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벨]대기업대출 지속증가‥신한銀 1위

더벨 이승우 기자 | 2012.08.09 11:25

[은행경영분석 2012년2Q]②리스크관리 강화·분류기준 완화효과도…마진축소 우려

더벨|이 기사는 08월07일(08:00) 자본시장 미디어 '머니투데이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2분기 중소기업 대출을 줄인 시중은행들이 대기업 대출은 지속적으로 늘리고 있다.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자 우량한 대기업 자산을 늘리면서 리스크 관리를 강화한 것으로 해석된다. 감독당국의 규제와 부동산 경기 침체로 가계 대출에 적극적으로 나설 수 없고 리스크가 커지고 있는 중소기업 대출 역시 부담스럽다. 대기업 분류 기준 완화로 인한 풍선효과도 무시할 수 없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문제는 마진이다. 시중금리가 하락하고 있는 상황에서 대기업 대출은 안전하지만 수익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은행 전체의 실적 저하로 직결되고 있다.

더벨이 각 은행의 2분기 경영실적을 집계한 결과, 시중은행의 대기업 대출 잔액은 모두 늘어났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한창이던 2009년 주춤하다 이듬해부터 다시 증가세가 가팔라지고 있다.


시중은행 대기업대출 잔액(단위: 십억원)

주목되는 곳은 신한은행. 시중은행 순위로 따지면 3~4위권이었던 신한은행의 대기업 대출잔액은 올 2분기에 1위로 올라섰다. 18조3950억 원으로 기존 1위였던 우리은행(18조380억 원)을 넘어섰다. 전분기 대비 11%(18조7800억 원) 급증했다.

우량 대기업 위주로 리스크 관리를 한 것이 요인이다. 특히 전자업종을 포함한 제조업체의 시설 투자 자금을 크게 늘린 것으로 파악됐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지난해 모 전자회사의 시설 투자금 지원 등으로 대기업 여신이 늘어난 것으로 안다"며 "향후에도 시설자금 중심으로 여신을 지원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기업 분류 완화로 인한 풍선 효과도 상당했던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3개년 평균매출액이 1500억 원을 넘는 중소기업이 대기업으로 재분류되면서, 지난해 하반기 이후 자연스럽게 대기업 여신 잔액도 늘어난 것. 신한은행은 작년 하반기 1조 원대, 올해 상반기 2조 원대 정도가 이 같은 효과로 인해 늘어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외환은행의 대기업 대출 증가세도 완연하다. 중소기업 대출이 줄어들고 있는 것과 상반된다. 지난 분기 9조5720억 원에서 이번 분기 11조3390억 원으로 10조 원을 넘어섰다.

외환은행 관계자는 "대기업 분류 기준 완화 효과와 더불어 우량 기업 위주로 리스크 관리를 한 결과인 듯 하다"고 말했다.


우리은행의 대기업 대출 잔액은 17조7630억 원에서 18조380억 원, 국민은행은 16조8420억 원에서 17조1020억 원으로 완연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은행들은 하반기에도 대기업 대출에 대해 '자연스러운 증가'를 강조한다. 업종별로 보면 조선과 건설업에 대해 여전히 조심스러운 가운데 전자 업종에 대해서는 나쁘지 않은 시각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조선과 건설, 그리고 이와 연관된 철강 산업에 대해서는 여전히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고 전자업종에 대해서는 자연스러운 여신 성장이 이뤄지지 않을까 싶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업종에 대한 스탠스도 중요하지만 같은 업종 내 부채비율이 높은 기업의 감내 정도는 더 클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기업 대출 확대는 리스크 관리 측면에서 훌륭하지만 수익 측면에서는 반길 일만은 아니다. 중소기업 대비 대기업의 여신 금리가 훨씬 낮기 때문이다. 시장금리의 양극화 현상은 더욱 심화되고 있다.

우량과 중견 기업 간의 조달 금리 수준을 간접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시장금리를 살펴보면 이를 알 수 있다. 최근 3년 만기 AA- 등급 회사채 금리는 3%대인 반면, BBB- 급 회사채는 9%대를 기록하고 있다. BBB급에도 포함되지 않는 중소기업의 경우 두 자릿수 여신금리도 불가피한 것이다.

이로 인해 2분기 은행들의 순익이 크게 줄었다. 특히 수익성을 나타내는 순이자마진(NIM)이 크게 하락했다. 대기업 대출을 가장 늘린 신한은행의 2분기 NIM은 2.02%로 시중은행 중 최저 수준이다. 전분기 2.09%에서 하락했다. 우리은행은 2.54%에서 2.47%, 국민은행 2.27%에서 2.23%, 외환은행은 2.48%에서 2.43%로 하락했다. 하나은행만 1.72%에서 1.79%로 올랐다.

한편 대기업 대출 연체율은 우리은행을 제외하고 1%대 미만으로 안정적이다. 여신 지원 기업 중 워크아웃과 법정관리 기업이 늘어나면서 우리은행의 대기업 대출 연체율은 지난 분기 1.16%에서 올 2분기 2.23%로 급등했다.


시중은행 대기업대출 연체율 추이(단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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