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심은 지난 7일 한 언론이 양 선수 어머니와 한 인터뷰에서 양 선수가 평소 너구리 라면을 즐겼다는 내용이 알려지자 양 선수에게 평생 너구리 라면을 제공하겠다고 제안한 바 있다. 농심의 이 같은 제안을 놓고 당시 네티즌들은 "올림픽 금메달리스트를 얄팍한 마케팅 수단으로 활용하는 것 아니냐"며 반발했다. 네티즌들은 "850원짜리 너구리를 1년 동안 하루 1봉지씩 먹어도 31만원"이라며 농심의 올림픽 상술이 지나치다고 지적했다.
비난이 확산되자 농심 측은 한발 물러섰다. 농심 홍보실 관계자는 지난 7일 "너구리 라면을 무상 제공하겠다는 것은 상술이 아니라 순수한 제안"이라며 "이날 현지 영업사원이 양 선수 집을 방문해 정식으로 제안을 한 것일 뿐 확정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농심은 지난 8일 회사 공식 홍보 블로그인 '이심전심 N 토크(blog.nongshim.com)' 메인 화면에 "너구리 라면을 좋아한 양 선수, 고향 마을잔치와 함께 합니다"라는 제품 홍보성 글을 띄웠다. 이 글에는 양 선수 어머니에게 실제로 라면을 제공하는 사진과 양 선수가 너구리 라면을 정말 좋아한다는 스토리가 담겨 있다.
이 사진은 농심 영업사원과 양 선수 어머니가 함께 찍은 것으로 농심 로고가 박힌 축하 플랭카드와 너구리, 신라면블랙, 진짜진짜 등 라면 수 십 박스를 배경으로 했다. 농심은 이와 함께 "양 선수가 너구리 라면을 먹으면 한 번에 두개씩은 꼭 먹는다"며 "양이 크고 먹기도 좋아하고, 너구리 라면을 너무 좋아한다"는 제품 홍보 글을 양 선수 어머니의 멘트로 자세히 소개했다.
이 글은 특히 올림픽 메달리스트에게 순수한 배려 차원에서 라면을 제공하겠다던 농심의 의도와는 상반되는 것이다. 농심은 문제의 사진이 인터넷에 급속히 확산되자 "양 선수 어머니에게 라면을 제공한 것은 마을 축하잔치를 할 수 있도록 돕자는 차원이었다"고 해명했다.
농심이 양 선수를 활용한 홍보성 글을 올리자 네티즌들 사이에 또다시 논란이 번지고 있다. 특히 자사 제품을 배경으로 한 사진을 적나라한 제품 홍보 글과 함께 올린 데 대한 비난이 많다.
한 네티즌은 "공식 블로그에 떡하니 사진까지 찍어 보내는 건 심하다"며 "이런 업체 제품을 지금까지 사먹고 있는 내가 한심하다"고 밝혔다. 또 다른 네티즌은 "정말 얄팍한 상술의 전형"이라며 "당분간 농심제품을 이용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일부 네티즌은 "라면 100그릇을 끓여서 나눠 먹고 마을 잔치를 합니까"라며 비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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