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보다 별로라…" 삼성 씁쓸한 특허소송 승리

머니투데이 김국헌 기자 | 2012.07.10 10:10

영국 법원. 삼성 손들어주면서도 갤럭시탭 은근히 '비하'

삼성전자가 영국 법원에서 애플을 상대로 의미 있는 승소를 거뒀지만, 뒷맛이 개운치 않다.

영국 법원이 판결문에서 삼성이 애플만큼 쿨(cool)하지 않다고 교묘하게 창피를 줬기 때문이다. 갤럭시탭 마니아라면 펄쩍 뛸 만하다.

영국 법원은 9일(현지시간) 애플이 삼성전자의 태블릿 PC 갤럭시탭을 대상으로 제기한 특허 침해소송에서 삼성전자의 손을 들어줬다. 하지만 판결문은 삼성전자에게 '모욕'을 준 씁쓸한 승리라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평했다.

콜린 버스 판사는 "삼성전자는 애플 디자인이 가진 절제와 극도의 단순성을 갖추지 못했다"며 "그들은 (애플만큼) 쿨하지 않다"고 판시했다.

갤럭시탭이 애플의 아이패드 디자인과 다르다고 평가했지만, 그보다 하수라는 뉘앙스를 담은 것. 버스 판사는 갤럭시탭의 두께와 뒷면 디자인이 아이패드와는 다르다며 애플의 아이패드가 타격을 입을 이유가 없다고 판단했다.

삼성전자는 현재 세계 각국 법원에서 애플과 특허 전쟁을 벌이고 있지만, 서구 법원은 상대적으로 애플에 우호적인 입장을 보였다.

미국 캘리포니아 북부지방법원은 독일, 오스트레일리아에 이어 지난달 갤럭시탭 10.1 판매 중지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였다. 영국 법원은 삼성전자의 손을 들어주면서도 갤럭시탭을 비하하는 표현을 사용해, 친(親)애플 정서를 드러냈다.

그러나 원조를 내세우며 후발주자를 견제하던 애플이 모순되게 갤럭시탭처럼 한 손에 쥘 수 있는 작은 크기의 아이패드를 내놓을 것이란 소문이 돌고 있다.

현재 아이패드의 크기는 10인치이지만 시장에선 가을에 7~8인치 아이패드가 출시된다는 소문이 무성하다. 갤럭시탭은 8인치, 9인치, 10인치로 다양한 크기의 모델을 자랑하고 있다.


업계에선 아이패드가 문을 연 태블릿 PC 시장에서 후발주자들이 가볍고, 작고, 싼 가격의 태블릿 PC로 틈새시장을 성공적으로 파고들었다고 평가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갤럭시 노트가 5.3인치 크기로 5인치 스마트폰 시대를 열자, 애플도 현재 3.5인치 아이폰보다 더 큰 후속 모델을 내놓을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후발주자의 선전에 애플은 특허소송으로 싹 자르기에 들어갔다. 경쟁사에 대응하기보다 업계 표준을 주도하던 애플의 전략이 스티브 잡스 사후에 바뀐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온다. 특허 소송전도 경쟁사 견제란 점에서 이 같은 추측을 뒷받침한다.

하지만 애플 창업자 스티브 잡스는 생전에 손가락 크기를 4분의 1로 줄일 수 없다면 아이패드를 더 작게 만들 필요가 없다는 주장을 폈다.

일부 애플 전문가들도 작은 아이패드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 엔더스 애널리시스의 베네딕트 에반스는 "애플은 위대한 제품을 만들고, 가격을 얼마로 매길지 고민한다"며 "삼성을 견제하기 위해 같은 가격대에 수준 이하의 제품을 만들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애플은 함구하고 있지만, 만약 미니 아이패드가 나온다면 '원조'의 호기를 부리던 애플이 하류로 취급하던 후발주자의 전략을 모방했단 점에서 흥미로운 일이 아닐 수 없다.

IDC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애플은 아이패드 1180만대를 출하해 세계 1위 태블릿 PC 업체 아성을 지켰다. 시장점유율만 68%에 달한다. 삼성은 그 뒤를 이어 2위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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