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국채금리 또 최고치…구제금융설 고조

머니투데이 권다희 기자 | 2012.07.25 03:03

10년물 금리 7.6%까지 올라…시장 '이미 지속불가능한 수준' 우려

지방정부들의 재정위기로 시장의 우려를 자아내고 있는 스페인의 국채 금리가 또 사상 최고로 상승하며 스페인 정부가 전면적 구제 금융을 요청할 것이란 전망이 고조되고 있다.

24일(현지시간) 스페인 국채금리는 전일대비 12.3bp 상승한 7.621%를 기록하며 유로존 사상 최고치를 또 경신했다. 이탈리아 10년 만기 국채 금리도 전일대비 25.9bp 오른 6.597%를 기록했으며 이탈리아 2년 만기 국채 금리는 6개월 만에 5%를 넘어섰다.

스페인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19일 이후 4일째 7%대를 기록 중이다. 24일에는 5년물이 10년물 금리보다 높아지는 금리 역전 현상이 벌어지기도 했다.

지난 주말 발렌시아 지방정부가 중앙정부에 자금지원을 공식적으로 요청한데 이어 6개 지방정부가 추가로 자금지원을 요청할 것이라는 보도가 뒤따른 영향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스페인의 자치 정부 17곳이 올해 하반기 갚아야 할 빚은 158억유로로 추산된다.

인베스텍 자산관리의 존 스탑포드 펀드매니저는 "스페인이 시장에 완전히 접근할 수 없는 수준에 근접했다"며 "이 정도 금리로 오랫동안 차입하는 것은 지속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앨런 빌데 베어링 자산운용 채권 대표는 "(이 정도의 채권 금리) 수준은 정책적 개입이 내려지기 전의 전조였다"고 말했다.

이날 스페인이 발행한 단기국채도 목표 이상인 30억5000만유로를 기록하긴 했지만 3개월물과 6개월물의 입찰금리가 각각 2.362%에서 2.434%로, 3.237%에서 3.691%로 높아졌다.

리차드 맥과이어 라보뱅크 채권 투자전략가는 "단기 채권 금리가 2011년 11월 고점보다는 낮지만 장기적으로 스페인 금리는 이미 지속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국채금리가 연일 상승하자 스페인이 추가 구제 금융을 요청할 것이란 보도도 이어졌다.

스페인 신문 엘 이코노미스타는 24일 스페인 정부가 오는 10월 만기 도래하는 부채 280억유로를 상환하기 위해 지난 20일 승인된 1000억유로 규모의 은행 구제금융 외의 재정 지원을 바라고 있다고 전했다.


신문은 익명의 정부 관계자를 인용, 추가 지원이 '한정된 국제 구제금융' 형태로 이뤄질 것이라며 전면적인 구제금융은 지나치게 비용이 많이 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같은 날 스페인 신문 엘 콘피덴샬은 스페인 정부가 전면적 구제금융 요청을 포함해 유로존을 떠나는 방안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마리아노 라호이 총리의 측근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와 관련 전문가들은 유럽중앙은행(ECB)이 채권 매입으로 스페인 국채금리를 진정시켜 주길 기대하고 있다.

앙헬 구리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사무총장은 24일 블룸버그 TV와의 인터뷰에서 ECB가 스페인 국채를 다량 매입한다면 스페인이 전면적 구제 금융을 받지 않아도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구리아 사무총장은 "ECB가 채권금리 안정화를 위해 (채권매입) 프로그램을 더 단호하고 큰 규모로 재개해야 한다"며 "스페인이나 이탈리아가 7.5%의 금리를 지불해야 할 이유가 없으며 발행시장에서 매입을 못한다면 유통시장에서 (특수목적) 기구를 통해서라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ECB는 채권매입 관련해 여전히 모호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는 지난 주말 프랑스 르몽드와의 인터뷰에서 "ECB가 유로존 경제를 지원하는 데는 어떤 금기도 없다"고 밝혔으나 "ECB의 정책 목표는 국가들의 금융문제를 푸는 게 아니"라고 강조하며 신중한 모습을 유지했다.

ECB는 2010년부터 2115억 유로의 역내 주변국 채권을 매입해오다 지난 2월 채권 매입을 중단했다. 일부 ECB 위원들이 채권매입에 반대했기 때문이다. 반대 측 위원들은 주로 독일 위원들로 채권매입이 실질적인 개별 국에 대한 재정지원 역할을 해 ECB 설립 조약에 위배 된다고 주장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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