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끼 먹기, 1식 3찬' 완전연소 도전 이후…

머니투데이 김영권 작은경제연구소장 | 2012.07.23 12:15

[웰빙에세이]태우기 명상 : 음식·생각·감정을 완전연소 시키는 법

잘 타는 불은 남기는 게 없다. 신나게 타오르고 뜨겁게 발산한다. 그을음이 없다. 빛과 열은 하늘로 돌아간다. 한 줌의 재는 땅으로 돌아간다. 완전연소는 아름답게 불타고, 아름답게 사라지는 것이다.

나의 삶도 완전연소를 꿈꾼다. 그러려면 매순간 신나게 타오르고 뜨겁게 발산해야 한다. 스트레스를 남기지 말아야 한다. 마음속에 못다 탄 숯덩이를 널려 놓지 말아야 한다. 그을음에 현기증을 일으키고 주변을 어지럽히지 않아야 한다. 그것이 한 점 미련 없이 이 순간을 사는 것이리라. 아름답게 불타고, 아름답게 사라지는 것이리라.

어떻게 완전연소시킬까? 그 답을 궁리해보자. 사람은 에너지와 정보의 집합체다. 그러니 에너지와 정보를 잘 다뤄야 한다. 완전연소시켜야 한다.

◆음식 연소 : 몸에 쌓인 에너지 태우기

첫째, 음식 연소. 즉, 잘 먹고 잘 싸기. 몸에 쌓인 물질 에너지의 완전연소다. 우선 좋은 것을 먹어야 한다. 과식하지 말아야 한다. 그 다음에는 잘 소화시키고 시원하게 배설해야 한다. 숙변을 남기면 안 된다. 누구나 고심하듯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저마다 나름의 연소 방법이 있을 것이다.

내 나름의 방법은 '1일2식, 1식3찬'이다. 하루에 두 끼를 먹고, 한 끼 반찬을 3가지로 하는 것이다. 먼저 '삼식이' 말고 '두식이'가 된다. 식사는 늦은 아침과 이른 저녁에 한다. 2년째 하고 있는데 효과 만점이다. '두식이'가 되니 아침도 맛있고 저녁도 맛있다. '식사 때'가 아니라 '밥때'에 먹는 리듬이 된다. 밥 먹을 시간이 아니라 배고플 때 먹게 된다. 직장 다닐 때는 어렵지만 그만두고는 어려울 게 없다. 삼시세때를 챙겨 먹는 번거로움도 줄어든다. 반찬을 3가지로 줄이면 더욱 간편하다. 가짓수가 적으니 더 정성껏 준비해서 다 맛있게 먹을 수 있다. 때로 한두 가지가 늘어나면 보너스를 받은 기분이다. 그러나 다섯 가지를 넘으면 확실히 주의가 분산된다. 반찬을 가리고 남긴다. 차별이 일어난다.

몇 가지 방법이 더 있다. 체질에 맞는 음식 먹기, 여럿이 먹을 때 가장 천천히 먹기, 한번 먹은 다음 4시간 동안 군것질 하지 않기 등등. 중요한 것은 어떤 방법이든 몸 안에 쌓인 음식이 있을 때 그것을 알아차리고 의식적으로 태워버리는 것이다. 다 타기 전에는 더 먹지 않는 것이다.

체질에 맞는 음식 먹기는 오랜 습관인데 경험상 아주 중요하다. 좋은 음식이라도 누구에게나 똑같진 않다. 속이 찬 사람은 기운이 더운 음식이 좋고, 속이 뜨거운 사람은 기운의 찬 음식이 좋다. 나는 후자다. 그래서 소고기보다 돼지고기, 닭고기보다 오리고기가 좋다. 콩과 밀은 소화가 잘 안 된다. 인삼은 안 받고 보신탕 같은 보양식도 아니다. 대신 낙지는 좋다. 토마토, 감자, 메밀도 딱 맞는다. 각자 사상 체질에 따른 식단표를 보고 나는 어떤 음식이 맞고 어떤 게 안 맞는지 살펴보자. 어떤 것을 먹으면 소화가 잘되고 속이 편한지, 아침에 컨디션이 좋은지 각자 체험적으로 판단해야 한다.

