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는 13일 삼성전자의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긍정적'으로 상향 조정했다. 이로써 삼성전자의 신용등급 전망은 한국 정부가 발행한 외화표시 장기채권, 즉 한국의 국가신용등급 전망(안정적)보다 더 높아졌다.
S&P는 지금까지 삼성전자와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을 각각 'A'로 평가하면서 양측의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이라고 제시했다. 그러나 삼성전자의 신용등급 전망을 상향 조정함에 따라 삼성전자의 신용등급이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을 웃돌 가능성이 높아졌다.
과거 S&P는 기업 지배구조 등으로 삼성전자의 신용등급이 국가 신용등급 이상을 받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삼성전자는 지난 4월 한국 정부가 발행한 외국환평형기금채권보다 낮은 금리로 5년 만기 채권을 발행하는 등 '신용역전' 조짐을 내보였다.
S&P는 삼성전자가 매출의 80%를 해외에서 올릴 정도로 사업 포트폴리오가 다각화돼 있고, 현금 유동성이 풍부하다는 점을 높이 평가했다. 앞으로 3~4분기 동안 실적 개선세가 지속되고, 주요 사업에서 시장 지위가 강화되며, 휴대폰 사업 집중도를 분산시킨다면 신용등급을 상향 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의 현금성 자산은 지난 1분기 기준으로 총 25조원으로, 총부채 14조원보다 10조원 이상 많다. 향후 1년간 삼성전자의 유동성 재원은 실제 사용분의 1.9배를 웃돌 것이라고 예상했다. 감가상각전 영업이익(EBITDA)이 30% 이상 감소해도 삼성의 순 유동성은 플러스(positive)의 잉여상황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삼성전자의 사업 및 유동성 리스크 대처능력을 강하다고 평가했고, 금융 리스크는 완만하다고 판단했다. 삼성전자가 메모리 반도체, 디스플레이 패널, 휴대폰, TV, 소비자 가전 등을 포함해 주요 사업 분야 대부분에서 시장 선도적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휴대폰 사업 비중이 커 미래 실적 변동성이 있을 수 있지만, 갤럭시 스마트폰의 성공으로 최근 몇 분기간 영업실적이 매우 견조했다고 평가했다. 강한 연구·개발(R&D) 능력, 차세대 기술 투자, 강한 브랜드 파워 등이 실적과 시장 지위를 지탱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세계 경제 성장둔화로 수익성에 영향을 받을 수 있지만, 사업 포트폴리오가 잘 다각화돼 위험을 어느 정도 완화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