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벨]카페베네의 자전거 페달 밟기

더벨 박창현 기자 | 2012.07.24 11:13

[thebell note]

더벨|이 기사는 07월20일(07:35) 자본시장 미디어 '머니투데이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자전거는 페달을 밟지 않으면 넘어지게 된다. 앞으로 전진하기 위해서는 쉼없이 페달을 굴려야만 한다. 지금 카페베네의 모습이 딱 그러하다.

카페베네는 2008년 5월 직영 1호점을 오픈한 이후, 올해 1분기까지 점포수를 765개까지 늘렸다. 국내 1위 커피 프랜차이즈 브랜드라는 수식어가 이제 어색하지 않을 정도다.

하지만 카페베네는 이제 정상 궤도에 오른 커피 사업을 뒤로 하고 신규 사업 확장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패밀리 레스토랑 '블랙스미스'를 론칭한데 이어 올해는 뷰티·헬스용품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회사를 세운지 불과 5년 만에 카페베네는 3가지 전혀 다른 프랜차이즈 사업을 하는 회사가 됐다.

카페베네의 공격적인 사업확장은 프랜차이즈 사업의 구조적 한계에 기인한다. 특정 상품에 대한 국내 수요는 한정돼 있기 때문에 해당 프랜차이즈 회사는 결국 성장 정체라는 벽에 부딪힐 수 밖에 없다. 결국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신규 사업 진출이 불가피하다.

실제 카페베네는 올해 1분기 충격적인 경영 성적표를 받았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 80% 이상 급감한 것이다. 수익성이 높은 프랜차이즈 부문의 총이익 크게 줄어든 것이 실적 악화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신규 가맹점으로부터 받은 인테리어 공사비와 로얄티, 개시 지급금 등은 바로 프랜차이즈 사업부문 매출로 잡힌다. 특히 프랜차이즈 사업부문 전체 매출에서 인테리어 공사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90%가 넘는다. 신규 점포를 계속 열면 수익성이 좋아지는 구조다. 지난해에는 가맹점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면서 실적도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올해 가맹점 증가 속도가 둔화되면서 수익성이 크게 악화된 것으로 분석된다.


성장 정체를 타파하기 위해 카페베네가 꺼내든 카드가 바로 신규 프랜차이즈 사업 진출이다. 다른 프랜차이즈로 영역을 넓히면 신규 가맹점들을 늘릴 수 있기 때문이다. 기업공개(IPO)를 꿈꾸는 카페베네에게 실적 관리는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 더욱이 카페베네 최고 경영진은 경험을 통해 신규 가맹점 확보가 성장 모멘텀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카페베네에게 사업 확장은 자전거의 페달을 굴리는 일과 같다. 쓰러지지 않기 위한 생존 전략이다.

물론 잠시 쉴 기회도 있었다. 하지만 커피 프랜차이즈만으로 만족하지 못했다. 내실보다는 성장 전략을 택했다. 브레이크 대신 더 많은 페달이 달린 자전거로 갈아탄 셈이다. 급격한 확장에 따른 피로감과 대기업들의 견제 등 이제 넘어야할 산도 더 많아졌다. 카페베네의 확장 행보에 마냥 박수만 보낼 수 없는 이유다.

브레이크 없는 자전거를 탄 카페베네의 앞날이 궁금해진다. 가속도를 만끽하며 질주하고 있을지, 결국 제풀에 쓰러질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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