 나와야 하는데 가능한 이번 주 안에 구성할 것"이라며 "이를 바탕으로 당 지도부 등 여러 분들과 논의해 선대위를 발족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이번 주 안으로 대선기획단이 구성되고 약 1달간의 활동을 거친 후 다음 달 말쯤 선대위를 발족시키는 시간표가 마련된 것으로 보인다.

최근 인재발굴에 주력하고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박 후보는 "일과 중 중요한 일 하나가 사람을 찾는 것"이라며 "항상 국민 눈높이, 어떤 분에게 맡기면 이 일을 잘해낼까를 중요하게 생각하며 늘 눈여겨보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섀도캐비닛(예비내각)'을 구성하고 있다는 관측에 대해서는 부인하면서도 "선택할 수 있는 기회가 되면 평소 노력이 많이 참고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 처조카인 이영작 전 한양대 석좌교수 영입설 등 캠프 구성에 지역안배를 고려할 것이냐는 질문에는 "이미 호남 출신들이 캠프에 여럿 계시다. 특보단 정책위, 선대위원장도 호남 출신"이라며 "언급된 분(이 전 교수)도 훌륭한 분이지만 지금 결정된 것은 아니며, 많은 분들이 얘기하다 보니 그런 과정에서 보도가 나온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정몽준·이재오 의원 등 비박(非박근혜)진영 인사들과의 화합 가능성에 대해서는 "(자신과) 각을 세웠으니까 무조건 어떤 자리를 맡아야 한다는 것은 안 될 소리"라면서도 "구체적으로 날짜를 잡지 않았지만 국민이 행복하게 살기 위한 대의를 공유하게 되면 얼마든지 같이 일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스스로 생각하는 '측근'의 기준에 대한 질문도 나왔다. 박 후보는 "당 대표 할 때나 비상대책위원장을 맡았을 때도 공적 라인을 중요시했다. 비선을 두거나 공조직에서 돌아가고 있는데 다른 살림을 차리는 건 절대 안 된다고 생각한다"며 "앞으로 나라 일을 맡아도 그렇게 하는 것을 중요 원칙으로 생각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박 후보는 이날 90여분 동안 수십 차례의 질문을 받았지만, 쌍용차 정리해고 문제에 대한 질문에만 유일하게 답변하지 않아 눈길을 끌었다. 간담회 막바지 "경선캠프 앞에서 쌍용차 범국민대책위원회가 농성을 한 지 오래 됐다. 문제를 풀어달라는 요청이 있었던 것으로 안다"는 질문이 나왔지만 박 후보는 아무런 답변을 내놓지 않은 채 자리를 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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