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호동 때문에 대박? 진짜 이유 따로 있죠"

머니위크 이정흔 기자 | 2012.06.28 11:48

[머니위크]강호동 외식사업 숨은 경영인 김기곤 육칠팔 대표

'강호동'이 외식프랜차이즈업계에서 이름값을 톡톡히 하고 있다. 2011년부터 강호동 브랜드가 본격적인 가맹사업을 전개했으니 올해로 2년차. 점포수가 그새 200개를 훌쩍 넘어섰다. 미국 등 해외진출에도 성공하며 삼겹살에서 시작해 치킨, 분식까지 보유 브랜드만 7개에 달한다.

외식 프랜차이즈 업체 '육칠팔'이 그 주인공이다. '강호동 백정', '강호동 치킨678' 등 브랜드마다 '강호동'이라는 이름을 적극 내세우고 있지만 이 회사의 전문경영인은 따로 있다. 김기곤 육칠팔 대표를 만나 강호동 씨와의 특별한 인연과 외식사업에 얽힌 이야기를 풀어봤다.

사진 류승희 기자

 
◆강호동 대박? "육칠팔 개인 수익 제로"

김 대표와 강호동씨의 인연은 지난 9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서울에 갓 상경해 '안의갈비찜'이라는 음식점을 시작한 김 대표와 그의 가게를 자주 찾던 강호동 씨는 고향 선후배 사이였다. 두사람이 본격적으로 사업파트너가 된 것은 지난 2005년 무렵. 당시 김 대표는 안의갈비찜 브랜드를 접고 2003년부터 강남구 압구정에서 육칠팔 1호점을 운영하던 때였다. 여느 때와 다름없이 김 대표의 매장을 찾은 강호동 씨와 자연스럽게 가진 술자리에서 "먹는 장사로 1등 해보자"는 마음이 맞아떨어졌다고 한다.

"호동 형님이 누구한테든 친분을 이유로 일을 맡길 성격이 아닙니다. 제가 평소 '외식경영으로 1등 할거다'라는 말을 자주 했었는데 저를 오랫동안 지켜보고 믿음을 가진 거였죠."

전혀 다른 분야에서 전문성을 쌓아 온 두사람의 의기투합인 만큼 현재 육칠팔 내에서 두사람의 역할 분담은 정확하다. 해외진출 결정 등 경영 전반에 관한 사항은 김 대표가 모든 걸 맡고 있다. 강호동 씨는 대표모델 역할을 맡고 있는 셈이다. 김 대표는 "초창기에는 형님이 팬사인회도 열고 했는데 요즘은 뒤에서 조용히 힘을 주고 있다"고 답한다.

속상한 듯 잠시 말을 닫은 김 대표는 이내 "세간에 오해의 시선이 너무 많다"고 운을 뗀다. 사업이 잘 되는 만큼 두사람의 수익 역시 '대박'일 거라는 기대는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김 대표는 "우리의 목표는 먹는 장사로 돈 벌자가 아니라 최고의 외식업을 만드는 것이었다"고 강조한다.

"형님이랑 제가 50대 50으로 지분투자를 하고 시작했어요. 그런데 그때부터 우리끼리는 '무배당 무보수'가 원칙이었어요. 서로에 대한 믿음만 가지고 의기투합했는데 몸값을 딱 떨어지게 계산하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되는 관계였다고 할까요. 그래서 '아예 책정을 하지 말자. 사업 잘 되면 그때 하자' 그랬거든요."

현재 육칠팔의 지분은 김기곤 대표와 강호동 이사가 나눠갖고 있다. 말하자면 지분수익이 늘어나는 게 강호동 씨가 육칠팔로부터 얻는 수익이 되는 셈이다.

김 대표는 "그 지분도 형님이 다 기부하지 않았냐. 향후 형님 몫으로 배분되는 지분수익은 모두 사회에 환원할 방침이다"며 "그 외에 회사에서 따로 월급을 주거나 수익을 계산해서 지급한 적이 지금까지 한번도 없었다"고 못박았다. 강호동 씨는 최근 150억원 상당의 육칠팔 보유지분을 사회에 기부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사진 류승희 기자


◆'강호동'이라서? 7년 경험이 진짜 대박 이유!

지난 2003년 강남 압구정에서 숯불구이전문점 '육칠팔 1호점'을 낸 육칠팔은 2005년 이후 본격적으로 전국 주요상권에 12개의 직영매장을 운영하며 기반을 다져왔다. 이후 2010년에 승산의 투자유치를 통해 2011년부터 본격적인 프랜차이즈 사업을 전개, 가맹점만 하더라도 현재 200여개에 달한다. 지난해 본사 매출은 170여억원, 가맹점 매출까지 더하면 외형매출액만 400억원대에 이른다.

현재는 갈비찜전문점인 '678찜', 서민형 고깃집 '백정', 우리동네 분식 '강호동 천하', 치킨전문브랜드 '치킨678', 양대창전문구이 '불판', 한국형 수작 꼬치구이 '꼬장'까지 총 7개 브랜드를 론칭했다.

프랜차이즈업계에서도 그 성장세가 무서울 정도다. 어느새 '강호동'이라는 이름은 연예인 프랜차이즈의 대표주자가 됐다. 김 대표 역시 강호동의 친근하고 먹성 좋은 이미지가 외식사업 전개에 굉장히 큰 시너지를 내고 있음을 부인하지 않는다.

그러나 그는 "육칠팔이 성공하는 데는 '강호동'이라는 이름만 갖고 하는 건 아니다"고 밝혔다. 최근 부쩍 외식업에 진출하는 연예인 프랜차이즈가 늘고 있는 데 대한 우려다. 육칠팔의 빠른 성장은 '강호동'이라는 이름과 함께 본격적인 프랜차이즈사업을 전개할 때까지 약 7년여의 직영점 운영 경험이 쌓였기 때문에 이뤄진 결과라는 것이다.

"외식경영의 전문성을 키우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경험으로 배우는 것들을 무시하지 못하죠. 그런 경험이나 전문성이 쌓이지 않은 상태에서 유명인의 이름에만 의지한다면 일찍 한계에 부딪힐 수밖에 없습니다."

실제 육칠팔과 백정 등 브랜드 매장은 간단해보이지만 나무나 의자 디자인, 숟가락 젓가락 재질, 고객의 동선까지 디테일한 부분에 신경을 많이 썼다고 한다. 외식사업은 맛이 기본이라는 판단에 따라 제주도 농장과 직접 계약을 맺고 육류를 공급 받고 있다. 덕분일까. 올해에는 미국 LA에 '강호동 백정', 애틀랜타에 '육칠팔'을 나란히 오픈하는 등 해외진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제가 형님한테 고마움을 갚을 길은 이 회사를 최고로 키우는 거잖아요. 형님 이름에 누가 되지 않도록 말입니다. 해외진출도 아직은 성과를 말하기 이른 단계지만 꼭 성공시켜서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최고의 외식기업으로 키우고 싶습니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236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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