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통, 기침에 감기라고요… 혹시 이 질환?

머니투데이 이지현 기자 | 2012.07.07 09:35

[이지현의 헬스&웰빙]여름철 건강법

머리가 아프고 왠지 자꾸 피곤한 기분이 든다. 온 몸이 쑤시고 소화가 잘 안 된다. 기침 등의 호흡기 증상이 나타난다. 감기를 떠올리기 쉽지만 이들은 '냉방병'의 주요 증상이다. 덥고 습한 날씨로 에어컨 사용량이 급증하면서 각종 관련 질환을 호소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지나친 냉방은 냉방병 뿐 아니라 여름 감기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감기 바이러스는 건조한 점막을 좋아하기 때문이다. 문명의 발달이 무더운 여름철 각종 '추위 관련 질환'을 일으키고 있는 셈이다.

◇자율신경계 기능이상으로 두통, 피로감 유발=냉방병은 다양한 원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생한다. 냉방기구 사용으로 실내와 외부 온도의 차이가 5℃ 이상 나면 우리 몸의 항상성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자율신경계 기능에 문제가 생긴다.

이 때문에 호르몬 분비와 스트레스 조절반응에 이상이 생겨 각종 건강상의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냉방병에 걸리면 두통, 피로감, 근육통, 어지러움, 메스꺼움, 집중력 저하 등이 증상이 나타난다. 어깨, 팔다리가 무겁고 몸에 한기를 느끼며 식은땀을 흘리기도 한다. 소화불량, 복부팽만감, 복통, 설사, 메스꺼움, 구토 등 위장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또 환기가 제대로 되지 않는 밀폐된 공간에 오랜 시간 있으면 인체는 실내공기에 들어있는 여러 가지 유해물질과 병원균에 계속 노출된다.

레지오넬라균 역시 골칫거리다. 이 균은 에어컨 냉각수에서 자라다가 에어컨을 켜면 공기 중에 퍼져 감염되고 호흡기나 전신 증상을 일으킨다. 감염되면 기침, 인후통 등 호흡기증상과 근육통, 미열 등 전신 증상을 일으킨다.

특히 노인이나 아이들은 우리 몸의 기능이 활동기의 성인보다 떨어져 이 같은 질환이 쉽게 나타날 수 있다.

◇과도한 냉방은 폐렴, 안구건조증 유발=평소 만성질환을 앓고 있거나 면역력이 떨어진 환자가 레지오넬라균에 감염되면 중증 폐렴을 일으킬 수 있다.

폐렴의 경우 감기 초기증상과 비슷해 일반 성인에 비해 초기에 발견하는 것이 어렵다. 특히 폐렴은 발생속도가 빨라 늑막염, 뇌수막염, 패혈증 등의 합병증으로 빠르게 발전할 수 있다.

38.3℃ 이상의 고열이 지속되고 의식이 혼미해지며 감기약을 먹어도 증상이 호전되지 않을 경우 폐렴을 의심할 수 있다. 구토를 일으킬 정도로 기침이 나거나 호흡수가 분당 30회 이상으로 숨이 찬 경우, 가래에 피가 섞여 나오거나 손발 등이 파래지는 청색증을 보이는 경우 역시 폐렴과 연관이 있다. 이 경우 반드시 전문의의 진료가 필요하다.

이향림 서울 북부병원 내과 과장은 "평소 폐렴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평소 충분한 휴식을 취하고 규칙적인 식습관과 운동을 통해 생활의 리듬을 유지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안구건조증 역시 여름철 과도한 냉방으로 발생하기 쉽다. 아침에 일어났을 때 눈이 뻑뻑하고 충혈돼 있거나 건조하다면 안구건조증을 의심할 수 있다.

각막에 윤활유 역할을 하는 눈물이 말라 발생하는 질환으로 증상이 심해지면 시력이 떨어지고 사물이 두개로 보이는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따뜻한 물로 수분 섭취, 안구에 식염수 사용은 삼가야=피곤함, 무력감 등을 호소하는 냉방병의 경우 냉방기구 사용을 자제해 실내외 기온차를 줄이면 수일 내에 증상이 좋아진다.

따라서 이상 증상이 나타나면 우선 에어컨의 설정 온도가 너무 낮게 된 것은 아닌지 확인하고 외부 온도와의 온도차가 5℃ 이상 나지 않도록 설정해야 한다.

실내 공기를 환기 시키는 것도 중요하다. 긴 옷으로 갈아입어 몸을 따뜻하게 하고 마사지를 하거나 따뜻한 찜질 등을 이용해 혈액순환을 돕는 것이 좋다.

최민규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장시간 냉방을 계속하는 곳에서는 미리 긴소매 겉옷을 준비해 체온조절을 하고 실내에서도 가끔씩 몸을 움직여 근육의 수축을 막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또 냉방이 잘되는 실내에서는 차가운 음료보다 따뜻한 물이나 차로 수분을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 좋다.

에어컨 내부가 더러우면 공기 중 유해물질을 제거하지 못하고 각종 세균의 서식처가 될 수 있기 때문에 필터를 자주 청소하거나 교체해야 한다.

안구건조증 예방을 위해서는 선풍기나 에어컨 바람이 직접 얼굴에 닿지 않게 해야 한다. 증상이 너무 심해지기 전 인공누액 등으로 부족한 눈물을 보충하는 것도 좋다.

냉방기를 켤 때 젖은 수건 등을 걸어 습도를 적절히 유지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단 식염수의 경우 안구가 건조해지는 것을 막아주는 눈물의 지방성분을 없애므로 피해야 한다.

김진국 비앤빛 강남밝은세상안과 원장은 "안구건조증이 지속되면 각막이 혼탁해지고 상처가 잘 발생해 시력이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며 "증상 초기 안과에서 정확한 진단을 받아 진행을 막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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