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하락했는데 내 ELS 괜찮을까요"

머니투데이 신수영 기자 | 2012.08.05 16:00

[머니가족의 좌충우돌 재테크]'원금보장 안되지만 내려도 얼마 이상이면 수익..'게임의 룰' 알아야

편집자주 | 머니가족은 50대초반의 나머니 씨 가족이 일상생활에서 좌충우돌 겪을 수 있는 경제이야기를 알기 쉽게 전하기 위해 탄생한 캐릭터입니다. 머니가족은 50대 가장 나머니씨(53세)와 알뜰주부 대표격인 아내 오알뜰 씨(50세), 20대 직장인 장녀 나신상 씨(28세), 대학생인 아들 나정보 씨(25세)입니다. 그리고 나씨의 어머니 엄청나 씨(76세)와 미혼인 막내 동생 나신용 씨(39세)도 함께 삽니다. 머니가족은 급변하는 금융시장에서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에피소드를 중심으로 올바른 상식을 전해주는 것은 물론 재테크방법, 주의사항 등 재미있는 금융생활을 여러분과 함께 할 것입니다

"아휴, 이거 참 괜찮을지 모르겠네." 저녁을 먹는 신상 씨의 얼굴에 근심이 가득하다. "무슨 일이야?" 삼촌인 신용 씨의 질문에 "삼촌 나 있잖아, 얼마 전에 ELS(주가연계증권)에 가입했는데, 요즘 주가가 자꾸 떨어지고 있어서…. 괜찮을까?" 신상 씨가 고민거리를 털어놨다.
"1 년 쯤 전에 들었는데, 그 전에 들었던 건 3개월 만에 수익이 나서 통장에 들어왔거든. 그런데 이번에는 1년이 넘도록 아무 소식이 없어. 아는 사람이 예금금리가 너무 낮다고 그걸 추천해주면서 10% 수익을 낼 수 있다고 그랬는데…. 매달 초에 문자로 수익률 안내가 오는데 이번 달엔 10%나 하락했다고 하잖아요."

◇ELS, ELF 게임의 룰을 알아야한다=ELS(주가지수연계증권 : Equity Linked Securities)는 특정종목이나 지수 등과 연계해 미리 정해놓은 조건이 맞으면 수익이 나는 파생상품이다. 증권사가 발행하는데 원금을 채권 등 안전자산에 주로 투자하고 자산의 일부를 주가지수나 주식관련 상품에 투자해 수익을 낸다. 보통 조건이 충족될 경우 연 10~20%의 수익을 돌려주는 것으로 설계돼 판매된다.

ELF(주가지수연계펀드 : Equity Linked Fund)는 ELS가 포함된 펀드로 은행에서 판매한다. ELS와 구조는 거의 비슷하다. 은행에서 준 투자설명서를 보면 펀드 명칭에 'ELS-파생형'이라고 돼 있다.

이들 ELS와 ELF의 특징은 '오르면 벌고 내리면 손해를 보는' 구조가 아니라는 것이다. 게임처럼 일정한 룰이 있어 이에 따라 수익이 나거나 손해를 본다. 이를 위해선 '기초자산'을 먼저 이해해야 한다.

기초자산은 게임으로 치면 주인공에 해당한다. 이들의 활약이 게임의 승패(얼마나 수익이 나느냐)를 좌우한다. 신상 씨가 가입한 ELS의 경우 코스피 200지수와 홍콩H지수(HSCEI)가 기초자산이다. 게임의 룰은 이렇다. 가입 시점의 기초자산을 100으로 두고 6개월 뒤에 95% 아래로 떨어지지 않았다면 연 10.7%에 해당하는 수익을 준다.

이 때 기준은 두 주인공 중 더 많이 떨어진 것이다. 예컨대 코스피200이 30%가 올랐더라도 홍콩H지수가 95% 아래로 떨어졌다면 신상 씨는 다시 6개월을 기다려야 한다.

◇길어질수록 완화되는 룰…'스텝다운'= 신상 씨의 ELS가 가입 일 년이 지나도록 '아무 소식'이 없었던 이유는 그동안 코스피200은 13%, 홍콩H지수는 22% 하락하면서 매 6개월마다 오는 상환기회(95%)를 두 차례 놓쳤기 때문이다.

아직 희망은 있다. ELS는 시간이 갈수록 룰이 완화된다. 1년 반째와 2년째에는 기준이 90%, 2년 반째에는 85%로 낮아지고 마지막 3년째(만기 상환일)에는 둘 다 60% 이상만 유지하면 약속한 수익률(연 10.70%, 세전)을 받는다. 이를 '스텝다운'이라고 한다.


이때의 수익률은 '연' 단위다. 6개월 만에 조기상환 되면 그 절반인 5.35%의 수익률이 적용된다. 대신 2년을 기다리면 21.40%, 3년을 기다리면 32.10%의 수익률이 주어진다.

대부분의 ELS는 원금보장(원금보전추구)이 되지 않는다. 신상 씨의 경우 3년 뒤 코스피200과 홍콩H지수 중 하나라도 60% 아래로 내려간다면 더 많이 하락한 것을 기준으로 투자금을 받아간다.

◇주가 하락했는데 내 ELS 괜찮을까= 최근 들어 신상 씨처럼 상환이 지연되는 ELS, ELF가 늘어나고 있다. 코스피가 2000선을 돌파했던 지난해 상반기 '설마 반토막은 안 날 것'이란 생각에 ELS에 가입한 이들이다. 이후 유로존 위기 등으로 국내외 증시가 모두 성적이 좋지 않으며 일부 증권사 등에서 판매한 만기 1년 ELS는 손실이 나기도 했다고 업계는 전했다.

전문가들은 다만 너무 조급할 필요는 없다고 조언했다. 양재혁 외환은행 영업부 WM센터 팀장은 "최근 조기상환이 되지 않아 1년, 1년 반씩 넘어가는 ELS가 나왔다"며 "그러나 손실이 나는 50~60%까지는 아직 여유가 있고, 장기로 갈수록 수익률도 올라가므로 기다리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ELS는 코스피200 등 지수 뿐 아니라 다양한 것들을 기초자산(주인공)으로 할 수 있다. 삼성전자나 현대차 등 개별종목을 주인공으로 한 ELS도 많은데 이들은 지수형 ELS보다 더 위험하다. 변동성이 커서다. 다만 변동성이 큰 만큼 증권사가 수익을 낼 기회도 크므로 더 높은 수익률이 제시된다. 종목형 ELS는 공격적인 투자자에게 더 적합하다는 얘기다.

최근에는 매달 일정 수익을 '이자처럼' 받아가는 월이자 지급형 ELS도 주목을 받고 있다. 조기 상환되면 원금을 돌려주고, 만기상환일에 원금 손실이 나더라도 그동안 이자를 받은 게 있어 손해가 덜하다. 양 차장은 "매달 이자를 받아갔으므로 손실율이 기존의 만기지급식보다 줄어든다"며 "종합과세가 걱정되면서 위험회피를 원하고, 매달 생활비를 받길 원하는 이를 위한 상품"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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