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 쪼들린 살림에 밥그릇수 줄인다

머니투데이 김성호 기자 | 2012.06.22 10:03

대부분 증권사 상반기 공개채용 축소..일부는 임원 감축 하기도

증권사들의 팍팍해진 살림살이가 채용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증시 침체로 인한 수익감소와 정부 규제에 따른 먹거리 부재에 시달리는 증권사들이 올해 신입 사원을 채용 하지 않거나 채용 인원을 대폭 줄이고 있다.
 
증권업은 기술이나 제품력이 우선시되는 제조업과 달리 인력 중심으로 운영된다는 점을 고려할 때 채용시장에 불어 닥친 한파가 증권업 기반을 약화시키지 않을까 우려되고 있다.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주요 12개 증권사의 올 상반기 신입사원 공개채용 현황을 조사한 결과 8개 증권사가 올해 채용 계획이 없거나 채용 인원을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증권사별로 보면 삼성증권은 2010, 2011년 상반기에 공개 채용 방식으로 각각 50명의 신입사원을 채용했으나 올 상반기에는 아예 뽑지 않기로 했다. 삼성증권은 매년 하반기에 채용규모를 늘려 왔으나 올해는 시장 상황이 여의치 않아 하반기 채용 마저 불투명한 상태다.
 
우리투자증권은 매년 상반기 30명 이상을 채용했지만 올해는 20여명만 뽑기로 했다. 우리투자증권 역시 매년 하반기에 상반기보다 2배이상 인력을 채용했지만 올해는 계획을 수립하기가 쉽지 않다는 입장이다.

 
미래에셋증권은 2010년 상반기에 60명, 2011년의 경우 2명의 신입사원을 채용했지만 올해는 아직까지 계획을 잡지 못하고 있어, 사실상 상반기 공개 채용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오히려 최근 인력 구조조정을 통해 전체인력을 줄인 상태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해 직원 수가 2102명이었으나 올해 2009명으로 100명가량이 줄어들었다.
 
KB투자증권도 지난해 상반기 공개채용을 통해 10명의 신입사원을 채용했지만 올해는 계획을 잡지 못하고 있다.
 
매년 하반기에 공개채용을 실시하는 현대증권과 NH농협증권은 올해 역시 상반기 채용은 하지 않았고, 하나대투증권은 8명을 채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우증권은 지난해 하반기 98명의 신입사원을 채용했지만 올해는 절반 수준을 계획하고 있다.

 
증권사들의 인력 채용이 위축된 것은 거래량 감소 등으로 수익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어 최소한 고정비 감소를 통해 불황을 타개해 보려는 고육지책으로 풀이된다.
 
실제 지난해 중순만 해도 평균 10조원을 넘었던 증시 거래대금은 유럽 금융위기로 인해 올 들어 5조원도 넘지 못하고 있다. 이에 전체 수익에서 위탁매매 수수료 수익이 40% 가량을 차지하는 증권사들의 실적 또한 저조할 수밖에 없다.. 업계에선 올 1분기(4~6월) 적자를 기록한 증권사들이 적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런 우려는 증권주 주가에도 반영된다. 이날 증권업종지수는 1709.08로 코스피가 2000선을 돌파했던 올 3월 고점(2196.30)대비 20%이상 떨어졌다. 하락률은 같은 시기 코스피지수의 -7% 보다 크다.
 
한 증권사 인사담당자는 "증권업은 인력 중심의 산업이다 보니 인건비 비중이 다른 산업에 비해 높은 게 사실"이라며 "기존 직원이 퇴사할 경우 수시모집 등을 통해 자리를 채우고 있지만 가급적 신규 채용은 자제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증권업계가 신입사원 채용만 줄이는 것이 아니다. 일부 증권사는 인건비가 높은 임원들도 줄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우증권의 경우 지난해 43명에 달했던 임원수가 올 들어 34명으로 줄었고, 동부증권은 19명에서 17명으로 감소했다.
 
미래에셋증권은 100명이었던 임원수가 94명으로, 삼성증권도 39명에서 35명으로 각각 감소했다. 현대증권도 37명에서 32명으로 줄었다.
 
다른 증권사 관계자는 "증권사들이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하면서 부서 축소 등 긴축 경영을 실시하고 있다"며 "부서를 책임지는 임원들의 경우 이러한 회사 분위기에 자유로울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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