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캘리포니아 북부지방법원(새너제이 법원)은 지난달 29일(현지시간) '갤럭시 넥서스'의 판매금지를 신청한 애플의 요청을 받아들였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갤럭시탭10.1'에 이어 갤럭시 넥서스도 미국에서 판매하지 못하게 됐다.
삼성전자는 곧바로 상소한다는 계획이지만 판매금지 기간이 길어질 경우 삼성전자가 입는 피해는 커질 수밖에 없다. 특히 출시한 지 1년 정도 지난 갤럭시탭10.1보다 지난해말 출시한 갤럭시 넥서스의 판매금지에 따른 피해가 클 전망이다.
갤럭시 넥서스는 구글 안드로이드 4.0 'ICS(아이스크림 샌드위치)'가 처음 탑재돼 인기를 모으고 있다. 특히 미국 이동통신사 버라이즌은 LTE(롱텀에볼루션) 모델로 판매하고 있어 마케팅을 집중하고 있다.
갤럭시 넥서스의 판매규모는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으나 미국에서 한달에 10만대 가량 팔린다면 삼성전자는 매달 6000만달러(평균 판매가 600달러 기준, 약 690억원)씩 손해 보게 된다. 2개월만 판매하지 못하면 1억달러 이상의 손실이 불가피한 셈이다.
실제로 판결을 뒤집힐 경우 삼성전자의 피해를 배상하는데 쓰일 공탁금만 9600만달러(약 1100억원)에 이른다. 관련업계 관계자는 "국내에서는 판매금지 가처분에 따른 현금 공탁금은 보통 피해규모의 절반"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탭10.1의 판매금지 가처분 결정으로도 약 300억원의 손실을 입을 전망이다. 갤럭시탭10.1은 출시한 지 1년이 지났기 때문에 제품 사이클을 고려하면 향후 판매금지 조치가 풀려도 갤럭시탭10.1을 팔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에 따라 재고는 고스란히 피해금액으로 이어진다.
삼성전자는 갤럭시탭10.1의 재고에 대해 함구하고 있으나 5만대라면 피해규모는 2500만달러(판매가격 500달러로 가정, 약 290억원)에 달한다. 법원이 산정한 갤럭시탭10.1의 공탁금은 260만달러(약 30억원)다.
하지만 애플이 삼성전자가 최근 출시한 '갤럭시S3'에 대해서도 판매금지 가처분을 신청하고 법원이 이를 받아들이면 삼성전자의 피해는 상상을 초월하게 된다.
애플은 지난 5일 갤럭시S3가 최소한 갤럭시 넥서스가 침해한 2건의 특허를 침해했다며 병합해 처리해줄 것을 요청했다. 새너제이 법원은 일단 병합 요청은 거절했지만 애플은 갤럭시S3에 대한 판매금지 가처분을 요구할 가능성이 높다. 법원이 이번에 인정한 특허가 안드로이드 OS(운영체제)에 관련된 특허이기 때문이다.
갤럭시S3는 7월중으로 전세계적으로 1000만대 판매가 예상되고 있다. 미국이 중국과 함께 세계 최대 스마트폰 시장이기 때문에 한달에 100만대가 팔린다면 삼성전자의 피해규모는 한달에만 수천억원에 달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번 특허는 구글 기능으로 구글과 함께 긴밀한 협조하에 공동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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