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 현대차 12년 묵혔더니..수익률 200%↑

머니투데이 박희진 기자 | 2012.07.17 17:12

현대重, 현대차 블록딜, 주당 22만원에 7047억 현금화

현대중공업이 12년간 묵혀둔 현대차 지분 매각으로 7000억원이 넘는 현금을 거머쥐게 됐다. 현대중공업은 지난 2000년 주당 1만원 안팎에 현대차 주식을 첫 매입했다. 이후 12년이 지난 현재 200%가 넘는 수익률을 올리게 됐다.

현대중공업은 현대차 주식을 2000년 12월 첫 취득했다. 첫 취득 규모는 약 78억원으로 주당 가격은 1만원 안팎이다. 현대중공업은 이후 2005년 5월, 2007년 10월 등 현대자동차 지분을 추가로 매수해 지분을 3.45%(760만3420주)까지 늘렸다. 당시 추가 매수 때 가격은 6~7만원대다. 현대중공업의 현대차 주식 평균 매수가격은 6만원대로 현 주가가 세배로 뛰어 오른 점을 감안할 때 수익률은 200%가 넘는 셈이다.

◇현대중, 7047억 '현금화'=현대중공업은 17일 보유중인 현대차 주식 320만3420주를 시간외 대량매매를 통해 매각했다. 주당 가격은 전날 종가(22만8500원) 대비 3.7% 할인된 주당 22만원으로 결정됐다.

앞서 진행된 대형 블록딜인 포스코의 SK텔레콤 블록딜과 KCC의 현대중공업 블록딜에 적용된 할인율 3.8%, 3.9%에 비해 낮은 수준이다. 이번 블록딜은 씨티글로벌마켓증권이 주관했다. 딜 관계자는 "프라이싱을 공격적으로 잡았는데 목표했던 수준에서 가격이 결정됐다"고 말했다.

이번 지분 매각은 현대중공업이 보유하고 있던 현대차 지분 3.45% 가운데 절반 가량인 1.45%를 매각하는 것으로 보유 지분은 2.0%로 줄어들게 된다. 매각금액은 7047억원이다.

증시 반응은 대체로 긍정적이다. 이날 현대중공업 주가는 전일대비 0.85%(2000원) 오른 23만8500원을 기록했다. 반면, 현대차는 22만3000원에 거래를 마쳐 전일대비 2.41%(5500원) 떨어졌다. 개장 초반 3.72%까지 떨어진 데 비하면 낙폭을 줄인 셈.

블록딜로 팔린 주식은 그날 바로 시장에서 매각되는 경우가 많고 특히 할인율이 높으면 차익거래 수요가 늘어나 주가 하락폭이 커진다. 하지만 현대차는 할인율이 높지 않았고 최근 주가가 역사적 최고가(27만500원)를 기록한 지난 5월 대비 18.2% 떨어진 상황인 만큼 곧바로 차익실현에 나서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고태봉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할인율이 높지 않아 이날 차익거래가 할 수 있는 기회가 없었고 2분기 실적 발표, 신차효과 등 호재를 앞두고 있어 바로 처분될 물량은 아닌 것 같다"며 "오버행(대량 대기매물) 이슈는 있지만 기간 조정을 거쳐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重, 현대차 투자 성적표 '굿~'=현대중공업은 현대차 지분 매각으로 쏠쏠한 수익률을 올렸다.

현대중공업은 현대차 주식을 2000년 12월 첫 취득했다. 첫 취득 규모는 약 78억원으로 주당 가격은 1만원 안팎이다. 현대중공업은 이후 2005년 5월, 2007년 10월 등 현대자동차 지분을 추가로 매수해 지분을 3.45%(760만3420주)까지 늘렸다.

현대중공업의 현대차 주식 매수 평균가는 6만원대로 현 주가가 세배로 뛰어 오른 점을 감안할 때 수익률은 200%가 넘는다.

현대중공업은 연내 현대오일뱅크 기업공개로 현금을 확보할 계획이었지만 증시 침체로 지난달 현대오일뱅크 상장을 무기한 연기키로 했다.

이후 7000억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에 나서는 등 단기 자금 확보에 나섰지만 업황까지 부진한 이중고에 자금 압박이 가중돼 12년간 묵혀 둔 '알짜' 현대차 보유 지분을 매각함으로써 자금 사정에 숨통이 트였다.

박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대규모 자금 조달은 지난해 대규모로 수주한 드릴십을 본격적으로 건조하면서 발생한 운전자금 부담을 완화시키기 위한 것"이라며 "죽은 자산의 현금화 측면에서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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