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목마다 '카페베네' 많다 했더니... 이럴수가

머니투데이 김동하 기자 | 2012.08.22 12:11

가맹점가입 둔화에 상반기 6억 영업적자, 순손실 21억...직상장 '적신호'

토종 1위 커피체인 카페베네가 올 상반기 영업적자를 기록하면서 상장 추진에 적신호가 켜졌다. 매출규모 500억원 이상으로 상장 요건은 갖추고 있으나, 최근 적자기업이 상장된 전례가 없다는 점에서 심사통과가 쉽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22일 카페베네의 올 반기 보고서에 따르면 카페베네는 상반기 매출 850억원, 영업적자 6억5000만원, 당기순손실 21억원을 기록했다.

카페베네는 주력인 커피전문점 프랜차이즈 사업이 위축되면서 실적이 부진했다. 또 이탈리안 레스토랑 블랙스미스 사업을 런칭해 차입금이 늘면서 순이익도 악화됐다.

2008년 12월 설립, 3년 만에 국내 커피전문점 매장 수 1위를 기록한 카페베네는 현재 800개 넘는 가맹점을 보유하고 있다. 계열사로는 블랙스미스와 미국법인, 중국법인, 홍콩법인 등 8개사를 거느리고 있다. 자본금은 32억원. 한국기업평가의 신용등급은 BBB-다.

카페베네의 가맹점을 세우려면 132㎡(40평)기준으로 인테리어 1억원, 주방설비 1억여원 등 평균 2억3750만원에서 2억4150만원 정도의 가맹비를 카페베네에 지급해야한다. 블랙스미스의 경우, 264㎡(80평)기준 5억4500만원에서 5억4900만원 정도가 든다.

그러나 카페베네 매장 수가 800개를 넘어서면서 가맹점 증가 추세는 꺾였고, 상반기 프랜차이즈 사업 부문 매출은 33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519억원보다 36% 감소했다. 부채는 지난해 말 654억원에서 1385억원으로 증가했다.

카페베네는 지난해 상반기 KDB대우증권과 기업공개(IPO)주간사 계약을 맺고 올해 코스피 시장 상장을 추진해 왔다. 여전히 상장신청 요건은 갖추고 있지만, 코스피 시장에 적자기업이 상장한 전례가 거의 없고 코스닥도 질적 심사를 까다롭게 하고 있다는 측면에서 타격이 예상된다.

코스피시장에 상장하려면 최근 연간 매출액 300억원 이상 및 3년 평균 200억원 이상이거나, 최근 사업연도에 영업이익, 법인세차감전계속 사업이익 및 당기순이익을 보이는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최근 매출액이 500억원 이상이고, 기준시가총액이 1000억원 이상이어도 상장 신청이 가능하다.

코스닥시장에서도 ROE 10%, 당기순이익 20억, 최근 매출액 100억원 및 기준시가 총액 300억원 이상이거나 ROE 5%, 당기순이익 10억, 최근 매출액 50억원 및 기준시가총액 300억원 이상을 충족시킬 경우 상장을 신청할 수 있다.


그러나 '사업지속성'을 주요 심사 기준으로 삼는 거래소, 특히 코스피 시장에서는 적자기업을 상장시킨 전례가 거의 없는 상황. 코스닥의 경우에도 하반기 극적인 실적개선과 사업의 연속성 증명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내년 직상장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주간사인 KDB대우증권도 카페베네가 상장 요건은 갖춘 상태지만 상반기에 적자를 낸 만큼 일정은 가변적이라는 입장이다.

KDB대우증권 관계자는 "회사 측과 업황이 좋고 시장환경이 좋을 때 상장을 신청할 계획"이라며 "실적이 적자를 입은 만큼 향후 계획을 협의해 봐야할 것이며, 아직 회사 측과 구체적으로 논의한 바는 없다"고 밝혔다.

한편, 장외주식사이트 피스탁에 따르면 카페베네 장외주식의 거래 기준가는 지난 21일 7050원으로 52주 최저가를 보였다. 카페베네 장외주식 기준가는 지난 3월5일 1만8600원까지 올랐었다.

카페베네 측은 올해 손실을 무릅쓰고 투자한 성과가 하반기부터 가시화되고 있다는 입장이다.

회사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매장 증설 심사를 강화하면서 속도를 조절하고 있지만, 올 해도 약 70여개의 신규매장을 여는 등 성장세는 이어지고 있다"며 "지방매장과 특수상권(휴게소) 등 새로운 시장을 개발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카페베네 사업의 안정성을 보여주는 물류매출도 올해 상반기 516여억원으로 전년대비 60%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특히 지난해 11월 오픈한 블랙스미스는 매장별 매출이나 이익면에서 카페베네 4배 규모에 달한다며, 런칭 8개월 만에 25개 매장을 여는 등 인기를 모으고 있다고 부연했다.

회사 측은 "블랙스미스와 미국법인, 중국법인 진출 등 올해 상반기 과감한 투자는 새로운 성장을 위한 선택이었다"며 "필리핀,캄보디아,사우디아라비아 등으로 진출하는 등 여러 부분의 성과가 하반기부터 나타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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