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애플 세기의 소송전, 해외언론 이목 집중

머니투데이 최종일 기자 | 2012.08.09 17:17
삼성전자와 애플의 소송전에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를 반영하듯 해외 주요 언론들은 한국을 비롯해 미국과 독일 등 여러 국가에서 벌어지고 있는 디자인 특허 소송의 진행 상황을 비중 있게 다루고 있다. 특히 몇몇 언론은 많은 분량을 할애하고 있어 이번 소송이 가진 중요성을 엿볼 수 있게 하고 있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9일자에서 이번 소송 결과로 시장은 삼성의 미래를 판단하려 할 것이라고 전했다. 블룸버그는 양사의 연결고리를 거론하며 소송 결과와 무관하게 애플이나 삼성이나 모두 등을 돌리지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향후 경쟁 구도가 삼파전이 될 것으로 예상하는 매체도 있다.

FT는 이날 5면 한면에 걸친 렉스칼럼 기사를 통해 삼성은 불과 2010년에 스마트폰 시장에서 반응을 얻기 시작한 후발 업체이지만 현재는 판매량에서 애플을 앞도하고 있으며, 정보통신(IT) 기업으로 매출에서 휴렛패커드(HP)와 히타치를 제치고 정상의 자리에 등극했다고 전했다.

삼성은 또 지난 2분기 순익이 45억달러로서 뉴욕증시 나스닥 상장 기업과 비교하면 애플에 이어 두번째라고 지적하며 이로 인해 찬사를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애플이 삼성을 상대로 디자인 특허 소송을 제기하며 동시에 악몽도 꾸고 있다고 덧붙였다.

FT는 "시장은 이번 소송을 놓고 삼성이 창의력을 바탕으로 애플을 위협하는 새로운 유형의 아시아 거인이 될지, 그렇지 않고 소니와 샤프, 파나소닉 등 첨단 기업에 잠시 등극했다가 서서히 지고 있는 일본 기업의 전철을 밟을지를 알고 싶어 한다"고 전했다.

FT는 그러면서 삼성은 애플과 모방자 중간쯤에 위치할 것이라고 자체 진단했다. 삼성이 얼리어답터(early adopter)로서 발빠른 혁신기업이지만 (시장판도를 바꾸는) 퍼스트 무버(first mover)는 아니라는 것이다.

FT는 그러면서도 소송과 관련해 삼성과 애플의 상호 의존 관계를 쉽게 끊지 못할 것이라고 전했다. 레티나 디스플레이와 반도체 칩 등을 포함해 아이폰과 아이패드에 들어가는 부품 중 약 25%는 삼성이 공급하기 때문이다. 또 애플은 삼성의 최대 고객사이기도 하다.


전날 블룸버그통신도 비슷한 내용을 자세히 전달했다. 애플과 삼성이 미국 법정에서 사활을 걸고 특허전쟁을 벌이고 있지만 소송 승패와 상관없이 양사의 관계는 더욱 깊어질 전망이라는 것이다. 실제 아이폰의 20%는 삼성 기술로 만들어지고, 삼성전자 매출의 약 9%가 애플로부터 나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애플은 2007년 아이폰을 처음 출시할 때부터 삼성에 아이폰 제조에 필요한 특화된 프로세서 생산을 맡겼고, 삼성이 모바일 기기 경쟁자로 부상하자 그것이 큰 실수라는 점을 깨달았지만 돌이킬 수 없는 강을 건넜다는 것이다.

애플은 대만 업체 TSMC로 반도체 공급선을 바꿀 수 있지만 거래처를 바꾸면 프로세서를 처음부터 다시 설계해야 해 비용 부담이 커진다. TSMC를 제외한 다른 반도체사들 중에 유나이티드 마이크로일렉트로 닉스는 너무 작고, 글로벌 파운드리스는 생산기술에서 뒤쳐져 있다.

이런 상황에서도 애플이 삼성을 상대로 특허 전쟁을 벌인 이유는 삼성과 구글의 제휴가 애플을 위협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통신은 분석했다. 삼성은 구글의 안드로이드 운영체계(OS)를 바탕으로 스마트폰과 태블릿 PC 를 만들어 세계 최대 스마트폰 제조업체로 등극했기 때문이다.

한편 이날 CNBC는 삼성이 앞으로는 구글과도 경쟁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하며 스마트폰 블랙베리의 제조업체인 리서치 인 모션(RIM)을 인수하거나 RIM의 소프트웨어에 대해 라이센스를 얻어야 한다고 제프리즈의 기술주 애널리스트인 피터 미섹을 인용해 보도했다.

CNBC는 구글이 최근 최근 넥서스7 태블릿을 출시해 하드웨어 사업에 진출한 점과 휴대폰 제조업체인 모토롤라 모빌리티를 올해 초 인수한 점을 들어 삼성이 궁극적으로 구글과 경쟁하게 될 수밖에 없다는 징조들이 누적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삼성의 모바일 기기들은 현재 구글의 안드로이드 OS에서 구동된다.

베스트 클릭

  1. 1 유명 여성골퍼, 코치와 불륜…"침대 위 뽀뽀 영상도" 아내의 폭로
  2. 2 선우은숙 친언니 앞에서…"유영재, 속옷만 입고 다녔다" 왜?
  3. 3 '이혼' 최동석, 박지윤 저격?… "月 카드값 4500, 과소비 아니냐" 의미심장
  4. 4 60살에 관둬도 "먹고 살 걱정 없어요"…10년 더 일하는 일본, 비결은
  5. 5 "참담하고 부끄러워" 강형욱, 훈련사 복귀 소식…갑질 논란 한 달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