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급 260만원 30세女 "내년3월 결혼 못해" 왜?

머니위크 문혜원 기자 | 2012.07.18 10:13

[머니위크 커버]재테크 속풀이/ 결혼자금이 부족한데 어쩌나

올해로 서른이 된 직장인 이민주 씨는 남자친구와 내년 3월에 결혼하기로 약속했다. 하지만 최악의 경우 결혼을 미뤄야 할 수도 있어 요즘 걱정이 태산이다. 결혼자금이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결혼이 앞으로 11개월밖에 남지 않았지만 이씨가 직장생활 5년간 모은 돈은 2000만원 남짓. 문제는 결혼할 남자친구도 비슷하다는 점이다. 두사람이 가진 것을 털어봐야 5000만원에 불과하다. 두사람의 부모 역시 돈을 보태줄 형편이 되지 않는다.

그러다보니 신혼집을 구하기도 쉽지 않다. 현재 가진 돈으로는 방 한칸도 제대로 구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씨는 서울 변두리지역의 빌라에 전세(9000만원 내외)로 들어가는 것을 목표로 세웠다. 하지만 여전히 돈이 부족하다. 두사람이 가진 돈을 합쳐도 4000만원 이상을 추가로 빌려야 한다. 다행인 것은 남자친구가 회사를 통해 2%의 저리로 5000만원까지 대출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하지만 결혼식 비용과 혼수 구입 비용 등을 포함하면 추가 대출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씨는 "정말 결혼까지 미뤄야 하느냐"며 울상이다. <결혼과 동시에 부자되는 커플리치>의 저자 이천 희망재무설계 대표를 만나 이민주 씨의 재무상태를 진단해 봤다.



◆ 빚지지 않는 인생을 위해

"두사람의 월급은 결코 적지 않습니다. 문제는 씀씀이죠. 소비습관을 고치지 않으면 평생 빚지는 인생이 될 겁니다."

이천 대표의 말이다. 이민주 씨의 한달 월급은 세후 약 260만원. 남자친구도 비슷한 수준으로 두사람의 수입은 한달에 500만원 이상이 된다. 두사람이 크게 빚만 지지 않는다면 몇년 후에는 비교적 여유있게 생활할 수 있는 수준이다. 하지만 문제는 두사람의 지출이 크다는 점과 이 때문에 현재까지 모은 돈이 얼마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5년간 이씨가 2000만원밖에 모으지 못한 것은 대학입학 이후 줄곧 자취생활을 한 탓도 크다. 매달 월세와 생활비가 들어가기 때문이다.

이씨는 현재 목동의 한 오피스텔에서 거주하고 있다. 보증금이 3500만원에 월세가 50만원이다. 이씨가 모은 돈 중 1500만원은 보증금으로 묶여있고, 나머지 500만원은 CMA에 예치해 놨다. 보증금에 부족한 2000만원은 마이너스통장을 개설해 통용했다. 이 때문에 매달 13만원의 이자비용이 발생하고 있다.

즉 주거비에만 매달 63만원이 지출되는 셈이다. 하지만 이씨의 지출은 이를 제하고도 과한 부분이 있다. 이씨의 지출내역을 보면 매월 관리비를 포함한 생활비로 30만원, 의복 구입비와 식비로 100만원, 교통비 30만원, 휴대전화요금 15만원, 운동비용 30만원, 교회 십일조 26만원이다. 이렇게 해서 남는 돈은 31만원. 이도 자금계획을 세우지 않다 보니 어디에 사용됐는지 모를 정도로 뿔뿔이 흩어진다.

이천 대표는 "이대로 계속 지출을 통제하지 않으면 결국 예상보다 더 많은 빚을 지게 된다"며 "남자친구와 상의해서 지출을 최소한으로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지금처럼 똑같이 소비생활을 하면 내년 3월이 돼도 모으는 돈은 400만원에 불과할 것"이라며 "아예 지출을 하지 말라는 게 아니라 선택적 소비를 하면서 지출을 최소화하라는 얘기"라고 설명했다.

