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조선 수주잔량 7년만에 1억CGT 붕괴

머니투데이 김지산 기자 | 2012.08.13 05:54

이달 초 9669만5140CGT...업계 위기감 현실화

세계 조선소들의 수주잔량이 7년만에 1억CGT(표준화물선환산톤수) 아래로 떨어졌다. 조선업계의 위기가 점점 현실화 되는 양상이다.
12일 조선·해운 시황 분석기관 클락슨에 따르면 이달 초 글로벌 수주잔량은 9669만5140CGT(4888척)로 집계됐다. 글로벌 수주잔량이 1억CGT 미만으로 떨어진 건 지난 2005년 5월 이후 처음이다. CGT는 선박의 무게에 부가가치별 선박 가격 등을 부여한 값이다.

세계 조선소들의 수주잔량이 1억CGT를 넘어선 건 2005년 6월(1억6만7157CGT(5113척)이후부터다. 이때부터 세계 조선업계는 유례없는 호황기를 맞아 2008년 9월에는 2억1431만485CGT(1만1294척)로 사상 최대로 치솟았다. 그러나 기록적인 호황은 리먼브라더스가 파산한 그해 10월로 끝이 나고 이어 침체기로 돌아섰다.

글로벌 수주잔량이 1억CGT 아래로 주저앉은 건 중국 조선소들의 부진 영향이 가장 컸다. 이달초 중국의 수주잔량은 3522만1848CGT(1965척)로 2007년 2월 3445만4094CGT(2380척) 직전 수준까지 낮아졌다.

2008년 9월 397만4000CGT(129척)으로 중국 내 1위, 세계 7위에 올랐던 다롄조선의 경우 지난달 155만4000CGT(48척)으로 반토막이 났다.

한국의 수주잔량 감소속도도 만만치 않다. 이달 초 수주잔량은 3031만4232CGT(891척)로 2004년 9월 2939만7754CGT(994척)에 근접할 정도다.

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는 451만8000CGT(102척)로 역대 최고치였던 2008년 9월 1443만1000CGT(337척)의 31.3%로 뚝 떨어졌다.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도 같은 기간 각각 1087만CGT(222척)에서 594만1000CGT(121척)로, 1133만CGT(244척)에서 681만8000CGT(141척)으로 절반 수준으로 낮아졌다.


업계는 선박 가치를 평가하는 CGT가 1억톤 아래로 낮아진 건 신규 발주 급감과 더불어 선박 가격 약세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현금보유고와 신용도가 그나마 양호한 편인 대형 조선사들과 달리 중소조선사들은 어려움이 가중될 전망이다. 선박 발주의 빈자리를 대신하는 대형 해양플랜트 수주가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빅3'에 집중됐기 때문이다.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의 경우 2007년 말 수주잔량 세계 16위에서 최근에는 160위권 밖으로 밀리고 지난해 조선부문에서 252억원 영업손실이 발생했다.

조선기자재 업체들의 상황은 더 심각해 중견 업체 금강제강은 이달 초 최종 부도처리 됐다.

업계 관계자는 "상선 부문에서 신규 발주가 끊긴데다 호황기 발주한 선박들이 올해와 내년 집중적으로 인도될 예정이어서 향후 2~3년간 호황기 수준의 발주를 기대하긴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며 "선박 수주 부진을 해양 플랜트로 채우는 노력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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