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이하 직능원)이 내놓은 '대학 졸업생의 노동시장 정착 과정과 전공·성별 차이' 보고서에 따르면 2002년에 4년제 대학을 졸업한 3만6125명의 생애 초기 직업경력(7년3개월)을 조사한 결과 43.4%(1만5662명)가 3년 이상 근속의 '주요 일자리(career job)'를 잡았다.
보고서에서는 '주요 일자리'를 개인이 경험한 모든 직장 중에서 '근속기간이 3년 이상인 일자리'로 정의했다. 상식적으로 졸업 후 7년 3개월 동안 경험한 여러 직장 중에서 3년 이상 근속한 직장을 한 번이라도 가진 적이 있다면 노동시장에 비교적 잘 정착했다고 본 것.
주요 일자리를 잡은 1만5662명 가운데 첫 직장에서 바로 주요 일자리를 잡은 이는 9930명(27.5%)에 그쳤다. 즉, 대학 졸업생의 4분의 1 정도만 첫 직장에서 주요 일자리를 잡은 것. 나머지 대부분의 졸업생들은 2회 이상의 직장 탐색을 통해 노동시장에 정착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전공별 주요 일자리 취득자 비율은 공학계(56.6%), 의약계(49.6%), 사회계(42.4%), 이학계(38.6%), 인문계(33.0%), 예체능계(26.4%) 순으로 높았다. 성별로는 남자의 경우 53.1%가 주요 일자리를 잡았지만 여자는 31.6%에 그쳤다.
기술과 숙련을 교육하는 전공일수록 주요 일자리 취득자 비율이 높았고, 여자 졸업자는 남자에 비해 노동시장에 더 어렵게 정착하고 있었다고 보고서는 분석했다.
졸업 후 7년 3개월 동안 축적한 '총 직업경력년수'는 평균 3.82년(3년10개월)으로 조사됐다. 총 경력년수가 5년 이상인 사람의 비율은 37.3%로, 대학 졸업생의 일부만이 안정적으로 직업경력을 축적해 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 대상 가운데 직장을 한 번이라도 옮긴 이는 1만8325명(50.7%)으로 조사됐고, 이 가운데 36.1%가 이직시 산업과 직업이 모두 바뀌는 '경력변동'을 경험했다. 의약계(12.2%)와 사범계(26.2%)의 경력변동 비율은 낮았지만 인문계(35.2%), 사회계(37.9%), 공학계(38.3%), 이학계(39.0%)는 초기 직장 탐색 과정에서 극심한 경력 변화를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를 작성한 김미란 직능원 부연구위원은 "경력변동 비율이 높다는 것은 사회경제적으로 많은 비용을 초래하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큰 문제"라며 "대학 전공 선택에 있어 생애직업과의 연계성을 고려한 선택이 이뤄지도록 진로지도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며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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