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 긁혀 블랙박스 보고 '분노 폭발' 왜?... "해상도가"

머니위크 지영호 기자 | 2012.08.12 09:51

[머니위크] 갈길 바쁜 의무장착…해상도 낮은 불량품, 애물단지 될 수도

'변호사보다 더 믿음직한 내 편'이라는 평가를 받는 제품이 있다. 증명하기 쉽지 않은 도로상 사고의 강력한 증거가 되고 있는 블랙박스에 대한 세간의 평가가 그렇다. 수백만원에 이르는 변호사 수임료에 비해 훨씬 싸면서 운전자의 상황을 가장 잘 대변해주는 물건이다.

운전 영상이 고스란히 저장돼 사고가 발생할 경우 증거력이 높다는 점은 블랙박스의 가장 큰 매력이다. 도로교통사고 발생 시 억지주장을 하는 상대를 '블랙박스가 있다'는 말 한마디로 제압할 만큼 파괴력이 크다.

자신의 운전 영상이 저장되는 만큼 스스로 교통법규를 준수하고 안전운전을 하는 좋은 운전습관을 기르기에도 안성맞춤이다. 블랙박스 보유 차량에 일부 보험사가 보험료를 할인해 줄 정도다.

실제로 지난 2006년 교통안전공단에서 사업용 차량에 '디지털 운행기록장치'를 장착, 시범 운영한 결과 사망사고 건수는 48%, 교통사고 지수는 23% 감소한다는 결과가 나왔다. 차량용 블랙박스가 교통사고 예방에 도움이 된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증명한 셈이다.



◆해마다 2배씩 성장, 사업용 차량에 적용 확대

블랙박스시장이 급성장한 것은 지난해부터다. 시장 규모가 2배 이상 성장하면서 누적 보급대수가 100만대까지 확대됐다. 업계에서는 올해 역시 지난해와 비슷한 성장세를 예상하고 있다. 누적 보급대수 200만대, 시장 규모는 2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업계는 관측하고 있다.

현재 차량용 블랙박스 제조사는 약 130여곳. 이곳에서 300여개 이상의 제품을 출시하는 등 과열경쟁 양상마저 보이고 있다. 앞으로의 시장 확대가 눈에 보이는 터라 선점 경쟁이 치열한 상황이다. 현재 국내 전체 차량 보급대수 1840만대 중 블랙박스가 탑재된 차량은 불과 5.5%다.

현재 우리나라는 국토해양부가 지난 2009년 말 사업용 차량에 대해 2013년까지 단계적으로 디지털 운행기록장치 장착을 의무화하는 교통안전법을 개정해 시행하고 있다. 서울, 부산, 경기 등 대다수 지자체에서 사업용 차량 중 택시에 한해 차량용 블랙박스 설치비용을 지원하고 있으며, 버스의 경우 일부 지자체에서 버스 내·외부에 CCTV를 설치해 차량용 블랙박스와 같은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다만 일반 차량에 대한 블랙박스 장착 의무화는 시일이 걸릴 듯하다. 현재 차량 출고 시 블랙박스 장착 의무화 내용을 담은 교통안전법 개정안이 국회에서 법안만 발의된 상태다.



 
◆구매 제대로 하려면

직장인 홍근우씨(38)는 중국산 저가 블랙박스를 구입했다가 후회를 했다. 범죄현장을 기록해야 할 블랙박스의 해상도가 기대 이하였기 때문이다. 주차장에 세워둔 차를 누군가가 긁었는데 야간이어서 번호판 식별이 불가능했던 것. 분명히 '야간+고화질'이라는 홍보내용을 확인하고 구입했음에도 실제론 전혀 도움이 되지 않았다.

홍씨는 "돈 몇푼 아끼려다 정작 필요할 때 무용지물인 애물단지를 산 꼴"이라며 "꼼꼼히 알아보지 않고 사면 이중으로 돈이 들 수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난립하는 블랙박스 제품 사이에서 나름대로 원칙을 세우면 피해를 막을 수 있다고 설명한다. 우선 해상도 선택을 해야 한다. 블랙박스 영상 이미지가 얼마나 선명한가를 표현하는 말로 일반적으로 VGA급, HD급 같은 단위로 표현된다. 화질이 고해상도일수록 많은 양의 메모리가 필요하다. 주변 차량의 번호판 인식, 범인의 얼굴 인식을 명확하게 하기 위해서는 HD급이나 FHD급을 고려할 만하다.

블랙박스 제품설명에 포함된 채널수도 파악해야 한다. 채널은 블랙박스에 연결된 카메라 수를 의미한다. 전방 녹화만 지원하는 1채널 제품이 일반적이며, 후방 카메라 연결이 되는 2채널부터 4채널까지 있다. 또 영상 데이터 및 사고 시 정확한 위치, 속도, 경로 등의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GPS 기능 지원 여부도 따져볼 필요가 있다. 기본 장착된 내장형 제품과 별도의 GPS가 연결되는 외장형 제품으로 구별된다. 이밖에 영상을 보여주는 초당 정지화면의 수인 프레임수는 1초에 25프레임 이상을 권장하고 있다.

확실한 AS가 보장된 제조사 제품을 구매하는 것도 방법이다. 권현웅 팅크웨어 과장은 "중국산 저가 제품이나 아직 안정화가 되지 않은 제품은 사고 발생 시 영상이 저장되지 않기도 한다"며 "확실한 AS 구조를 가지고 있는 업체라면 이 같은 상황을 문제없이 해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242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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