◆생각 연소 : 마음에 걸린 생각 태우기

둘째, 생각 연소. 마음에 걸린 생각들을 털어낸다. 정보의 완전연소다. 마음에 걸린 생각이 내 마음대로 털어지진 않는다. 역시 나름의 방법들이 있을 것이다.
나는 단계적으로 한다. 일단은 그냥 둔다. 꺼림칙하지만 할 수 없다. 이것 역시 지나가리라고 믿는다. 웬만한 것은 정말 그냥 지나간다. 짧으면 몇 시간, 길어도 며칠이면 된다. 내가 안하면 남들이 알아서 한다. 그건 못 참는 사람들이 몫이다. 하지만 그냥 지나가지 않는 경우가 있다. 어떤 것은 마음에 자꾸 달라붙는다. 자꾸 생각이 난다. 두고두고 마음에 남아 나를 괴롭힌다. 이럴 때는 회피하지 말고 그 생각을 들여다본다. 제대로 생각을 한다.

우선 나를 괴롭히는 일을 구체적으로 집어낸다. 연관이 없는 다른 일은 개입시키지 않는다. 그 일이 나에게 얼마나 중요한지 따져본다. 정말 중요한가? 왜 중요한가? 너무 이기적인 것은 아닌가? 너무 소심한 것은 아닌가? 너무 부정적인 것은 아닌가? 너무 비관적인 것은 아닌가? 크게 봐서 사소한 문제라면 큰 쪽으로 보기로 한다. 너무 이기적이라면 상대방의 입장도 이해하기로 한다. 긍정과 부정, 낙관과 비관이 섞인 문제라면 긍정과 낙관 쪽을 택한다. 기왕이면 좋게 생각한다. 그래서 결론이 나면 생각을 마친다. 더 이상 생각하지 않는다.


사실 이보다 중요한 것은 생각 자체를 덜 하는 것이다. 단순해지는 것이다. 이런 저런 생각으로 머리가 복잡해지면 정보의 소화불능이 일어난다. 잡다한 정보들이 충돌해 버그가 생긴다. 불완전연소된 정보들이 머리를 어지럽힌다. 그러니 생각을 줄인다. 이것 역시 쉬운 일이 아니다. 우선 정보 폭식부터 삼간다. 신문도 덜 보고 뉴스도 덜 본다. 드라마도 덜 보고 광고도 덜 본다. 나와 상관없는 스토리에 정신 빼지 않는다. 몰라도 될 지식은 모르는 것으로 한다. 쓰레기 스팸 정보들이 내 의식을 흔들고, 잠재의식에 스며들지 않도록 한다.

잘 살펴보면 대부분의 생각은 가치가 없는 것이다. 지금 이 순간의 행복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는 것이다. 그것은 과거 아니면 미래에 연연하는 마음의 장난일 뿐이다. 그러므로 마음을 비우면 생각도 없다. 무심이면 무념이다. 이 무심의 경지로 가는 것이 명상이다. 생각을 끊고 마음을 넘어서는 것이 명상이다. 하루 30분 무심해지자. 한 점의 생각이 없는 무념이 되자. 쉽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이것도 단계적으로 한다.

우선 묵상을 한다. 한 가지 일만 곰곰이 생각한다. 다른 생각이 끼어들지 못하게 한다. 다른 생각이 끼어들면 그걸 알아차리고 원래 생각으로 되돌아간다. 집중하고 집중한다. 원래 생각에 초첨이 잡혀 흔들리지 않으면 이제 천천히 그 생각을 버린다. 일종의 '위빠사나 명상'인데 누구든 응용은 자유다. 나와 궁합이 가장 잘 맞는 것에 초점을 맞추면 된다. 생각 대신 호흡도 좋고 단전의 느낌도 좋다. 꽃도 좋고 달도 좋다. 물론 애인도 좋다. 그녀만 생각한다. 그이만 생각한다. 이건 너무 쉽다고? 하지만 마지막엔 나도, 그녀도, 그이도 모두 떨쳐야 한다. 아무도 없어야 한다.