이와 같은 사례는 이민주 씨만의 특별한 경우가 아니다. 이씨처럼 월급이 충분해도 돈을 모으지 못하는 이들이 상당하다. 이천 대표는 "신용카드에 길들여져 있어서 돈이 없으면 신용카드를 긁으면 그만이라는 생각이 문제"라며 "가계부를 써서 자신의 소비습관을 돌아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 2년 후까지 허리띠 졸라매야

이씨의 경우 결혼식이 11개월밖에 남지 않았기 때문에 적금이나 펀드, ELS등을 통해 돈을 불릴 수가 없다. 1년 만기의 적금이 대다수이고, 1년 이하의 펀드나 ELS는 원금 손실을 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천 대표는 "지금처럼 CMA에 돈을 넣는 것밖에 대안이 없다"며 "조금이라도 더 모아서 추가 대출을 가능한 줄이는 것이 관건"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두사람에게 간소하게 결혼할 것을 당부했다. 부모님과 상의해 예단이나 예물비용을 과감하게 줄이고 웨딩촬영이나 신혼여행비 등도 간소화하라는 것이다. 이 대표는 "결혼 후에도 2년까지는 허리띠를 졸라매겠다는 각오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두사람의 수입이 적지 않아 금세 빚을 갚을 수 있다는 점은 다행이지만 전세계약이 끝나는 2년 후에는 전세자금을 올려주거나 이사, 출산 등의 변수가 생길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

그렇다면 결혼 후 두사람은 어떻게 수입과 지출을 관리해야 할까. 이 대표는 "2%의 저리대출은 가능한 계속 유지하되 추가 대출은 빨리 갚아야 한다"며 "계획을 세워서 저축과 대출금 상환을 병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빚만 갚다보면 지치게 되고 다 갚은 후에는 또 다른 빚이 생기게 된다"며 "자금계획을 세워 요령껏 빚을 갚아 나가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두사람의 생활비를 제한 나머지는 적절히 투자와 적금으로 분산 예치하도록 했다. 이중 70~80%는 2년 후 전세자금을 올려줄 것에 대비해 일반적금에 가입하고, 나머지는 펀드나 ELS 등으로 분산 투자하도록 조언했다.

노후 준비도 해야 한다. 이 대표는 노후대비용으로 일반 투자상품보다는 보험회사의 연금상품을 권했다. 강제성이 없는 다른 상품들은 집을 사거나 급한 돈이 필요할 때 헐어버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출산한 이후에는 모든 자금이 육아에 쏠리게 돼 있다"며 "결혼과 동시에 강제성이 있는 변액연금에 가입해 노후자금도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비상금도 필요하다. 이 대표는 500만원 정도의 여유자금을 비상금으로 준비해 둘 것을 주문했는데 그렇지 않을 경우 마이너스통장을 개설하거나 추가 대출을 받는 등 또 다른 빚을 질 수도 있다는 이유에서다.

부자 되는 커플의 7가지 원칙

1. 무조건 3개월 간 가계부를 써라. 자신의 소비흐름을 파악하기 위함이다.
2. 돈 관리를 맡은 사람의 급여통장으로 수입을 몰아라.
3. 의료비, 옷구입비, 경조사비, 명절 비용 등 비정기적인 지출을 위한 통장을 따로 만들어라.
4. 돈 관리를 맡은 사람의 급여통장에 모든 지출의 자동이체를 걸어라. 자동이체 시 공과금, 통신요금, 보험, 적금, 펀드 등으로 순서를 정해 놓아라.
5. 비정기적인 지출을 1/12로 나눠 매달 일정금액을 비정기지출 통장에 보내라. 1년 후 이 통장의 잔고가 많으면 지출 예산을 조정해야 한다.
6. 옷, 화장품 구입 등 소비성 지출에 대한 통제가 안 되면 별도로 지출통장을 만들어 범위 안에서만 사용한다.
7. 이 방법들이 익숙해지면 급여통장을 다시 쪼개 투자 목적으로 나눈다.

발췌: <결혼과 동시에 부자되는 커플리치>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239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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