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장 만난 증권사 사장들, "CD금리 관행인데···"

머니투데이 박희진, 김은령, 권화순 기자 | 2012.07.20 11:21

(상보)증권사 사장들 "공정위 조사까지 받아 어렵다"

20일 권혁세 금융감독원장과 증권업계 사장단 조찬 회동이 예상 시간 20분을 넘기고 끝이 났다.

증권사들의 CD(양도성예금증서) 금리 담합 의혹이 제기 된 데다 글로벌 위기로 주식거래가 급감하는 등 증권업계 환경이 어렵다보니 증권업계 사장들이 건의와 읍소가 잇따랐다.

권혁세 감독원장은 이날 금융융투자협회에서 열린 증권업계 사장단 조찬 모두발언을 통해 "위기상황이 상당기간 지속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리스크 관리에 만전을 기해달라"고 주문했다.

그는 그러면서도 "경영여건 악화로 일각에서는 인력감축 등 구조조정 이야기까지 나오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금융투자산업의 경쟁력은 전문인력 확보에 있는 만큼 넓은 시각에서 신중하게 접근해 달라"고 말했다.

한편으로는 국내외 증권사간의 인수합병(M&A)과 이머징마켓 진출도 적극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계열사 펀드 몰아주기, 위탁매매에 의존한 증권사 수익모델에 대해서는 쓴소리를 하기도 했다.

모두 발언이 끝난 뒤 비공개로 진행된 회의에서는 진지한 분위기 속에서 주로 증권업계 사장단의 건의가 쏟아졌다. 26명의 사장들이 모두 일일이 건의를 했으며, 감독원장은 주로 이야기를 들었다. 유럽 재정위기 이후 급감한 주식거래대금으로 증권업계 대부분이 실적이 크게 악화된 터라 읍소가 잇따른 것이다.

최근 공정위의 CD금리 담합의혹 조사에 대해서 증권사 사장들은 서운함을 감추지 않았다. 한 증권사 사장은 "지금까지 관행적으로 진행된 일인데 갑자기 다른 잣대를 들이대비 당혹스럽다"면서 "시장도 안 좋은데 조사까지 나와서 정말 어렵다"고 호소했다. 감독원장은 이에 대해 금융논리로 풀어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은 했으나 즉답을 피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른 증권사 사장은 "60%로 되어 있는 신용공여 한도를 풀어 달라"고 요청했다. "증권사에서 돈을 못 빌리니까 고개들이 캐피탈 등 다른 금융권역으로 가면서 풍선효과가 벌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치권에서 도입하려고 하는 파생상품 거래세에 대해선 읍소가 잇따랐다. 한 사장은 "파생상품 거래에는 현물거래도 따라 온다"면서 "거래세 도입으로 파생상품 시장이 죽으면 현물거래도 줄어들고, 결국 정부의 세수가 줄어드는 게 아니냐"고 지적했다.


이 밖에도 고객 예탁금 이용료를 업계 자율로 맡겨달라는 요청이 있었고, 은행연계증권계좌 수수료 인상 압박에 대해서도 건의했다. 외국계 증권사의 경우 전산 비용 절감을 위한 합리적인 규제가 필요하다는 지적을 했다.

자산운용업계에서는 펀드의 비과세혜택 확대를 건의했다. 한 운용사 사장은 "시장 회복이 오래 걸리다보니 고객의 기대수익률을 줄었다"면서 "대신 세제혜택 여부가 펀드 상품 경쟁력의 관건이 됐다"고 말했다.

다른 사장은 "채권형펀드의 경우 자전거래 규제를 전향적으로 봐달라"고 말했다. 채권시장이 상대적으로 환금성이 좋이 못하다보니 펀드에서 투자할 대 자전거래 위험이 높다는 이야기다.

이에 대해 권혁세 원장은 "개별적으로 발언할 사항은 아니고 일단 이야기를 듣고 개선할 부분이 있으면 금융위와 상의해서 적극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한편 권 원장은 조찬모임 뒤 기자들과 만나 CD금리 답합의혹에 대해서 "공정위 조사를 좀더 기다려 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공정위 조사결과 제고 개선할 부분이 있다면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권 원장은 "요새 부동산, 주식거래가 줄어들고 있고 어려움이 지속되고 있다"면서 "사장들이 주로 규제를 풀어달라는 요청이 많았다"고 말했다. 그는 "세금 얘기도 나왔고, 신용융자 콜차입 규제 완화 건의도 있었다. 새로 세금이 부과되는 부분도 없도록 해달라고 요청이 들어왔다"고 전했다.

이어 "오늘은 들으러 온 자리다. 업계에는 과도한 규제가 있었다고 한다면 금융위원회와 논의해서 개선할 수 있는 부분은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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