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주의자가 진보주의자보다 더 행복하다?

머니투데이 뉴욕=권성희 특파원  | 2012.07.20 14:30

[줄리아 투자노트]

미국기업연구소(AEI)의 아서 브룩스 회장이 최근 뉴욕타임스(NYT)에 흥미로운 글을 실었다. 보수주의자가 진보주의자보다 더 행복하다는 내용이었다. AEI가 미국의 대표적인 보수 성향 연구소라는 점은 감안하자.

일단 그는 2가지 여론조사 결과를 들었다. 우선 2006년 퓨 리서치 조사에 따르면 보수적인 공화당원은 47%가 "매우 행복하다"고 밝힌 반면 진보적인 민주당원은 28%만이 그렇다고 답했다. 2004년 미국 종합사회조사(GSS)에서도 보수적인 사람들은 44%가 "매우 행복하다"고 응답한 반면 진보적인 사람들 사이에서는 이 대답이 25%에 그쳤다.

브룩스는 보수주의자가 더 행복한 이유를 3가지로 추정했다. 첫째, 결혼이다. 브룩스가 2004년 GSS를 분석한 결과 보수적인 사람들의 결혼 비율은 53%로 진보적인 사람들의 비율 33%보다 높았다. 브룩스는 두 사람이 비슷한 연령대라면 결혼한 사람이 결혼하지 않은 사람보다 "매우 행복하다"고 대답할 확률이 18%포인트 더 높다고 설명했다.

둘째는 종교다. 사회자본 지역사회 지수(Social Capital Community Benchmark)에 따르면 보수주의자가 진보주의자보다 4 대 1의 비율로 종교가 있다는 대답이 많았다. 또 "매우 행복하다"는 대답은 종교를 가진 사람들이 43%로 종교가 없는 사람들 23%보다 거의 두 배 더 많았다. 교육 수준과 나이, 심지어 소득과 관계없이 종교가 있는 사람들이 종교가 없는 사람들보다 더 행복하다고 답했다.

브룩스는 결혼과 종교가 사람을 더 행복하게 하는지 알 수 없지만 결혼을 했고 아이가 있으며 종교가 있고 정치적으로 보수적인 사람들이 "매우 행복하다"고 답한 비율이 52%로 독신이고 아이가 없고 종교가 없으며 정치적으로 진보적인 사람(14%)에 비해 4배 가까이 높았다고 전했다.

셋째, 문제의 원인에 대한 분석이다. 뉴욕대학교의 심리학과 교수인 제이미 내피어와 존 조스트는 논문에서 "진보주의자들은 사회적 불평등을 이념적으로 합리화할 준비가 덜 되어 있어 보수주의자보다 덜 행복하게 느끼는 것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보수주의자들은 개인의 노력에 따라 환경을 바꿀 수 있다고 보는 반면 진보주의자들은 개인을 환경의 희생양으로 보는 경향이 강하다는 뜻이다. 즉, 보수주의자들은 문제를 일단 개인 내면에서 찾는 반면 진보주의자들은 환경이나 정부에서 찾는다.


실제로 시라큐스 대학이 2005년에 실시한 여론조사를 브룩스가 분석한 결과 "열등한 환경에서 출발했더라도 열심히 노력하고 인내하면 불이익을 극복할 수 있다는 주장에 보수주의자들은 90%가 동의한 반면 자유주의자들은 3분의 1 미만만 수긍했다.

이와 별도로 보수주의와 진보주의자에 관계없이 정치적 온건주의자보다 극단주의자가 더 행복하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 "매우 행복하다"는 대답이 극단적 보수주의자라고 대답한 사람은 48%, 극단적 진보주의자라고 밝힌 사람은 35%, 정치적 온건주의자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26%로 각각 나타났다.

브룩스는 이에 대해 정치적 극단주의자들은 옳고 그름에 대한 신념이 분명하기 때문일 것이라고 추측했다. 사람들은 불확실할 때보다 확실할 때 더 안전함을 느끼고 따라서 더 행복하다는 분석이다.

이러한 연구 결과는 정치적 성향에 관계없이 행복에 대해 다음 5가지를 알려준다. 사람은 의지할만한 사람이 있을 때(결혼), 보호해야 할 사람이 있을 때(아이), 정신적으로 믿음이 있을 때(종교), 옳고 그름에 대한 신념이 있고 그 신념을 추구할 때(정치적 극단주의자), 자신에게 집중할 때(모든 문제는 나로부터 시작된다) 더 행복해진다는 것이다.

이는 다시 3가지로 요약된다. 함께 하는 사람, 추구할만한 신념, 자기 내면에 대한 초점. 브룩스가 주장하는 것처럼 행복은 정치적 성향의 문제가 아니라 본질적으로 이 3가지의 문제다. 당신은 이 3가지의 기준에서 얼마나 행복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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