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벨]증권사 CP·회사채 발행 '열풍'

더벨 황철 기자 | 2012.07.30 06:10

콜규제 여파로 CP 잔액 4조원 돌파…무보증 사채 확산

더벨|이 기사는 07월23일(11:54) 자본시장 미디어 '머니투데이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이달부터 본격 시행되는 콜차입 규제를 전후해 증권사들이 기업어음 및 회사채를 대거 발행하고 있다. 증권사가 발행한 기업어음(CP) 잔액은 5월 이후 1조 원 이상 증가하며 사상 처음 4조 원을 돌파했다.

좀처럼 구경하기 어려운 증권사의 일반회사채 발행도 줄을 잇고 있다. 올 들어 5개 증권사가 6500억 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했고, 발행이 확정됐거나 검토 중인 물량도 수천억 원에 달한다.

증권사들은 지난 1년간의 유예기간 종료와 함께 이달부터 콜차입 평균 잔액을 자기자본의 25% 이하로 맞추어야 한다. 초단기 자금인 콜을 무분별하게 사용함으로써 지난 2008년 금융위기 당시 일부 증권사가 유동성 위기에 몰리는 등 부작용이 심각했던 것에 대한 조치다.

대표적 단기조달인 콜머니를 대체하는 만큼 적기조달 방안을 강구하는 데도 신경을 쓰고 있다. 무엇보다 번거로운 수요예측을 피하기 위해 애쓴 흔적이 역력하다. 대표주관사와 인수단을 선정하지 않고 직접 공모 방식을 택하는 증권사가 늘었다. 우리투자증권은 무보증 사채 일괄신고 대열에 동참하기도 했다. 수요예측 없이 금리를 결정하고 청약에 돌입할 수 있다는 이점을 살리기 위한 결정이다.

◇ 5월 이후에만 CP 잔액 1조 이상 UP

콜 차입 규제의 풍선 효과는 기업어음 시장에서 먼저 나타나고 있다. 현재 증권사가 발행한 CP 잔액은 4조1560억 원(ABCP 제외)을 나타내고 있다. 역대 최대 규모로 지난해 5월30일 '유동성리스크 관리 모범규준'을 개정한 지 1년여 만에 두배 가까이 잔액이 늘었다. 당시 증권사 CP 잔액은 2조4503억 원을 나타냈다.



콜 차입 유예기간 종료를 앞둔 5월말 이후 다시 한 차례 CP 발행이 급증했다. 분기 또는 반기 결산이면 부채관리를 하던 예년과 달리 5월 이후 3개월 연속 가파른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증권사 CP는 콜차입 규제가 본격 논의되던 지난해 초부터 늘기 시작해 9월에는 3조7128억 원으로 고점을 찍었다. 이후 올 4월까지 3조 원 안팎을 유지해 왔다.

사별로는 우리투자증권 5000억 원, 한화증권 4100억 원, 메리츠종합금융증권 3800억 원, 신한금융투자 3500억 원으로 잔액이 많았다. 대신증권(3400억 원), SK증권(2600억 원), KTB투자증권(2500억 원)도 만만찮게 CP를 찍었다.

우리투자증권은 작년부터 가장 적극적으로 CP 시장을 찾은 증권사다. 지난해 7월말에는 6550억 원까지 잔액이 늘었었다. 그러나 올해 3월 이후 2000억 원~3000억 원 정도의 잔액을 유지하다 7월 들어 발행량을 크게 늘렸다. 우리투자증권의 3월말 자기자본은 3조4555억 원을 나타내고 있다. 콜머니 평잔은 8167억 원으로 규제 기준선에 살짝 못 미치는 자기자본 대비 24% 가량을 나타내고 있다.




우리투자증권은 4월 2500억 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해 콜 머니 상환 등에 사용했다. 7월3일에는 올해 말까지 2500억 원의 무보증 사채를 더 찍겠다며 업계 최초로 일괄신고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일괄신고 금액이 사실상 최소 발행예정금액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회사채 시장에서의 조달액은 더욱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 회사채 수요예측 피하기, 직접공모에 일관신고까지

메리츠종합금융증권도 CP, 회사채 등 시장성 조달에 가장 적극적인 곳 중 하나다. CP 미상환 잔량만 3800억 원 어치를 갖고 있고 6월에는 채권시장에서도 1000억 원을 조달했다. 당시 후순위사채 용도를 콜 머니 등 단기차입금 상환으로 밝힌 바 있다.

월말 메리츠종합금융증권의 자기자본은 67699억 원을 나타내고 있다. 콜 머니 평잔은 2311억 원으로 자기자본의 34%에 달한다. 이달부터 620억 원 가량을 줄여 1692억 원 이하를 유지해야 한다.

메리츠종합금융증권은 6월 회사채 발행 과정에서 직접 공모 방식으로 투자자를 모아 주목받기도 했다. 수요예측을 피해 금리 결정의 번거로움을 덜고 조달 기간을 단축하기 위해서다.


교보증권, 한국투자증권 등도 비슷한 선례를 남겼다. 교보증권은 6월5일 후순위사채로 1000억 원을 조달하며 직접 공모 방식을 택했다. 수요예측 의무화 이후 첫 시도였다. 한국투자증권도 7월17일 1400억 원의 공모채를 발행하며 직접 투자자 모집에 나섰다. 이들 증권사의 CP 잔액은 500억 원, 300억 원으로 상대적으로 크지 않았다.

대신증권은 3월2일 무보증 공모채 600억 원 어치를 발행했다. 올해 증권사가 발행한 첫 무보증 사채다. 7월27일에도 공모채로 1000억 원을 추가 조달할 계획이다. 대신증권은 기업어음 잔량도 3400억 원 어치를 보유하고 있다.

올해 증권사 무보증 공모채 발행 규모는 6500억 원을 나타내고 있다. 7월27일 나올 대신증권 공모채 1000억 원과 우리투자증권 일괄신고 예정채권까지 합하면 조만간 1조 원에 육박하는 물량이 시장에 나올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도 증권업계 자금수요가 커 회사채·CP 등 시장성 조달은 더욱 확산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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