◆감정 연소 : 마음에 쌓인 감정 태우기

셋째, 감정 연소. 마음에 쌓인 감정들을 털어낸다. 심리적 에너지의 완전 연소다. 마음에 감정이 쌓이면 내 안의 에너지가 탁해진다. 그것이 한이 되고 병이 되고 암이 된다. 그러니 마음속에 감정을 묵혀 두지 말자. 얼른 털어버리자. 물론 쉬운 일이 아니다. 그것은 생각을 털어내는 것보다 훨씬 어렵다. 생각은 정보의 덩어리지만 감정은 정보와 에너지가 결합된 마음의 덩어리기 때문이다. 각자 나름의 방법을 가다듬어 보자.

내 방법은 뿌리 캐기다. 화, 우울, 두려움, 섭섭함 등은 마음 밭을 망가뜨리는 잡초들이다. 뿌리째 뽑지 않으면 자꾸 올라온다. 짓눌러도 안 죽는다. 아차 하면 확 번진다. 어떤 감정이 올라오면 겉으로 드러난 부분만 문제 삼으면 안 된다. 무조건 숨기거나 억압해도 안 된다. 그것은 심리적 원인이 아니라 결과이기 때문이다. 화가 났다면 그 화에는 뿌리가 있다. 우울하다면 그 우울에는 발신지가 있다. 그러니 어떤 감정이 올라오면 그 감정으로부터 거슬러 내려가야 한다. 뿌리를 찾아가야 한다. 발신지 주소를 알아내야 한다. 감정 바로 아래에는 계기가 있다. 그것은 뿌리가 아니다. 그것은 도화선에 튄 작은 작은 불꽃일 뿐이다. 그 도화선을 따라 가야 뿌리가 있다. 진짜 폭탄이 있다.

뿌리가 깊으면 캐는 게 쉽지 않다. 그래도 길잡이가 있다. 나는 감정이 올라온 길을 조심조심 되짚어 간다. 의식의 불을 켜고 차근차근 마음 속 어둠을 밝혀간다. 아래로 내려갈수록 어둠이 깊다. 잔뿌리가 갈라져 이러저리 얽힌다. 길을 잃지 않으려면 정신 바짝 차려야 한다. 헷갈리면 다시 찾아야 한다. 길이 끊이면 되돌아와서 다른 길을 찾아야 한다. 오늘 못 다 찾으면 내일 또 찾아야 한다. 그 감정이 올라올 때마다 놓치지 말고 되짚어 가야 한다. 성실하고 집요해야 한다. 고질적인 뿌리일수록 의식의 불을 밝게, 오래 비춰야 한다. 감정의 뿌리에 빛을 비추면 감정은 시든다. 뿌리가 마르면 감정은 더 이상 솟아오르지 않는다. 그것은 순수한 심리적 에너지로 되돌아간다.

사랑의 감정에도 뿌리가 있다. 사랑이 고통스러운가? 그렇다면 뿌리를 찾아가라. 뿌리에 무엇이 숨어 있는가? 상대를 내 마음대로 차지하려는 욕망이 우선인가? 상대의 몸을 탐하는 욕정이 우선인가? 그렇다면 그 사랑은 주소가 잘못됐다. 뿌리를 잘못 내렸다. 그 욕망의 뿌리를 알아차려라. 그 뿌리에 의식의 빛을 비춰라. 그러면 그 뿌리는 더 이상 자라지 못한다. 오염된 뿌리로 가던 심리적 에너지는 다른 뿌리로 가서 순수한 사랑을 키운다.

완전연소는 하나도 남김없이 태우는 것이다. 지금 이 순간 속으로 온전히 녹아드는 것이다. 그래야 여한이 없다. 미련이 없다. 그것은 쉽지 않다. 그러니 태우는 연습을 하자. '태우기 명상'을 하자. 내 몸에, 내 마음에 태우지 못한 것이 있는가? 그것은 음식인가, 생각인가, 감정인가, 욕망인가? 그 전부인가? 그것은 얼마나 묵은 것인가? 어떤 것도 남기지 말고, 어떤 것도 묵히지 말자. 지금부터 하나하나 들춰내 다 태우자. 태우고 태워서 한 점 걸림이 없는 자유가 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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